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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신앙의 끈을 놓지 않고


글 정명숙 마리아 | 대명성당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많은 기도로 신앙이 더 성숙하길 바랐는데 신심은 바람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흘러가 버립니다. 꾸르실료교육은 제게 신앙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했습니다. 제가 꾸르실료 실버교육을 받기까지 남 글라라 제대회장님과 제대회 여러 자매님들의 권유가 컸습니다.

 

교육 첫날은 허리 통증이 심해 퇴실까지 생각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며칠 치료를 받았지만 갑자기 심한 통증이 온 것입니다. 아픔을 참고 겨우 일과를 마친 뒤 성체조배실을 찾았습니다. ‘주님! 제가 주님의 뜻을 따르려고 왔습니다. 제발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해주십시오.’ 하며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러자 천천히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허리 통증이 감쪽같이 사라지더니 이번엔 마음까지 편안했습니다. 그날 저는 성체조배실에서 한참동안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시간 이후부터 마음이 평화로워졌습니다. 제가 슬픔과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께 대한 저의 믿음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굳건한 믿음을 저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로부터 교육이 끝날 때까지 통증은 없었고 남은 시간도 즐거움으로 채워졌습니다. 주님께서 쓰러지는 저를 일으켜 세운 것입니다. 저는 주님을 통해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해 교육을 준비해주신 신부님과 모든 교우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는 천주교 입문 이전에 불교 신자였습니다. 60여 년의 시간을 부처님과 함께했으니 불심이 깊을 대로 깊었습니다. 그런 제가 천주교를 찾은 것은 아들의 마지막 소원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아들만 셋을 두었는데 그중 맏아들 내외가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맏이는 음악에 소질이 있어 해군 군악대를 지원했습니다. 일이 잘돼 후일 군악대장을 맡고 이런저런 행사로 분주한 시간을 보낼 즈음 그만 병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병이 깊어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맏이가 우리 부부에게 바라는 마지막 소원은 천주교로 개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바람을 외면할 수 없어 우리는 7년 전에 성당을 찾았습니다. 6개월의 예비신자 교리를 듣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간곡히 빌었습니다. ‘주님, 제발 제 아들을 살려주세요.’라고…. 그렇게 끊임없는 기도와 전구를 드렸으나 아들은 끝내 하늘나라로 먼 길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을 소리치며 울었습니다. 그 당시는 어떤 위안도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의 덧없는 삶은 몇 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그 무엇도 자식을 잃은 슬픔을 대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뒤늦게 잡은 신앙의 끈은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에 제대회에 가입하여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차츰 마음이 안정될 즈음 꾸르실료교육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주님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제가 교육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주님! 저에게 참 행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