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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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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한준 롯젤로 신부 |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11월 7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 마르코 12,38-44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12장 38-44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38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이르셨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39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40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러한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

41 예수님께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시어,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고 계셨다. 많은 부자들이 큰 돈을 넣었다.

42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와서 렙톤 두 닢을 넣었다. 그것은 콰드란스 한 닢인 셈이다.

43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44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에게 누구를 조심하라고 이르십니까?(38절ㄴ)

- 그들의 행동은 어떠합니까?(38절ㄷ-40절)

- 예수님께서는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시어 무엇을 보고 계셨습니까?(41절)

-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무엇을 헌금함에 넣었습니까?(42절)

-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어떤 말씀을 하십니까?(43절)

- 과부의 헌금과 다른 이들의 헌금은 어떻게 다릅니까?(44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주보에 성지순례 신청에 관한 공지가 소개되면 ‘어떤 사람이 가는지, 안 가는지’를 질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봉사활동에 관한 공지가 소개될 때도 ‘몇 명이나 하는지, 누가 하는지’를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당 건축이나 수리를 위해 모금을 하면 역시 ‘누가 얼마를 냈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가면 나도 가겠다느니, 저 사람이 하면 나도 하겠다느니, 다른 사람이 얼마를 냈는지 보고 나서 나도 내겠다느니, 이렇게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하느님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먼저 의식하는 교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에서 제일 먼저 의식해야 할 것은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에게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하고 가르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이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회당에서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기고,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한다.’고 지적하십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는 모습,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태도, 인간적인 평가에 집착하는 율법 학자들의 이런 삶에는 사람만 있고 하느님은 없습니다.

이렇게 율법 학자들의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잘못된 신앙생활을 비판하신 예수님께서 이번에는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며, 하느님께서는 무엇을 눈여겨 보시는지 깨우쳐 주십니다. 헌금함에 큰돈을 넣은 부자들보다 렙톤 두 닢을 넣은 과부 한 사람에게 예수님께서는 더 많이 넣었다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부자들은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모두 다 넣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액수를 보지 않고, 그 마음을 보십니다.

 

오늘 복음에는 두 개의 시선이 나옵니다. 하나는 하느님보다 사람들의 평가를 먼저 의식하는 사람의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겉으로 드러난 액수보다 진실된 마음을 보시는 하느님의 시선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마음을 보시는데, 나는 주변의 사람들만 보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시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나는 하느님과 사람의 시선 중 주로 어느 시선으로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성찰해보고 경험을 나누어봅시다.

③ 우리의 시선이 겉으로 드러난 사람들의 평가를 의식하는 것이 아닌 진실된 마음을 보시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해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성가는 가톨릭 성가 210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11월 14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 마르코 13,24-32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13장 24-32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25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26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28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29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0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1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사람의 아들이 오실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납니까?(24-26절)

-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누구를 보내어 어떤 이들을 모아들이십니까?(27절)

- 무화과나무의 가지와 잎이 변화하면 여름이 온 줄 알게 되듯,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면 무엇이 올 것임을 알라고 하십니까?(28-29절)

- 이 모든 일은 언제 일어납니까?(30절)

-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31절)

- 그 날과 그 시간은 누가 아십니까?(32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약사, 변호사, 운전기사, 우주비행사, 점원(계산원), 군인, 스포츠 경기 심판.

위에서 열거된 직업들의 공통점을 아시겠습니까?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이제는 컴퓨터가 인간처럼 사고하고 학습하고 판단하면서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학자들은 기존에 인간의 일자리를 컴퓨터나 로봇이 더 많이 대신하게 되고, 그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거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에 남을 직업과 사라질 직업’에 관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미국의 유명 방송사는 앞으로 로봇에게 내줘야 하는 일자리로 앞서 언급한 직업을 꼽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래를 준비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젊은이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어려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앞으로 남을 직업과 사라질 직업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고민은 비단 젊은이들만의 것은 아니어야 합니다. 사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 ‘사라질 것’과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들은 늘 존재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미 어떤 사람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에 무게를 두고 영원한 것을 추구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사라질 것이 마치 전부인 것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지위와 권력, 명예와 물질적 재산에 집착하며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가지고 더 누리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결국 미래에 사라질 것들을 붙들고 산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례력의 막바지로 향하는 오늘 복음은 종말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들려줍니다.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낮과 밤을 주관하고 시간의 기준이 되어주는 해와 달이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세상의 시간과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와서는 힘을 쓰게 됩니다. 그때 온전히 힘을 발휘하실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언젠가는 사라지는 것과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 사라질 것과 영원히 남을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주십니다. 무엇이 영원한지,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붙들고 살아야 할지 말해 주십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붙들고 계십니까?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내 자신이 내려놓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③ 나의 삶에 언젠가는 사라지는 것과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묵상해보고 영원한 것을 붙들수 있도록 주님께 자비의 기도를 바칩 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 성가는 가톨릭 성가 445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11월 21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 요한 18,33ㄴ-37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요한복음 18장 33ㄴ-37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빌라도가 예수님께

33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하고 물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하고 되물으셨다.

