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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글 이재근 레오 신부|월간 〈빛〉 편집부장 겸 교구 문화홍보국 차장

 

3월 6일 사순 제1주일 : 루카 4,1-13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4장 1-13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1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6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7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9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10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11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1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며칠 동안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습니까?(2절)

- 악마는 예수님을 몇 번이나 유혹합니까?(3절, 5-7절, 9-11절)

- 몹시 시장하신 예수님을 악마는 음식으로 유혹합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무엇이라 말씀하시며 유혹을 이겨 내셨습니까?(4절)

- 마지막 유혹에서 악마는 하느님을 시험하게끔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무엇이라 말씀하시며 유혹을 이겨 내셨습니까?(12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내가 힘든 상황에서도 더 힘든 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지.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감사할 수 있는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믿어줄 수 있는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악마의 유혹을 받으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신데 어떻게 인간과 똑같이 악마의 유혹을 받으셨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이 참 하느님인 동시에 참 인간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탈을 쓰고 세상에 오신 하느님이 아닙니다. 우리와 똑같은 완전한 인간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입니다. 그래서 우리처럼 기쁨과 슬픔을 느끼시고 고통도 느끼시며 유혹도 당하십니다.

악마는 이런 예수님께 세 가지 유혹을 합니다.

첫 번째는 음식입니다.

배가 고플 때 우리 모두는 음식 앞에서 이기적으로 변합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챙기거나 보살피지 않습니다 . 내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이 되어버립니다.

두 번째는 부와 권력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보다 더 나아지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나보다 나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할테고, 나보다 나은 사람은 늘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험입니다.

시험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믿지 못할 때 하는 행동입니다. ‘네가 이 시험을 통과하면 믿어줄게. 하지만 통과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서로 꾸어준다.”(루카 6,34)고 말씀하셨습니다. 시험을 통과해야 믿어준다는 것은 결국 진정한 믿음이 아니라는 뜻인 거죠.

위의 세 가지 유혹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내가 힘든 상황에서도 더 힘든 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지,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감사할 수 있는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믿어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유혹을 받습니다. 너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선택하고 싶은 유혹입니다. 사순시기 첫 주일인 오늘,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나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며 그들이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요즘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유혹은 무엇입니까?

③ 유혹을 떨쳐 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사항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3월 13일 사순 제2주일 : 루카 9,28ㄴ-36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9장 28ㄴ-36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28ㄴ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29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30 그리고 두 사람이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32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33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34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데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35 이어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36 이러한 소리가 울린 뒤에는 예수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 기도하러 산에 오르실 때 함께 데려가신 제자는 누구입니까?(28ㄴ절)

-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셨습니까?(29절)

- 예수님께서는 모세, 엘리야와 함께 무엇에 관해 이야기하고 계셨습니까?(31절)

- 구름 속에서 들려온 말씀은 무엇입니까?(35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주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은

믿음이 부족하여 마음이 흔들리는 우리에게

예수님이 주시는 선물입니다.

이렇게까지 정체를 드러내셨는데도 믿지 않는다면 안되니까요.

 

TV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의 정체가 극적으로 밝혀지는 순간이 꼭 등장합니다.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환호하고 기뻐합니다. 드라마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며 시청률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주인공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선택된 세 명의 제자 앞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가톨릭교회는 이 사건을 ‘주님의 거룩한 변모’라고 이야기합니다. 거룩하게 변모하신 주님 앞에서 제자들은 당황합니다.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그때 하늘에서 음성이 들립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예수님의 모습이 거룩하게 변모하는 순간, 너무나 중요한 메시지가 들려옵니다. “내가 선택한 아들”이라는 것과 “그의 말을 들어라.”는 메시지입니다.

“내가 선택한 아들 ”이라는 메시지는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정확하게 드러내 주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들어라.”는 우리가 해야 할 행동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듣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도 나오지 않습니까? 아버지의 말을 듣고 ‘예 ’라고 응답만 한 아들과 실천까지 한 아들 중에 누가 아버지의 말을 들은 것이냐고 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실천이 포함된 행동입니다. 따라서 거룩한 변모의 순간에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메시지는 ‘예수님은 참된 하느님의 아들이시니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실천해라.’인 것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사건’은 믿음이 부족하여 마음이 흔들리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이렇게까지 정체를 드러내셨는데도 믿지 않는다면 안되니까요.

오늘 성경 말씀을 묵상하면서 한번 더 내가 믿고 있는 분이 누구시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최근에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했던 경험은 무엇입니까?

③ 최근에 믿음이 흔들려 본 적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3월 20일 사순 제3주일 : 루카 13,1-9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3장 1-9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1 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인 사건에 대해 예수님께서 경고하신 메시지는 무엇입니까?(3절)

- 삼 년째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에 대해 포도밭 주인이 내린 명령은 무엇입니까?(7절)

-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잘라버리라는 주인의 명령에 재배인은 무엇이라고 대답하였습니까?(8-9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경고가 주어진다는 것은

아직 기회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스포츠 경기 중 위험한 반칙을 한 선수에게 심판은 옐로카드로 경고를 줍니다. 이 경고는 경기 중 한번이며 만약 같은 경고를 또 받게 되면 그 즉시 빨간색의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합니다. 그래서 옐로카드를 받은 선수들은 반칙을 하지 않기 위해 더욱더 신중히 경기에 임하게 됩니다.

