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2017년 그리스도의 사도, 청소년과 청년
0.1%와 99.9%


글 구자균 다미아노 신부 | 교구 청년국 차장

짧지 않은 시간을 젊은이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감사를 드릴 때가 많습니다. 경제적 여건이나 취업 등 진로에 대한 고민, 이성에 대한 관심, 가정사에서 오는 일, 동료들과의 관계 등 다양한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교회, 신앙 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들어와 활동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인내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여러 면에서 여물어 가야 하는 성장의 여정 중에 있기에 때론 도발적인 자세나 무책임한 모습을 만나야 할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을 교구장 대주교님께서는 교구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젊은 사도, 청소년과 청년”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그래도 본당 안이나 본당 밖 공동체에 남아있으며 활동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다행인 듯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한민국 젊은이들 가운데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럼 99%의 젊은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디로 가려 하는 걸까요? 물론 꼭 교적을 두고 판공성사를 놓치지 않으며 어딘가에 속해 활동을 해야만 “신자 청년”은 아닐 것입니다. “청소년, 청년의 복음화 해”에 기존의 신자 청년들을 위한 무언가 획기적인 도전뿐 아니라 신자가 아닌 익명의 이 땅의 젊은이들을 향한 열린 교회의 소명이 무엇일지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롤하우저 신부님의 『거룩한 갈망』이라는 책에서 ‘그리스도교 영성의 4가지(기도, 사회정의, 따뜻한 마음, 공동체) 기둥’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청년사목과 연결하여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기 도

“기도할 줄 몰랐던 제자들이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주길 바랐습니다.”(루카 11,1) 오늘날의 젊은이들도 기도할 줄 모르거나 기도할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기도라고 꼭 말하고 있지 않더라도 이들은 내적, 영적으로 어떤 깊은 갈망을 갖고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함께 기도하도록 초대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기도하고 싶어 피정에 가려는 젊은이들을 위해 넉넉히 지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구 청년국에서 열어놓은 ‘젊은이 성령 기도회’, ‘1박 2일 피정’, ‘떼제기도회’, ‘파스카청년성서모임’ 등이 있고, 수녀회에서도 많은 기도모임이 있습니다. 기도할 수 있는 기회, 기도의 맛을 볼 수 있는 자리, 기도하는 사람들 안에 머무르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길 두 손 모읍니다.

  

2. 따뜻한 마음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

사랑. 하느님의 그 따뜻한 사랑을 젊은이들은 찾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그 사랑을 만날 기회를 끊임없이 주어야겠습니다.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 그로 인해 자신도 이타적인 마음으로 나눌 수 있고, 삶이 더 풍요로워짐을 느끼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교구 청년국에서는 ‘필리핀 선교와 봉사 체험’, ‘동대구역 무료급식 봉사’, ‘부계 성바오로청소년의 집 봉사단’ 외에 여러 봉사의 기회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3. 사회정의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그 어느 때보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정의와 자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안에서 정치적 색깔로 단정짓고 바라보는 기성세대에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세상이라는 하느님 나라에서 더 큰 선을 향하려는 그 씨앗을 싹틔우도록 이끌어 주어야겠습니다.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의 청년들의 활동을 추천합니다.

 

4. 공동체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

청년들이 홀로 찾아나가면서도 더불어 함께함으로써 같이 성장할 기회를 갖고, 개인적 차원의 신앙생활에 갇히지 않으며, 열린 마음으로 그 안에 성령의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드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친교의 영성을 체험하며 공동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기를 말입니다. ‘선택’, ‘비다누에바’, ‘청년리더십’, ‘약혼자 주말’, ‘세계청년대회’, ‘아시아청년대회’, ‘한국청년대회’, ‘대주교님과 함께하는 젊은이의 날’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본당의 신부님들, 수녀님들, 신자분들께서 젊은이들에게 이와 같은 시선들로 다가가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기도드리는 법, 따뜻한 마음을 품고 사는 법,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법, 더불어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우리 젊은이들이 깊이 알아감으로써 이 땅에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르길 두 손 모읍니다. 그들은 분명 영원한 생명을 찾아 예수님께로 걸어온 젊은이(루카 18,18)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