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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글 여한준 롯젤로 신부 |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2월 7일 연중 제5주일 : 마르코 1,29-39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1장 29-39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29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

30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어서,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3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32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33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면서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5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36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37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39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회당에서 나오신 예수님은 누구와 어디로 가십니까? (29절)

- 열병으로 누워 있는 시몬의 장모에게 예수님은 어떻게 하십니까?(30-31절)

-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은 어떤 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옵니까?(32절)

- 예수님께서는 이들에게 어떤 일을 행하시고, 무엇을 당부하십니까?(34절)

- 다음 날 새벽에 예수님께서는 어디로 가시어 무엇을 하십니까?(35절)

-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찾아온 이들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십니까?(38절)

-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어떤 일을 행하십니까?(39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행보와 사람들의 움직임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나오셔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시자, 사람들은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십니다. 저녁이 되자 사람들은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예수님께 데려왔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주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어 주십니다. 다음날 새벽에 외딴곳에서 기도하시는 예수님께 시몬과 그 일행이 찾아와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자, 예수님께서는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라고 하십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저녁이 되어 해가 떨어져서까지 예수님을 찾아왔고, 문 앞에 모여 들었으며, 다음 날 새벽이라 아직 캄캄한데도 예수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갖가지 질병을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내셨기 때문입니다. 한편 예수님께서는 열병으로 누워있는 시몬의 장모에게 다가가시고, 외딴 곳에 기도하려고 가셨으며, 다른 이웃 고을을 찾아가자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도 복음을 선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고 있고 그 이유는 예수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예수님이 필요하기 때문에 찾아갑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시는데 그 이유는 그들에게 복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이 그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찾아가십니다. 이것이 ‘사람들’과 ‘예수님’의 차이입니다.

신앙의 첫 단계에서 우리는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나 자신의 필요 때문에’ 예수님을 찾습니다. 하지만 신앙이 성숙한 사람은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처럼 ‘그들에게 복음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웃 고을들을 찾아갑니다. 전자에서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는 사람들’이고, 후자에서의 사람들은 ‘예수님이 찾는 사람들’입니다. 나의 신앙이 미약하다면 나는 아직도 예수님을 찾아다닐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신앙이 성숙했다면 복음이 필요한 다른 사람들을 찾아다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나는 예수님과 하나가 되어, 예수님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누구를 찾아다니고 계십니까?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지금 나의 신앙은 ‘예수님을 찾는 사람’에 가까운지, 아니면 ‘예수님이 찾는 사람’에 가까운지 묵상해 봅시다.

③ 복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우리가 체험한 복음의 기쁨을 어떤 형태로 나누고 전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하고 실천해 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19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2월 14일 연중 제6주일 : 마르코 1,40-45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1장 40-45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요한은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나병 환자는 어떻게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까? (40절)

- 예수님께서는 어떤 마음이 드시며, 또 그를 어떻게 낫게 해주십니까?(41-42절)

- 예수님께서는 치유된 그들을 돌려보내시며 무엇을 하라고 말씀하십니까?(43-44절)

- 나병 환자가 이 이야기를 알리고 퍼뜨리자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45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세상 모든 사람이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돈다.’라고 생각할 때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라며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폴란드 출신의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입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사고방식이나 견해가 종래와는 달리 크게 변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합니다. 이는 대다수 사람이, 아니 모든 사람이 ‘그렇다.’라고 할 때 ‘아니다.’라고 하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이런 획기적이고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등장합니다.

시나이 계약을 통해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그분과 만나기 위해 하느님의 속성인 ‘거룩함’을 유지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 거룩함에 위배되는 ‘부정한 것(속된 것)’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만지지 말아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법으로 정해두었습니다. 바로 율법에 나오는 정결법입니다. 만약 금기시된 것들과 접촉하거나 먹게 되면, 부정이 자신에게 전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부정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과 철저히 거리두기를 하였고, 부정한 것들을 구분하여 격리시켰습니다. 강한 전염성을 지닌 속된 것을 피하여 자신이 부정에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그들에게 ‘부정’은 하느님과 공동체로부터의 단절과도 같은 무서운 힘을 가진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병 환자는 강한 전염성을 가진 부정한 사람이라 공동체로부터 떨어진 곳에 격리되었던 존재였습니다.

그런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며 도움을 청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모두가 ‘저 사람을 만지면 내가 병에 감염되어 부정해진다.’고 생각하던 때 예수님께서는 ‘내가 저 사람을 만지면 저 사람이 정화되어 깨끗해진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과도 같은 기가 막히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하느님과 같으신 예수님께서는 이미 그 어떤 부정에도 오염되지 않을 완전한 거룩함을 친히 지니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시대! 모두가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접촉을 피하고 거리를 두고 있을 때 만약 강력한 치료의 힘이 내 안에 있어 ‘내가 손을 대기만 하면’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좋겠다는 상상을 잠시 해 봅니다. 아직은 이런 생각이 재미난 상상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나만 편안하고 잘 살면 된다. 죽으면 다 끝이다.’라고 생각할 때 ‘하느님께 의지해야 해결된다. 모두가 편안하고 함께 잘 살아야 한다.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살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발상을 전환시킬 수는 있습니다. 이처럼 내가 부정적인 생각에 오염되어 동화되지 않도록 이미 우리 안에는 거룩한 주님의 몸이 들어와 함께 숨 쉬며 살고 계십니다. 모두가 아니라고 했지만 혼자 ‘지구가 돈다.’고 했던 코페르니쿠스가 결국 옳았듯이, 모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하느님을 믿은 내가 결국 옳을 것입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우리 안에 이미 살고 계신 거룩한 주님의 현존을 믿으며, 나의 삶과 신앙 안에서 코페르니쿠스적인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묵상해 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26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2월 21일 사순 제1주일 : 마르코 1,12-15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1장 12-15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12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13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15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어디로 내보내십니까?(13절)

