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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글 여한준 롯젤로 신부 |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7월 5일 주일 연중 제14주일 : 마태 11,25-30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11장 25-30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아버지의 선하신 뜻은 어떤 이들에게 감추시거나 드러내보이시면서 이루어집니까? (25-26절)

- 아들과 아버지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27절)

- 예수님께서 안식을 주는 이는 어떤 이입니까? (28절)

- 예수님의 안식을 얻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29절)

- 예수님의 멍에와 짐은 어떻다고 말씀하십니까? (30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빨리 패스해야지, 지금 바로 슛, 아! 늦었잖아, 국가대표가 뭐 저래?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조기 축구회도 나가지 않는 아버지가 국가대표보다 축구를 더 잘한다고 합니다. “일을 뭐 저렇게 해! 정치인들이 저러니까 나라가 이 모양이지. 내가 정치해도 저것보다 잘하겠다.” 통장도 해본 적이 없는 할아버지가 국회의원보다 정치를 더 잘한다고 합니다.

자기 전문 분야의 일도 아닌 것에 대해 너무나 많이, 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남의 일을 두고는 쉽게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며 잘도 가르치는데,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에는 빈틈이 가득하고, 제대로 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을 볼 때면 믿고 맡겨 두어야 할 ‘남의 일’과 내가 반드시 해야만 될 ‘나의 일’을 잘 구분하는 것도 살아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 이유는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께서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것’은 ‘하느님 나라의 신비’입니다. 이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감추느냐? 드러내 보여 주느냐? 하는 주도권은 오직 하느님 아버지에게만 있습니다. 아무리 똑똑해도 하느님이 감추시면 절대 알 수 없고, 아무리 어리석어도 하느님이 보여 주시면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버지께 모든 것을 넘겨받은 아들’이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들이 보여 주지 않으면,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합니다.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느냐, 보여 주지 않느냐? 하는 주도권은 오직 예수님에게만 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 하느님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은 나의 노력이나 의지에 달려있지 않고, 오직 주님의 몫입니다. 주도권을 가진 주님이 드러내 보여 주어야 알 수 있으니, 만약 그것을 알게 된다면 은총입니다.

한편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칠 때, 마음의 안식을 얻기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님의 은총만을 바라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안식을 주시는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오너라.”, “나에게 배워라.” 하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우리가 안식을 얻기 위해서는 주님께로 가야 하고, 그분께 배워야 합니다.

혹시 그동안 하느님 나라의 신비에 대해,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에 대해 ‘내 힘으로 알 수 있다.’고 착각하고,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고 자만하지는 않았습니까?

혹시 지금까지 내 삶의 안식을 위해 주님께 찾아가지도 않고 ‘해결해 주지 않는다.’며 원망하고, 주님께 배우려 하지 않으면서 ‘무거워 죽겠다.’고 불평만 한 것은 아닙니까?

믿고 맡겨 두어야 할 ‘주님의 일’과 내가 꼭 해내야만 할 ‘나의 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신앙인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은 열심히 하고 있으면서,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을 하나도 하고 있지 않다면, 그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혹시 내가 해야 할 것은 하지 않으면서, 모르고 있는 것을 다 안다고 말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또 주님의 은총에 믿고 맡겨야 할 것과 내 힘으로 이루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믿고 맡겨두어야 할 ‘주님의 일’과 내가 꼭 해내야만 할 ‘나의 일’은 무엇인지 묵상해보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24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7월 12일 연중 제15주일 : 마태 13,1-23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13장 1-23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1 그날 예수님께서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다.

2 그러자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 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4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5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6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7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8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9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10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1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12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13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14 이렇게 하여 이사야의 예언이 저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15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 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16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17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18 “그러니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19 누구든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20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21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22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23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과 군중은 각각 어디에 있습니까? (2절)

- 길에 떨어진 씨는 어떻게 되며, 비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4절, 19절)

- 돌밭에 떨어진 씨는 어떻게 되며, 비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5-6절, 20-21절)

- 가시덤불 속에 떨어진 씨는 어떻게 되며, 비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7절, 22절)

-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얼마나 열매를 맺었으며, 그 비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8절, 23절)

- 가진 자와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각각 어떻게 됩니까? (12절)

-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13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셀 수 없이 많은 말을 들으면서 살아갑니다.

그중에는 소리가 작거나 주변이 시끄러워서 듣지 못한 말도 있고, 나의 분심으로 혼자만 못 들은 말도 있고, 미워하는 사람의 말이라 고의로 귀를 닫거나 의도적으로 다르게 알아들은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들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듣고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일부러 다르게 기억하는 말도 있습니다. 이처럼 말은 어디서 듣느냐, 어떻게 듣느냐, 누구에게 듣느냐에 따라 각각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만약 고요하고 아늑한 곳에서 내 마음과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말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듣는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어디서든 그 말을 떠올리며, 순간순간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평생 그 말을 해 준 사람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살아오면서 평생 잊지 못할 이런 말이 하나쯤 있습니까?

