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제5회 YHY(Youth Helping Youth) 해외봉사활동기
서로 서로 돕는 우리


글 강영명 글로리아 | 남산성당, 경북예술고등학교 3학년

   

YHY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받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부끄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묵묵히 봉사하는 사람도 많은데 상을 받게 되어 한편으로는 영광이었습니다. 부상으로 베트남에 봉사활동을 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는데 그것은 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지쳐있던 저에게는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은 설렘으로 사전 모임에 참가하여 서로를 잘 알아가게 되었고 얼떨결에 학생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가방에 여름옷을 챙기며 얼마나 더울지 예상도 해보고 샛노란 단체티셔츠를 넣으며 예쁜 티셔츠처럼 예쁜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하며 책임감도 제 가방에 넣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방이 무거웠습니다.

베트남에 도착해서는 무더운 날씨에 많이 힘들었지만 첫 여정지인 성모성당에 가서 하느님께 저희를 잘 보살펴 주시고 일정이 끝날 때까지 함께해 주시길 청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와 친구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셔서 무탈하게 일정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호치민 장애아 보호 센터에서 자꾸 안아달라는 아이를 만나 그 아이와 껌딱지처럼 붙어 지냈는데 부모님의 사랑보다는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저를 통해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시원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을 방문하여 기도도 드리고 맛있는 저녁도 많이 먹었습니다. 전일 도보 일정이라 다들 지치고 힘들었을 텐데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셋째 날은 호치민에서 바오록으로 이동한 날이었는데 이동하는 버스에서 부족한 잠도 자고 이야기도 많이 했습니다.

 

  

농장에 도착하니 그곳에 계신 분들께서 소박한 모습으로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셨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농장에서의 활동들은 주로 녹차를 따는 것이었는데 바람에 물결치는 푸른 녹차 밭을 보고 있으니 생명과 평화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농부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게 되었습니다. 함께 식사하고 뛰어 놀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팔찌를 만들 때 제 설명에 모두 잘 집중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다 만들어진 팔찌를 끼고 좋아하시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고 저 또한 기뻤습니다. 많이 도와드리지 못했는데 농장에서 너무 과분한 대접을 받은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었습니다. 봉사활동 6일 차에 농장을 떠나기 전 학생 대표로 고별사를 했을 때 저도 모르게 든 정 때문인지 울기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다시 한 번 베풀어 주신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람손에 가서는 바닷바람에 부산이 떠올랐고 밭에서 돌을 주우며 이곳에 심는 작물들이 쑥쑥 자라 다른 사람들의 배를 부르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돌을 주웠습니다. 또 부엌에서 저녁 식사로 베트남 전통음식인 전을 부치고 있으니 명절 생각이 나서 가족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밤에는 장기자랑을 했는데 대화합의 장이었고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간 율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미사를 드리러 갈 때는 아침 산책도 하고 미사도 드릴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침밥으로 먹은 쌀국수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을 때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붕타우 해수욕장에서는 그동안 봉사하느라 애쓴 친구들과 재미있게 사진을 찍으며 보냈습니다. 해수욕을 하고 나서는 성모상과 예수상을 보러 갔었는데 900여 개의 계단을 힘들게 올라 두 팔을 벌려 맞이해주신 예수님을 뵙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얻은 성취감을 토대로 한국에 돌아가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날은 전쟁 유적지를 돌아보며 전쟁의 참혹함을 체감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간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고마운 분들을 늘 기억하리라 다짐했습니다. 저희를 잘 지도해 주신 교구 청소년국장 황성재(프란치스코) 신부님, 수녀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못난 학생 대표와 함께한 친구들도 고생 많았습니다. 함께한 시간들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며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