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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민병옥 (min8641)
2014/01/24  11:25 1092

                                 인연(因緣)

                                                          민병옥 비오(중방성당)


   일상을 살면서 나와 관계하여 다가오고 사라지는 모든 것의 끈을 인연이라고 한다. 수많은 인연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그 끈을 다 놓치면 죽음으로 건너간다.

   미로(迷路)의 인생길에서 어느 길을 가야 하는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그 길에서 행·불행이 엇갈리기도 한다. 내게로 다가오는 대상들이 그저 스쳐 가기도 하고 잡기도 하며 놓치기도 한다. 영원한 우주의 겁((劫)에 비해 세상에서 우리의 삶은 찰나(刹那)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불가(佛家)에서는 한 점의 구름이 피어오르고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生也一片 浮雲起, 死也一片 浮雲滅) 그 짧은 길에서 어떤 끈을 잡아야 할까.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좋은 인연의 줄을 잡아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육체의 건강이 필수이다. 그래서 운동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아플 때는 병원의 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아 치료하여 다시금 건강을 회복하면서 살아간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다. 영육(靈肉)간에 건강을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균형이 깨어져 병들게 된다. 우리는 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며 활동하고 있다. 사람, 일, 물체 등의 대상들이 우리의 삶에서 늘 부딪히며 그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이어가고 있다.

   육체의 건강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정신(신앙)의 건강도 중요한 몫을 가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교’ 라는 끈을 잡는지도 모르겠다. 신앙의 건강이 뒷받침해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신앙이 병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신앙의 주체와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다. 자기 성찰을 통해 참회하고 회개하여 다시금 건강한 끈으로 이어야 하리라.

   넘쳐나는 유혹의 대상에서 유익하고 아름다운 관계의 끈을 잡기위해 내 안의 나와 투쟁을 벌이곤 한다. 그것을 극복하는 힘이 신앙의 힘이 아닐까 싶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돕는 착한 천사와 그 관계를 무너뜨리려는 나쁜 천사(악마)가 서로 자기 쪽의 끈을 잡기를 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신앙의 힘으로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착한 천사가 이끄는 끈을 잡는다.

   길지 않은 주어진 시간에서 육체의 건강은 물론이고 신앙의 건강을 챙기는데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영육간의 건강으로 그분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감사와 영광과 찬미를 드리며 살아감이 행복한 삶이리라. 늘 우리 앞에 오가는 대상과 관계를 맺는 인연이 다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