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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글 이재근 레오 신부|월간 〈빛〉 편집부장 겸 교구 문화홍보국차장

 

6월 5일 성령 강림 대축일 : 요한 20,19-23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요한복음 20장 19-23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19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 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유다인들을 두려워했던 제자들이 보인 행동은 무엇입니까?(19ㄱ절)

-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첫 말씀은 무엇입니까?(19ㄴ절)

-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하신 말씀은 무엇입니까?(22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이 평화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불안한 평화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평화입니다.”

 

저는 잘 때 꿈을 자주 꾸는 편입니다. 그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꿈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초등학교 때의 꿈입니다. 꿈속에서 저는 친구들과 놀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귀신이 나타났고 친구들과 저는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런데 누구나 그렇듯이 하필 귀신은 저만 쫓아왔고 도망치는 저의 발걸음은 점점 느려졌습니다. 그렇게 귀신에게 잡히는가 싶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갑자기 저를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두려움과 공포는 사라졌고 어머니가 저와 함께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달려갔고 귀신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리고 “밥시간이 다 되었는데 여태껏 놀고 있었냐?”며 어머니께 호된 꾸중을 들었습니다. 차라리 귀신에게 잡히는 게 더 나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래전 꿈이지만 아직도 그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특히 극심한 공포 속에서 들려온 어머니의 목소리에 느꼈던 안도감은 지금도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유다인들이 무서워 문을 잠그고 있는 제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의 마음은 두려움과 공포로 가득했습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께서는 평화의 인사를 건네시며 성령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그 순간 제자들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사라진 것입니다.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마음은 평화로 넘쳐났고 그 결과 걸어 잠근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받은 평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평화와는 다릅니다. 우리가 아는 평화는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평화입니다. 오늘 평화롭다고 해서 내일도 평화로울 수는 없는 그런 평화입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한 평화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성령을 통하여 받은 평화는 다릅니다. 이 평화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불안한 평화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평화입니다. 그리고 그게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성령께서 제자들 곁에 머물러주셨기 때문입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은 그 옛날 제자들에게 오신 성령께서 이제 우리와 함께하심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제자들처럼 절대 사라지지 않을 평화를 우리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평화와 함께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당당하게 걸어 나갈 수 있는 신앙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요즘 나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③ 성령께서 나와 함께하심을 가장 강하게 느껴본 적은 언제입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6월 12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 요한 16,12-15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요한복음 16장 12-15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 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전해야 할 제자들의 현상태는 어떠합니까?(12절)

- 아직 당신의 말씀을 감당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존재는 누구십니까?(13ㄱ절)

- 진리의 영께서 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13ㄴ-14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사실’은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지만 ‘진리’는 살립니다.”

 

흔히 우리는 감추는 것 없이 시원하게 말하는 사람을 “쿨하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문제점도 과감하게 지적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장점입니다. 그런데 소위 쿨하다고 불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에도 쿨하게 행동하는지 의문입니다. 자신의 작은 잘못은 쿨하게 말할 수 있겠지만 남들에게 이야기하기 힘든 잘못은 감춥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허물은 과감하게 이 야기하며 자신은 ‘쿨한 성격’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닙니다. 특히 그 사실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거짓이 아닌 사실이기 때문에 말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사실을 용감하게 이야기하는 자신이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오히려 정의로운 사람은 자신에게 피해가 오더라도 용감하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에게는 전혀 피해가 없고 타인에게만 피해를 주는 이야기는 정의로운 것이 아니라 고자질일 뿐입니다.

정의로운 사람은 사실이 아닌 진리를 전합니다. 사실은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지만 진리는 살립니다. 사실은 누군가를 심판하고 상처를 입힐 수 있지만 진리는 사랑을 베풀고 치유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을 약속하셨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되고 치유가 될 수 있도록 협조자 하느님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로부터 진리가 나왔습니다. 이 진리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정의로운 삶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협조자 하느님이 필요합니다.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온 진리를 성령의 도움으로 우리가 실천할 수 있을 때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습이 우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통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드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내가 한 행동이 타인에 대한 고자질이었던 적이 있습니까?

③ 나에게 피해가 오더라도 용감하게 사실을 이야기한 경험이 있습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6월 19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 루카 9,11ㄴ-17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9장 11ㄴ-17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11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 주셨다.

12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마을이나 촌락으로 가서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13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양식을 사 오지 않는 한,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4 사실 장정만도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여라.”

15 제자들이 그렇게 하여 모두 자리를 잡았다.

16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1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제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음식은 무엇입니까?(13절)

-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시기 전 하신 행동은 무엇입니까?(16절)

- 예수님께서 주신 음식을 나눠 먹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17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사랑의 기적”

 

신학생 시절 필립보 네리 성인에 관한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중 한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아이들에게 스프를 나눠주던 성인의 모습입니다. 스프의 양은 적은데 굶주렸던 아이들은 더 먹고 싶다고 애원했습니다. 성인이 미안해하며 스프가 없다고 말하려던 순간 냄비에 스프가 다시 채워져 있었고 성인은 어리등절해하며 아이들에게 다시 나누어 주었습니다. 놀라워하는 성인의 얼굴과 다시 채워지는 냄비, 그리고 배가 불러 행복해 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특히 이 장면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대단한 기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기적을 통해 나타난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즉 사랑을 만들어 낸 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도 사랑의 기적이 등장합니다. 장정만도 오 천 명이나 되는 수많은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주실 수 있었던 음식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감사기도를 드리신 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시자 모든 사람이 배불리 먹고도 남은 음식이 열두 광주리나 되었습니다.

 

사랑의 기적은 오늘날 내 삶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처럼 오늘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적을지라도 그것에 대해 불만이 아닌 감사기도를 드릴 수 있다면 기적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기적의 끝은 넘치고도 남을 은총이 될 것입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최근 내가 경험한 사랑의 기적은 무엇입니까?

③ 최근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기보다 불만을 표했던 적이 있습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6월 26일 연중 제13주일 : 루카 9,51-62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9장 51-62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51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52 그래서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53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54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55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56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57 그들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나를 따라라.”는 주님의 말씀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무엇입니까?(59-61절)

- 예수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까?(62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후회와 미련의 차이”

 

후회와 미련의 차이를 아십니까?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후회와 미련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후회는 살아가다가 뒤돌아보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후회한다는 것은,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 또한 포함된 의미이기에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줍니다.

미련 또한 후회와 마찬가지로 살아가다가 뒤돌아보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후회와 달리 미련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과거에 미련이 남아 얽매여 머물게 됩니다.

오늘 성경 말씀은 미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얼핏 보기에는 예수님께 무언가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부탁이 아니라 조건을 달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 장례만 치르고’,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만 하고’ 라는 조건입니다. 장례를 치르는 일과 작별 인사를 하는 일은 잘못된 행동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하는 말 뒤에 감추어진 미련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미련은 우리에게 포기와 체념을 불러옵니다. 그래서 현재에 주목하지 못하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상실시키며 궁극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 버립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 시간이 후회가 아닌 미련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 더 힘차게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아닌 상실이 되지 않도록 한번 더 몸과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아직도 미련이 남아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③ 후회 덕분에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