35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렸소?” 하고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36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37 빌라도가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빌라도는 예수님께 어떤 질문을 합니까?(33절)

- 예수님께서는 빌라도에게 무엇을 되물으십니까?(34절)

- 예수님의 되물음에 빌라도는 다시 무엇을 질문합니까?(35절)

-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나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십니까?(36절)

- 예수님께서 태어나시고 세상에 오신 이유는 무엇입니까?(37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오늘 복음에서 빌라도가 예수님께 건넨 말입니다.

이 말만 보더라도 빌라도에게 예수님은 철저히 자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입니다. 빌라도에게 예수님은 그저 ‘로마 시민인 나와는 종족이 다른 유다인! 동족에게 고발당하여 잡혀 온 힘없는 사람’일 뿐입니다. 사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마치 오늘날 예수님과 전혀 상관없이 사는 사람, 예수님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 ‘무신론자’와 같습니다. 그런데 빌라도는 ‘혹시 예수님이 진짜 유다인의 왕은 아닐까?’라는 것은 궁금했나 봅니다. 그래서 재차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 이런 빌라도의 마음 역시 한편으로는 ‘진짜 하느님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며 살아가는 무신론자들과 비슷합니다.

이런 빌라도에게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내 나라, 내 신하’와 ‘유다인들’ 사이에 선을 그으십니다. 이렇게 빌라도, 예수님, 유다인들은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임금, 다른 신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 신하들에게 나는 임금이다. 그들에게 나는 왕으로 있지만, 내 나라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는 아직 임금이 아니다.’라는 말씀입니다.

 

빌라도와 유다인들에게 예수님은 아직 임금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에게 예수님은 임금이십니까? 만약 예수님이 나의 임금이 맞다면, 나는 예수님의 말씀에 복종하며 그분의 가르침과 그 나라의 법에 따라, 그분만을 믿고 신뢰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 당신이 정말 임금이십니까?’라고 의심을 품고 묻고 있다면, 우리는 빌라도와 같은 무신론자에 불과합니다. 세례를 받고, 주일에 미사에 참여하고, 헌금을 봉헌하고, 기도는 하면서도 진실된 믿음 없이 겉으로만 신자로 살아가는 사람! 바로 ‘실천적 무신론자’인 겁니다. 이런 실천적 무신론자는 늘 불안해하며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묻습니다. ‘아무튼 예수님, 당신이 세상의 임금이 맞습니까?’

 

예수님은 이미 당신 나라의 임금으로 와 계십니다. 다만 내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예수님에게 ‘정말 임금이 맞습니까?’라고 묻기 전에 ‘나는 지금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을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를 내가 바꿀 수는 없지만, 내가 섬기는 나의 임금과 내가 사는 나라는 내가 바꿀 수 있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어느 나라에 속해 있는지 묵상해봅시다.

③ 늘 불안하고 궁금한 실천적 무신론자가 아니라 임금이신 예수님을 섬기고 따르는 참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기도해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 성가는 가톨릭 성가 39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11월 28일 대림 제1주일 : 루카 21,25-28.34-36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21장 25-28.34-36절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5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26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8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35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36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하늘과 땅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며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어떻게 됩니까?(25-26절)

-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어떤 모습으로 오십니까?(27절)

- 이러한 일들이 시작되면 무엇을 알아야 합니까?(28절)

- 그날이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34-35절)

-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36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오늘을 못 넘기실 수도 있습니다.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살아오면서 이런 말을 직접 들은 적이 있으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이 글로 인해 아픈 과거를 떠올리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종종 듣게 되는 평범한 대사이기도 합니다. TV를 보면 이렇게 말하는 의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는 사람도 있지만, 털썩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 하는 사람이나 기절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순식간에 다리에 힘이 풀려 더 이상 서 있을 수조차 없게 되는 이런 상황! 아마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극도의 절망적인 상황일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이런 상황에도 꿋꿋하게 버틸 힘, 쓰러지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는 힘 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림 제1주일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종말에 일어날 일들을 설명해 주십니다. 세상의 주인이 바뀌어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그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질 심판 앞에서 자지러지며 공포에 휩싸이는 민족,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사람들 가운데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드는 사람’도 있다고 하십니다. 두려움에 떨며 자지러지는 사람에게 그날은 ‘오지 않기를 바랐던 날’이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드는 사람에게 그날은 ‘오지 않으면 안 되는 기다렸던 날’이 됩니다.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이날이 여러분에게는 어떤 날입니까?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여러분은 오늘 주님 앞에 서 있을 수 있는 다리의 힘을 얼마나 키워 두셨습니까? 늘 깨어 기도해야 다리의 근육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빈방에서 홀로 촛불을 켜고 드리는 기도만이 아니 라 사람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몸으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바라며, 영원한 생명과 하느님 나라에 희망을 두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이 말 앞에서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지 않을 겁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심판의 날이 곧 다가온다면 나의 마음은 어떠할지 생각해 봅시다.

③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다리의 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우리 각자가 실천할 사랑의 선행을 구체적으로 정해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 성가는 가톨릭 성가 92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