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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시 부치던 날


글 설준원(바오로)|시인, 고산성당

 

노란 국화꽃 가을비에 젖어서

오가는 이 많아도

봐주는 이 없어 손짓하며 떨고 있습니다

아무도 뜻 모르고

책장만 넘기는 난

주인을 기다리면서

천지창조 언어들의 말씀이

물보라처럼 피어오릅니다

겉치레 말씀을 전하며 살았던

껍데기 신앙 눈 먼 빛, 죽은 생명

빈 잔 마시며 살아온 세월동안

진실로 못했던 한마디 단어는

아멘, 아멘, 아멘

진정으로 당신에게 속내를 털고 싶습니다

빈 사랑했던 당신께

오늘에야 말합니다

까만 장막으로

창세기의 깊은 뜻 모르고

가슴시린 편린들이

이제 사랑하고 있다고

벅찬 가슴이 울고 있습니다

사랑하고픈 당신, 참으로 사랑하는 당신

이 가을,

물보라 안개 걷히면

신음하는 그들을 위해

새 세상 창조의 연금술사 되고 싶습니다

 

* 약력 : 〈국제문예〉 시부문 등단. 현재 동북아문화재연구원 이사, 고모역문화관 관장, 한국사이버독도학회 회장, 국제문예·대구가톨릭문인협회원, 대구예술대학교 평생교육원 고미술아카데미 원장 외. 「간이역위탁운영국민제안공모전」 대상수상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