 

오늘 복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 비유에 관하여 친절히 설명까지 해 주십니다.

‘씨’는 ‘하늘 나라에 관한 말씀’입니다. 길에 떨어진 씨는 새들에게 먹혀버립니다. 말씀을 듣자마자 빼앗겨버려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돌밭에 떨어진 씨는 해가 솟아오르자 타버립니다. 말씀이 생각 속에 잠시 머물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해 오래가지 못합니다. 가시덤불 속에 떨어진 씨는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립니다. 뿌리를 내리고 한동안 자랄 수는 있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숨을 끊어버려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길에 떨어진 씨는 귀로만 스쳐 지나가는 말이고, 돌밭에 떨어진 씨는 들리긴 하지만 잠시 생각으로 머물다 사라지는 말이며, 가시덤불 속에 떨어진 씨는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여 마음의 결심을 하지만 유혹을 이기지 못해 결국 삶의 아무런 변화도 이루지 못하고 없어지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살아오면서 마음속 깊이 머물며 삶을 변화시킨 ‘하늘 나라에 관한 말씀’이 하나쯤 있습니까?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하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매일 새롭게 들려주십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어디서 들었느냐, 어떤 마음으로 들었느냐, 말씀하시는 주님이 나에게 어떤 분이냐에 따라 다르게 들릴 것입니다. 내가 주님을 진정 사랑한다면 그분의 말씀이 잠시 귀에만 머물다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의 마음과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아 어디서든 그 말을 떠올리고, 순간순간 의미를 되새기며, 평생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하늘 나라에 관한 주님의 말씀’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살아오면서 나의 삶을 변화시킨 ‘하늘 나라에 관한 주님의 말씀’을 생각해 보고, 그 하느님 말씀의 씨가 열매 맺는 좋은 밭이 되기 위해 각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나누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439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7월 19일 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 마태 13,24-43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13장 24-43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24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31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34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36 그 뒤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밭의 가라지 비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37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38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39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40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41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42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43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원수가 와서 한 행동은 무엇입니까? (25절)

- 가라지들은 언제 드러납니까? (26절)

- 주인은 종들에게 가라지들을 어떻게 하라고 합니까? (29-30절)

- 하늘 나라가 겨자씨와 같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31-32절)

- 하늘 나라는 또 무엇과 같다고 합니까? (33절)

- 제자들은 예수님께 무엇을 청합니까? (36절)

- 밭의 가라지 비유의 의미를 설명해 보십시오. (37-42절)

- 아버지의 나라에서 의인들은 어떻게 됩니까? (42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기다림.’

아마 누구나 만만하고 쉽지 않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특 히 오늘날처럼 즉각적인 반응과 즉흥적인 표현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속절없는 기다림은 어쩌면 참기 힘든 고통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다림을 조금은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은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나라를 잃어버리고 유배를 떠난 이스라엘 민족들을 기다릴 수 있게 해주었던 힘은 ‘다시 돌아가 성전을 재건할 것’이라는 귀향에 대한 희망이었습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에게는 제대라는 희망이 있고, 불편한 고시원에서 힘든 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이 참고 견딜 수 있는 것은 합격이라는 희망 덕분이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먼 타지의 일터로 남편을 보낸 부인에게는 가족이 다시 만날 것이라는 재회의 희망이 있기에 기다림을 견딜 수 있습니다. 이처럼 희망은 기다릴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니 ‘희망은 기다릴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따르면, 밀밭에 좋은 씨를 뿌렸는데 밤사이 원수가 와서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습니다. 열매를 맺을 때쯤, 가라지가 드러나자 종들은 주인에게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솎아낼까요?”라고 합니다. 그러자 주인은 “아니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고 합니다. 당장이라도 뽑아내어 깨끗한 밀밭을 만들고 싶어 하는 종들에게 주인은 ‘참고 인내하며 기다리라!’고 합니다.

