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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그리스도의 젊은 사도, 청소년과 청년
“두려워 말아요,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글 지용식 마태오 신부 | 교구 청년국 차장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혼자서 성모성지인 메주고리에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성모님께 앞으로의 나의 삶을 봉헌하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성모 어머니, 당신께서 가장 마음 아파하는 곳으로 저를 보내주십시오.” 그런데… 그곳이 청년국이었습니다.

“마흔 중반에 청년사목이라니…. 게다가 난 기타도 못치고, 노래도 못하는데….” 신자석 어딘가에서 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신부님 괜찮아요. 우리는 그런 거 못하셔도….” 순간 제 맘 한구석이 짠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친구의 말 한마디가 청년사목 첫발을 내딛는 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기도 했지만 그 말 속에 담겨진 갈망, 청년들의 목마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 “그러면 너희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이 말이 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사회가 갈수록 양극화되고,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저임금에 취업대란까지, ‘N포 세대’, ‘헬조선’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젊은이들은 꿈과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공부도 중요하고 경쟁도 취업도 중요합니다만 우리 청년들이 자신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만 있다면, 또 그렇게 느끼게 해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해할까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청년들을 만납니다. 주교회의 산하 한 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심리상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두려움’이라고 합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자신의 삶에 대한 두려움, 이 두려움 때문에 많은 친구들이 힘들어하고 방황하고 무기력한 삶을 살다가 우리가 가진 최고의 것, 곧 젊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우리의 열정과 기쁨과 꿈을 두려움으로 인해 도둑맞아선 안 될 것입니다.

지난해 여름, 유럽의 뜨거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던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2016년 세계청년대회’에서 교황님께서 젊은이들에게 하신 말씀을 떠올려봅니다. “여러분은 인생의 공허한 스릴을 찾고 있습니까? 아니면 삶의 의미와 충만감을 주는 힘을 느끼고 싶습니까? 공허한 스릴입니까? 아니면 은총의 힘입니까? 충만함을 찾고,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어떤 사물이나 방법이 아닌 사람입니다. 살아있는 분입니다. 그분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열정을 주실 수 있습니다. 그분은 불필요한 것이 아닌 가장 좋은 것을 나눌 수 있도록 영감을 주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마다 도전을 주십니다. 우리의 시선을 높이 향하게 하고 위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십니다. 두려움에 젖은 젊은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고개를 들라고 말씀하십니다.”

젊은이 여러분, 교황님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처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사랑받기에 충분합니다. 여러분의 내면이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는 충만함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 직장, 친구, 사랑, 계획, 꿈… 이 모든 것들이 그분과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분은 당신과의 만남이 우리의 모든 만남들 가운데 첫 번째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복음이 여러분의 복음이 되고 인생의 길에서 일종의 ‘내비게이션’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저는 청년국에서 대학생 사목(현재 경북대 학생회 ‘빨마’, 로스쿨 ‘프라펫’, 수의대 ‘아뉴스데이’, 치과대학 ‘치가연’, 그리고 영남대 학생회 ‘아뉴스’, 약대 동아리, 계명대 학생회 ‘한티’, 계명대 약대, 대구교대 학생회 ‘넝쿨’, 대구대 학생회 ‘쌍투스’, 대구한의대 학생회 ‘옴니부스’, 대구지역 의대·간호대·약대·한의대 연합 ‘프로비타’ 등)과 미혼남녀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인 ‘선택(choice)’과 결혼을 앞둔 커플과 2년 미만의 신혼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인 ‘약혼자주말’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기 중에는 수녀님들(대학생사목위원회 현재 8명)과 함께 주로 대학교를 돌아다니며 동아리방이나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미사도 하고 기도모임이나 성경공부도 하며 친교를 나누고 있고, 매주 토요일은 선택 봉사자 친구들이랑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친구들의 목마름과 두려움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충만함으로 채워주고 싶습니다. 젊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자신이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이 젊은이답게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기쁨과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돕고 싶습니다.

기러기 떼가 멀리 여행하기 위해서는 힘이 부칠 때나 도중에 체력이 떨어져 낙오하는 새가 생길 때마다 땅에 내려와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먼 길 여행하는 기러기라면 저희 청년국은 작은 힘이지만 보금자리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