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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봄비


글 권영호(아타나시오)|대명성당, 시인

 

가슴을 앓아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르리

그리움이 얼마나 작은 소리에도

수줍은 가슴이 되고 살 떨리는지,

보고픔이 뭉쳐 먹구름이 되고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눈물로 흐르는지

 

생채기에 소금 절이는 아픔을

앓아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

어쩜, 그 아픔을 너무 잘 알아

나뭇가지 끝에 걸린 겨울을 떠나보내지 못해

손가락 끝 마디마다 흥건한 눈물로

촉촉이 젖어 드는지도 모르리

 

소리 없는 울음이 더 큰 아픔을 머금고

기도하듯 한밤 내려앉고 있는지도

모를 봄비.

 

* 약력: 1995년 『문예한국』으로 등단.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이사. 대구가톨릭문인회 사무국장. 시집 《바람은 속도계가 없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