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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할머니의 겨울나기(2007년 2월호)
김명숙편집실장 (admin)
2007/02/05  0:0 1411

오늘도 나숙이(리타, 66세, 초전성당) 할머니는 냉기 서린 컨테이너에서 언 손을 녹이고 있습니다. 벌써 3년째 지속되고 있는 할머니의 삶입니다. 심장질환과 기관지 천식으로 호흡기질환 1급 장애를 판정받은 할머니는 24시간 내내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 합니다.

미군부대에서 쓰다 버린 낡은 컨테이너를 본당 교우들의 도움으로 옮겨와 지내고 있는 할머니에게 이 겨울은 참으로 혹독한 시련의 시간들로 와 닿습니다. 낡은 컨테이너 천장에서는 물이 새고 화장실 배관은 막히는 등 수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할머니의 얼굴은 퉁퉁 붓고 거동조차 불편합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형편으로는 그 어느 것 하나도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남편과 함께 평생 농사를 짓고 살며 농사만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 온 할머니. 8년 전 병환으로 남편이 사망하면서 남겨 놓은 농협 빚을 고스란히 떠 앉게 되자, 갚을 길이 없어 살던 집을 경매로 넘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할머니마저 병을 얻어 수술비에 입원비 등을 대느라 딸은 현재 신용불량자가 되어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집을 넘겨주고도 미처 다 갚지 못한 농협 빚을 떠 앉은 아들은 가출하여 소식이 끊어진 지 오래이구요.

다행히 의료보호대상자가 되긴 하였으나 한달 수입 2십 5만 원이 전부인 할머니. 호흡곤란과 부종으로 24시간 산소호흡기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당장이라도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저 약에 의지한 채 응급실만을 오가며 겨우겨우 지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서 빨리 나아서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아야 하는데,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할머니는 내내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나눔은 또 다른 복을 쌓는 길이라고 합니다. 이 겨울, 우리 모두의 작은 나눔을 통하여 나숙이(리타) 할머니의 겨울이 시련의 겨울에서 복된 겨울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