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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 현장을 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아십니까? 그 첫 번째 이야기
- 바티칸 공의회는 왜 열려야 했을까요?


교구 소공동체위원회

 

또 하나의 역사적인 배경은 ‘종교개혁’입니다. 개신교가 분리되어 나가면서 교회는 변화보다는 더욱 단단히 교회를 지키기 위해 벽을 쌓고 문을 닫아걸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상의 흐름에 역으로 갔다고나 할까요.

거기다가 20세기에 와서는 공산주의와 국가사회주의, 대공황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를 거치면서 사람들은 회의를 느끼며 교회를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회 지도자들은 여전히 현대 세계의 도전에 당황해서 전통을 고수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결국 교회는 초기 교회 때처럼 한마음이 되어 기쁨을 나누고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며 희망을 비추어 주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세상에 권위적이고 세상과 멀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변화와 쇄신이 필요한 때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교황 비오 12세께서 돌아가시고 새로운 교황님을 선출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교황님을 선출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되지요. 그러다가 주교님들은 그저 ‘과도기적 교황’이라고 생각하고 77세의 안젤로 론칼리 추기경을 가벼운 마음으로 선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분이 바로 교회에 강력하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으신 우리들의 위대한 교황 성 요한 23세이십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놀랍고 위대함을 이 분을 보면 정말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교황님이 즉위 3개월 만인 1959년 1월 25일 공의회 소집 계획을 발표하자 세계는 놀라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교황님은 이미 교회가 새롭게 태어나야 함을 성령 안에서 강하게 느끼고 계셨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공의회를 열어야 하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의회를 소집한 것입니다.

공의회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교황님은 집무실 창문을 활짝 여시면서 “창문을 열어라.”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면서 ‘교회 안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들어오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셨을까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 교황 성 요한 23세가 기대하셨던 ‘신선한 공기’를 한 마디로 요약하는 말이 바로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로 ‘개혁과 쇄신’입니다. ‘개혁과 쇄신’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말하면서 빠트릴 수 없는 단어입니다. 마음에 꼭 새겨 두십시오.

 우선은 정말 큰 변화만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첫째, 교회의 구조입니다. 계급 구조 같은 피라미드식 교회 구조가 아니라 평신도의 위치를 강조하면서 수직적, 다시 말하자면 초기 교회처럼 모두가 하나 되는 교회 구조로 변하자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리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그 진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방식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의 공의회들이 이단에 대해 법적인 제재를 하며 단죄 처리했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단죄나 처벌 같은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세상을 향해 잘못 되었다고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이 시대의 도전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말하고 싶어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세상 모든 사람을 구원에로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이야기하고자 한 공의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 친교의 공동체라고 지칭하면서 친교의 교회, 사랑의 교회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주고자 한 것입니다. 교황님의 마음에서 불러 일으켜진 성령의 바람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반포한 문헌은 헌장 4개, 교령 9개, 선언문 3개로 모두 16종입니다.

 이번호에서는 공의회가 무엇인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게 된 역사적 배경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봤습니다. 다음 호부터는 각 헌장의 중요한 내용과 그 헌장들이 소공동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다음 호에 계속)

 

* ‘소공동체 현장을 가다’를 통해 소개되는 글은 교구 소공동체위원회에서 발행한 ‘옹기종기’에 실렸던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