-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 가신 곳은 어디이며, 무엇을 하십니까?(14절)

-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말씀의 내용은 무엇입니까?(15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이집트 탈출의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겪은 파스카 체험은 문설주와 상인방에 어린양의 피를 발라 맏아들의 죽음을 면한 것과 갈대 바다를 마른 발로 건너는 체험이었습니다. 하느님의 구원능력을 보여주시는 이 체험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알게 되어 시나이 산에서 계약을 맺습니다. 이로써 하느님을 임금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율법을 지키고 예배를 드리며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야 할 자신의 사명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약속의 완성이요 축복의 결과인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광야’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파스카 사건이라는 ‘원체험’, 시나이 계약을 통한 ‘정체성과 사명’, 그리고 ‘광야’라는 “일련의 과정”은 하느님 백성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신앙을 키우고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며, 당신이 ‘하느님의 사랑 받는 아들’이라는 말씀을 직접 들었고, 성령께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시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이런 체험으로 자신이 누구이며(정체성),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사명)를 분명히 인지하셨습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세상으로 나아가 당신의 일을 시작하지 않으셨습니다. 40일 동안 광야에서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사명을 시작하고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힌 뒤에 갈릴래아에 가시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이는 체험으로 확신을 갖게 된 당신의 정체성과 사명, 광야에서의 40일 동안의 준비를 마치시고 세상에 나오신 예수님의 첫 번째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대로 예수님께서는 남은 생을 하느님 나라를 말씀(비유와 가르침)으로 알려주셨고, 행동(기적)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그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가 나와 너무 가까이 있다. 지금 여기가 바로 하느님 나라다.’라는 것을 느끼고 체험하며, ‘지금까지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가져다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시자 세상에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습니다.

세례성사를 받은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히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고는 말하지 못합니다. 아니, 나 자신도 여전히 하느님 나라와 동떨어져 지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이 가져다 놓으신 하느님 나라를 저 멀리 던져두고, 이 세상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도 40일이란 광야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물론 열심히 준비하는 만큼 사탄의 유혹도 크겠지만, 분명 천사들의 시중도 받게 될 것입니다. 40일 뒤, 여러분은 세상 사람들, 아니 주변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어떤 말을 제일 먼저 하시겠습니까? 과연 그들에게 무엇이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예수님의 첫 말씀이 나의 첫 말이 되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예수님께서 가져다 놓으신 하느님 나라를 던져두고, 이 세상에 집착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돌아봅시다.

③ 우리에게 주어진 40일이란 광야의 시간 동안 신앙인으로서 나의 정체성과 사명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우리 각자가 노력해야 할 것을 찾아서 실천해 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124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2월 28일 사순 제2주일 : 마르코 9,2-10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 복음 9장 2-10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그 무렵

2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3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4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5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6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7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8 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10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누구를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오르십니까? (2절)

- 예수님의 옷은 어떻게 변합니까?(3절)

-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누구입니까?(4절)

- 베드로는 예수님께 어떤 말씀을 드립니까?(5절)

- 구름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무엇입니까?(7절)

-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말씀은 무엇입니까?(9절)

- 제자들의 반응은 어떠합니까?(10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심산으로’, ‘그곳에서 영원히 살려고’ 떠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지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나 살면서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신선한 체험을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아~ 너무 좋다! 여기에서 오래오래 머물렀으면…. 남은 생을 여기에서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마음에 이끌려 실제로 ‘그곳에 사는 것’을 삶의 새로운 목표로 삼아 이루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곳이 어디든, 열대우림의 정글 속이든 광활한 모래밭이 펼쳐진 사막의 한가운데든 만년설로 뒤덮인 높은 산꼭대기든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 잡은 곳이라면 그곳에 머무르려 합니다. 제대로 맛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매력에 깊숙이 푹 빠져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가 그랬을까요?

동료 제자인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예수님께서 이끄시는 높은 산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 없고 세상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을 법한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됩니다. 함께 산에 오르던 스승님의 모습이 갑자기 변하였고 옷은 새하얗게 빛을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난데없이 엘리야와 모세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눈 앞에 펼쳐진 놀랍고 황홀한 광경에 베드로는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른 채 이렇게 얘기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베드로는 높은 산에서 그분들과 함께 머무르고 싶어 합니다. ‘평생을 여기에서 함께 지내면 좋겠다!’라고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세 명의 제자를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신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활이 무엇인지 제대로 맛보여주기 위해, 하느님 나라의 매력에 깊숙이 빠지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직은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몰라 두렵고 겁에 질리고 서로 무슨 뜻인지 물어보아야 하지만,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맛은 보았습니다.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어떠한 경우라도 제자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셨습니다. 다소 충격적이고 예상치 못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보며, 어쩌면 이 체험을 잠시 잊어버릴 수 있을지라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만나 뵈었던 그들은 오늘의 이 맛을 떠올리며,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라는 새로운 목표를 삼아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지내면 좋겠습니까? 어디에다 초막을 지으시렵니까?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지내고 싶은 마음으로 내 마음속에 초막 하나를 지어둔다면, 어떤 시련과 아픔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시련과 아픔 속에서도 예수님의 손길과 그분께서 보여주신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으로 극복했던 체험이 있다면 나누어 봅시다.

③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만나 뵈었던 맛,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지내고 싶은 내 마음의 초막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자비를 청하며 ‘주님의 기도’를 정성스럽게 바쳐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72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