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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대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 선종 특집
제8대 대구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의 장례 미사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제8대 대구대교구장 이문희(바울로) 대주교의 장례미사가 3월 17일(수) 오전 10시 30분 주교좌 범어대성당에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주례로 한국교회 주교단과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가운데 봉헌됐다. 평소 검소한 삶을 산 고인의 뜻에 따라 이날 장례미사는 고인의 관 위에 성경과 함께 대주교를 상징하는 ‘팔리움’이 놓여 있을 뿐 여느 장례미사처럼 간소하게 치러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문희 대주교의 선종 소식을 듣고 슬퍼하며 대구대교구 사제단과 수도자들, 신자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며 위로의 증표와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의 능력으로 슬퍼하는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도적 축복을 전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이 대주교님께서는 은퇴 후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심을 하신 것 같은데 이 대주교님께서 은퇴하신 다음해 11월 30일 당신 주교 성성일에 『저녁노을에 햇빛이』라는 책을 내셨다.”며 “자서전 같은 수상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 124쪽에 ‘그냥 한 성직자로, 한 사람의 주교로 살면 좋겠는데 아마 이제부터는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은퇴하고 1년이 지났으니, 그리고 사경을 헤매다가 다시 살게 되었으니 좀 바뀔 수가 있지 않겠는가? 소박한 초심으로 돌아가서 살면 될 것이다. 그것은 이런 것이다. 주교가 되었다. 자줏빛 옷을 입는다. 좀 다른 사람이다. 표가 나는 사람이다. 그런데 무슨 표가 날 것인가? 나는 바라건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누구에게나 가까이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항상 나는 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살았고, 지금도 그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면 그러한 사람으로 그렇게 살면 될 것’ 이라는 말씀처럼 은퇴 후에도 실제 로 그렇게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조환길 대주교는 “오늘 복음 ‘참된 행복’처럼 이 대주교님께서는 그 참된 행복을 사신 분”이라며 “우리들에게 큰 모범을 보여주셨던 이 대주교님의 모범을 따라 저희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애도했다. 이날 고별식은 생전 사제의 삶에 동반자였던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의 주례로 진행됐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조전을 해 “이문희 대주교님의 선종에 깊은 마음으로 함께하며 대구 대교구와 가톨릭 교회에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대주교님께 하느님께서 많은 보상을 내려주시기를 기도드린다.”고 추모했다. 또 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문희 대주교님은 교회가 스로 담장을 허물어 세상 속에서 복음화를 이뤄야 한다는 소신을 실천으로 옮기신 분으로 교회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셨고,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사업에 주력하셨다.”며 “어려움에 빠진 사제가 생기면 아버지의 심정으로 직접 찾아가 어떻게든 사제의 삶 을 살도록 때로는 질책도 하시고 위로도 하셨던 일은 후배 사제들에게 더할 수 없는 추억이 되 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염수정 추기경은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에 지상의 삶을 마치고 하느님 나라의 복된 삶을 시작하신 이 대주교님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남아 있는 우리도 주님 안에서 충실하게 살기를 다짐해본다.”고 애도했다.

장례미사가 거행된 주교좌 범어대성당에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온 신자들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며 성전 안으로 입장했고 초대장이 없으면 입장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온 신자들은 성당 마당에서 장례미사에 참례했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이문희 대주교는 경북 군위군 가톨릭묘원 성직자묘지에 안장됐다. 조환길 대주교가 주례한 하관 예절에는 사제들과 유족들, 신자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