이번 주 복음은 무서운 경고로 시작합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는 무서운 말씀들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고가 주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경고가 주어진다는 것은 아직 기회가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아직 멸망하지 않도록 주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신앙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때때로 실수를 하고 잘못된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죄에 대해 무뎌지기도 합니다. 그 길의 끝은 멸망입니다. 하지만 아직 닥치지 않은 멸망이기에 우리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그냥 가던 길을 갑니다.

멸망은 주님께서 주시는 벌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멸망을 마치 주님이 내리시는 벌로 생각하며 ‘왜 하필 나에게’ 라고 호소합니다.

세상의 어떤 부모가 자식이 선택한 길의 끝이 멸망임을 알면서도 내버려두겠습니까? 주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선택한 길의 끝이 멸망임을 알고 계시기에 주님께서는 경고로써 우리를 일깨워주십니다. 경고로써 우리에게 다시 기회를 주십니다.

주님의 경고는 단순히 주의를 주시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경고만 하시는 게 아니라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며 우리가 회개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동원해 도와주십니다. 이토록 사랑 넘치시는 나만의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래서 이번 주 복음은 무서운 경고의 말씀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 사랑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토록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주님과 함께 이번 한 주간도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최근 내 삶에 주어진 경고는 무엇입니까?

③ 주어진 경고에 대해, 나는 어떤 행동의 변화를 결심했습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3월 27일 사순 제4주일 : 루카 15,1-3. 11ㄴ-32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5장 1-3절, 11ㄴ-32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1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2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11ㄴ“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12 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 주었다.

13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14 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15 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16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17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18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19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20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21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22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 주어라.

23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24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25 그때에 큰아들은 들에 나가 있었다. 그가 집에 가까이 이르러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

26 그래서 하인 하나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묻자,

27 하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우님이 오셨습니다. 아우님이 몸성히 돌아오셨다고 하여 아버님이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28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 그를 타이르자,

29 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30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 주시는군요.’

31 그러자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32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모든 것을 탕진하고 집으로 돌아온 작은아들은 아버지께 뭐라고 말했습니까?(21절)

- 아버지가 작은아들을 조건없이 다시 받아 준 이유는 무엇입니까?(24절)

- 동생을 환영하는 아버지에게 화가 난 큰아들은 어떤 행동을 취합니까?(28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아버지가 잃었던 것은 작은아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작은아들만이 아니라 작은아들과 큰아들 둘 다 잃었습니다.

 

두 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아버지 곁을 떠납니다. 한 아들은 자기 몫을 챙겨 집을 나가는 방법이었고 다른 아들은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집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방법으로 아버지 곁을 떠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는 작은아들입니다. 그가 어떻게 집을 나갔고 어떻게 돌아오게 되었으며 그때 아버지는 어떻게 해 주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잃었던 것은 작은아들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작은아들만이 아니라) 아버지는 작은아들과 큰아들 둘 다 잃었습니다.

작은아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자신의 몫을 모두 챙겨 집을 나간 후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난 뒤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옵니다.

큰아들은 작은아들과 달리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를 도우며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모두 잃고 돌아온 작은아들이 아무 조건 없이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아버지 곁에 있지 않으려 했고 아버지 집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집을 떠나 작은아들처럼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지내는 방식으로 반항합니까? 아니면 아버지 곁에 있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고 불만을 가진 채 결국에는 아버지 집에 들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반항합니까?

회개의 시작은 주님을 다시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작은아들은 다시 아버지를 찾게 됩니다. 아버지라고 부르게 됩니다. 반면 작은아들에게 질투를 느낀 큰아들은 더이상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보십시오.(이것 보세요.)”라고 칭합니다. 또한 동생을 동생이라 부르지 않고 “저 아들(당신 아들)”이라고 부릅니다. 작은아들을 되찾자마자 큰아들을 잃게 된 것입니다.

작은아들과 큰아들의 모습은 회개와 반항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회개의 삶을 살다가도 어느 순간 우리는 반항할 겁니다. 그리고 다시 회개할 겁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회개와 반항을 반복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자리에서 변함없이 기다려 주시는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최근 나는 주님께 어떠한 모습으로 반항했습니까?

③ 주님께 한 반항에 대하여 어떻게 회개할 수 있었습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 이번 호부터 ‘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를 집필해 주시는 이재근(레오) 신부님은 대구가톨릭대학교(하양 캠퍼스) 교수를 거쳐 현재 교구 문화홍보국 차장과 〈빛〉 잡지 편집부장을 맡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