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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그리스도의 젊은 사도, 청소년과 청년
“꿈꾸는 아이들”


글 김민수 레오 신부 | 대안교육담당

 

사람들은 누구나 잠을 자면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 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등장시킵니다. 운동선수도 되었다가 요리사도 되고, 아프리카 탐험가도 되었다가 넓은 바다를 누비는 항해사도 됩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꿈을 꾸며 잠을 잡니다. 우리 아이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은 꿈을 꾸면서 미래를 설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꿈꾸는 그 미래는 한계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신들이 꿈꾸는 그 꿈이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신들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점차 좁혀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어릴 적 꿈꿔왔던 미래 자신의 모습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허황되었다는 것을 알아가며 포기에 포기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조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직업사전에 등록되어 있는 직업의 수가 13,605개입니다. 중1에서 고2까지 6,291명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에 대해서 조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중1에서는 희망직업의 수가 134개가 나왔고 고2에서는 212개가 나왔습니다. 6,000명이 넘는 아이들의 희망직업, 바로 그들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고작 212개라는 조사입니다. 이 조사가 말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아이들의 꿈이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 아이들이 꿈을 잃어가게 하겠습니까?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입니다. 제도교육의 한계도 있을 것이고 가정 안에서의 문제도 있을 것이며 아이들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에 대한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꿈이 인정받지 못하고 그들의 꿈을 실현시켜 주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자신이 꼭 되고 싶은 꿈이 있는데 학교에서는 그 꿈이 인정받지 못하고 만족시켜 주지 못해서 또래 아이들과 다른 모습으로 꿈을 꾸는 아이들을 ‘학교부적응 학생,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부르며 걱정하는 것이 단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러 곳에서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1보다는 고2 학생들이 조금 더 다양한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교구 청소년국 소속 대안교육담당자들도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꿈 못자리’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꿈을 찾지 못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대안교육을 통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꿈 트리’에서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밖에서 꿈을 찾아가는 아이들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검정고시 같은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꿈 꾸라’에서는 기숙을 통해 보호와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져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서로의 꿈을 나누고 키워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청소년 창의센터인 ‘꿈 & CUM’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들을 하며 실제로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안교육담당에서는 아이들이 꿈꿔온 미래에 대해 설계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대안교육담당의 한 가지 공통점은 이름에 모두 “꿈”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꿈”은 라틴어 “CUM”에서 따온 것입니다. “CUM”은 “함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결코 혼자서는 실현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꿈을 나누고 같은 꿈에 공감하며 다른 꿈도 지지할 수 있는 또래들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또 아이들의 꿈을 점차 실현시켜 줄 사람들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들,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으로 자신의 꿈을 건강하게 키워가며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실 수 있는 분들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안교육담당에서는 이름에 “꿈(CUM)”을 넣어 모두가 “함께”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함께”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며 다양한 꿈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이루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도 아이들이 꾸는 “꿈”들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아이들과 또 저희와 “함께” 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