주인은 왜 지금 뽑지 말고, 기다리라고 할까요?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는 말과 같이 자신이 심어둔 밀이 하나라도 뽑혀 나가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그리고 이 의지 안에는 확실한 희망이 들어있습니다. ‘분명 나는 좋은 씨를 뿌렸다.’라는 확신, ‘수확 때에 더 쉽고 안전하게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곳간으로 모아들일 수 있다.’라는 희망이 있기에 기다릴 수 있고 기다려야만 하는 것입니다. 희망은 주인이 기다릴 수 있게 해주는 힘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생각해 봅니다. 선한 사람은 손해를 보는데 악한 사람은 이익을 취하며 떵떵거리며 사는가 하면, 가해자가 고개를 들고 큰소리를 치는데 피해자는 머리를 숙이며 눈물만 흘리기도 하고, 원인과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고통과 가난과 죽음에 신음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야말로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당장이라도 가라지를 뽑아내 버리자고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고만 계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기다림은 정의에 따라 해피엔딩으로 끝날 세상 종말에 대한 희망과 분명 좋은 씨앗을 뿌렸다는 확신에 근거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기다리지 못할까요? 아니, 기다리는 것이 어렵고 힘든 걸까요? 하느님의 정의와 세상의 종말에 희망을 두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모든 악인은 지금 내 눈앞에서 응당한 벌을 받기를 바라고, 나와 생각이 맞지 않는 사람은 내 삶에서 곧바로 잘라내 버리고 싶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당장 공동체에서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은 희망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다림이 없는 이런 조건, 기다려주지 않는 이런 환경에서 회개의 기회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종말에 벌어질 정의에 대한 확실한 희망이 있기에 지금도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이 기다림은 악인들과 죄인들에게 회개의 기회가 됩니다.

우리도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악인이 잘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지만, 결국 종말에 죄인은 불구덩이에 던져지고, 의인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하느님 나라를 기다려야 합니다. 비록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사람이지만 그들도 하느님이 심으신 좋은 씨앗이기에 하느님 안에서 변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희망은 기다릴 수 있게 해주는 힘입니다.

혹시라도 지금 기다림에 지쳐 좌절하고, 포기하고, 절망하고 있습니까?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보십시오. 그러면 다시 힘을 얻어 기다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도 나에게 희망을 찾아보시기에 기다리고 계십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최근의 삶 안에서 좌절하고, 포기하고, 절망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돌아보며, 그 안에서 힘을 얻어 기다릴 수 있게 되길 바라시는 하느님께 나의 희망을 다시 간절히 청해 보도록 합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16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7월 26일 연중 제17주일 : 마태 13,44-52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태오복음 13장 44-52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 어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46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47 “또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49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 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밭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44절)

- 좋은 진주를 발견한 상인은 어떻게 합니까?(45-46절)

- 그물이 가득차자 사람들이 한 행동은 무엇입니까? (47-48절)

- 세상 종말에 의인들과 악인들은 어떻게 됩니까? (49-50절)

-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사람은 누구와 같습니까?(52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규제 강화, 소비 위축, 미국 시장의 영향력 감소 등 새롭게 나타난 세계 경제의 질서를 일컬어 ‘뉴노멀(new normal) 시대’라고 했습니다. 이후 ‘뉴노멀 시대’라는 말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 변화된 세상에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대를 통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학교에 가서 교실에서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집에 있는 자신의 컴퓨터 화면 앞에서 수업을 듣고,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착용하던 마스크를 어디서든 항상 착용해야 하고,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을 위한 입원병실에서 볼 수 있던 손소독제가 모든 가정의 현관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금,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오늘을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방식이 바뀌고, 새로운 규범과 질서가 만들어져, 마치 새로운 세상, 모든 것이 변화된 새로운 시대가 온 것 같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것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지구와 자연, 시간과 역사, 사람과 사랑, 그리고 하느님….

2000년 전, 율법과 제사를 중요하게 여기며 선택받았다는 자부심으로 하느님을 섬기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예수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이 사랑이시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시며, 성전 안에만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에도 사람을 고쳐주시고,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리셨으며, 격리되었던 나병 환자의 몸에 손을 대셨습니다.

그야말로 새로운 기준, 새로운 가치관, 하느님 나라의 새로운 질서와 규범을 알려주시며, 비정상적이던 상황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뉴노멀 시대가 왔음을 선포하셨습니다. 마치 밭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사고 ‘그대로인 세상 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듯이’, 그대로인 세상 속에서 영원한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고 기뻐하며 가진 것을 다 팔아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우리도!

‘그대로인 세상 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3월 27일 인류를 위한 특별 기도와 축복식을 주례하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우리 인류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지나가는지 선택하고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판단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이제 주님과 타인을 향한 삶의 투쟁을 다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나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내 선택의 기준은 무엇이며, 내 삶을 지탱하는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돈, 권력, 집, 명예는 지나가는 것이지만, 영원한 생명과 하느님 나라는 변함없이 영원합니다. 지금이라도 영원한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고 가진 것을 다 팔아 하느님 나라를 차지해야 합니다. “이제 주님과 타인을 향한 삶의 투쟁을 다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지난주 결심하고 실천했던 것을 나누어 봅시다. 그대로인 세상 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요구 받는 현실에서 지금 내가 무엇을 지켜야 하고 또 새롭게 선택해야 할 것인지 묵상해 보고 나누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29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