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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글 이재근 레오 신부|월간 〈빛〉 편집부장 겸 교구 문화홍보국 차장

 

9월 4일 연중 제23주일 : 루카 14,25-33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4장 25-33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27절)

-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것은 무엇입니까?(33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주는 것의 기쁨’

여러분은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을 받을 때와 줄 때 언제 더 행복하신가요? 저는 줄 때가 더 행복합니다. 받는 것도 기쁘긴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더 큰 행복감이 밀려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떤 분들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기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받는 경우나 주는 경우 둘 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행복하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으실 겁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한 준비단계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준비가 필요합니다. 초기 계획부터 준비를 철저히 하면 할수록 실수를 줄이고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으므로 준비단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데에도 준비단계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것은 자기 소유의 포기입니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십자가가 힘들고 손해 보는 고통의 상징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기 소유의 포기라는 것은 ‘나눈다’라는 것이고 나누는 첫 대상은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임을 자각할 때 십자가는 고통이 아닌 행복의 상징이 됩니다.

주는 것의 기쁨은 예수님의 사랑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서 십자가의 고통도 기쁘게 받으신 그 사랑 말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제 우리도 주는 것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길 원하십니다.

나의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마련해 주신 계획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끝은 행복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오늘도 충실히 그분의 계획에 따라 열심히 살아갑시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최근 나누는 기쁨을 누린 적이 있습니까?

③ 하느님의 계획에 충실하기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9월 11일 연중 제24주일 : 루카 15,1-10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5장 1-10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1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2 그러자 바리 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4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5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6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7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8 또 어떤 부인이 은전 열 닢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닢을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쓸며 그것을 찾을 때까지 샅샅이 뒤지지 않느냐?

9 그러다가 그것을 찾으면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1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목자가 양 한 마리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행동합니까?(4절)

- 의인 아흔아홉과 죄인 한 사람에 대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무엇입니까?(7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죄를 지었다고 그 사람의 가치가 줄어들거나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저는 포도를 좋아합니다. 특히 껍질째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껍질을 씹으면 느껴지는 새콤함을 좋아합니다. 농약이 남아있어 몸에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새콤한 맛을 포기할 수 없는 저는 지금도 껍질째 포도를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포도를 먹다가 한 알이 떨어져 없는 것을 발견했다고 가정합시다. 그 한 알을 찾기 위해 온 주방과 싱크대 속을 다 뒤지시겠습니까? 또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만 원짜리 100장이 있었는데 방에서 세어 보니 99장뿐이라면 여러분은 만 원짜리 한 장을 찾기 위해 온 집을 뒤지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이 포도는 찾지 않지만 만 원짜리 한 장은 찾을 겁니다. 왜냐하면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것 중에 한 알이고 한 장일 뿐이지만 그 한 개가 지닌 가치는 너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사람이 하느님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한 사람이나 죄인이나 하느님 보시기에는 똑같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죄를 지었다고 해서 그 사람의 가치가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사람을 평가하고 가치를 매깁니다. 그리고 세상의 기준에서 가치가 떨어지는 사람을 외면하거나 제거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낙태 반대 운동과 사형제도 폐지를 외치는 교회의 모습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모든 사람을 똑같이 가치 있게 바라보시고 당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어주시는 그리스도가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누군가의 가치를 무시한 경험이 있습니까?

③ 누군가의 가치를 보호해 준 경험이 있습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9월 18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 루카 9,23-26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9장 23-26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23절)

- 나의 목숨에 대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무엇입니까?(24절)

-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무엇입니까?(25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자신을 포기하면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

 

오늘 복음은 조금 아이러니합니다. 앞부분에서는 자신을 버리라고 말씀하시는데 뒷부분에서는 세상을 다 얻어도 자기 자신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즉 앞부분은 자신을 포기하라는 내용이고 뒷부분은 자기 자신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자기 자신을 포기하면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모든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자신입니다. 타인에 대한 자선도 우선은 ‘내 것’이 확보되었을 때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모든 것을 과감히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누군가를 사랑할 때입니다.

사랑할 때 우리에겐 더이상 ‘내 것’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나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나보다는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그들을 먼저 챙기게 됩니다. 완전한 자기 포기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나 자신을 포기한 사람에게는 한가지 선물이 주어집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받음’ 입니다. 내가 사랑을 한 것처럼 나 역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포기했던 나 자신을 지켜줍니다. 나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사랑’입니다. 특히 당신 목숨을 바쳐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그런 사랑을 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사랑 안에서 더욱더 나 자신다워질 수 있고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최근에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적이 있습니까?

③ 최근에 받은 사랑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

 

 

 

9월 25일 연중 제26주일 : 루카 16,19-31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루카복음 16장 19절-31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21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22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23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25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26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29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30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31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저승에 간 부자는 어떤 상태였습니까?(24절)

- 남겨진 형제들을 위해 부자가 부탁한 것은 무엇입니까?(27-28절)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내 마음에 드는 하느님’

 

혹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실험내용은 이렇습니다. 흰옷과 검정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서로 농구공을 주고받습니다. 관찰자는 이 중에서 흰옷을 입은 사람들끼리 총 몇 번 공을 주고받는지 정확히 세면 됩니다. 그렇게 관찰자가 숫자를 세고 있을 때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갑자기 정중앙에 나타나서 가슴을 몇 번 두드리고 들어갑니다. 실험이 끝난 후 관찰자에게 이런 질문이 주어집니다. “혹시 고릴라를 보셨나요?”

놀랍게도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50%나 됩니다. 실제로 그들은 고릴라를 봤습니다. 고릴라가 나타날 때 그들의 눈이 고릴라를 향해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봐야 할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고 기억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은 회개하지 못해 지옥에서 벌을 받는 부자에 대해 전해줍니다. 주목할 것은 복음 마지막 부분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누가 가야 형제들이 회개할 것이라고 부탁하는 대목입니다. 부자와 그 형제들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습니다. 본인들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을 찾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회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내가 맞고 다른 사람이 틀리다고 판단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들이 나의 의견에 따를 수 있도록 설득합니다.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뜻에 맞는 구절만 수긍합니다. 신앙생활을 내 취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하며 그 밖의 것은 무시하거나 교회가 세상 변화에 뒤처진다고 판단해 버립니다. 이러한 행동이 복음에 나오는 부자의 행동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내 마음에 드는 하느님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창조하신 하느님을 온전히 받아들이고자 노력할 때 회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상대방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경험이 있습니까?

③ 신앙생활을 선택적으로 한 경험이 있습니까?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 본당공동체, 지역공동체, 우리나라, 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공동체에 맞는 기도나 성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