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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 여우목 교우촌 및 이윤일 요한 성인상 축복미사
여우목 교우촌 및 이윤일 요한 성인상 축복미사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이윤일 요한 성인 순교 150주년을 맞아 대구대교구와 안동교구는 9월 20일(수) 오전 11시 여우목 교우촌 및 이윤일 요한 성인상 축복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예식은 문경시 문경읍 중평리 14에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주례로 봉헌된 순교자현양미사를 시작으로 안동교구장 권혁주(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교우촌 축복식이 있었고, 이어 여우목 아랫마을로 알려진 현재의 여우목성지(문경시 문경읍 중평리 96)에서 권 주교의 주례로 이윤일 요한 성인 반신상 제막식 및 축복식이 진행됐다.

강론에서 조 대주교는 “순교자들과 훌륭하게 사시다가 돌아가신 분들을 현양하고 시복시성운동을 펼치는 이유는 그분들이 우리의 삶과 신앙의 모범이 되기에 본받고 닮기 위한 것”이라며 “혼란스럽고 믿음이 부족한 이 세상에 살면서 우리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의연하고 당당한 참 신앙인의 모범을 보여주신 이윤일 성인을 비롯하여 온갖 박해와 시련을 무릅쓰면서 자신의 믿음을 굳게 지키고 그 믿음을 이웃에게 기쁘게 전하고자 노력하신 우리의 순교 선조들과 성인들에게 배워야겠다.”고 당부했다.

 

여우목 교우촌 성지 조성에 대해 관덕정 순교자현양사업후원회 신옥균(안드레아) 전임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여우목 교우촌은 박해시대 때 이윤일 성인을 비롯한 많은 교우들이 살았던 곳으로 확인되어 1992년 8월 5일에 대구대교구에서 문경읍 중평리 14(262평) 부지를 매입하고, 1993년 5월 13일에 중평리 마을 입구 표시 푯돌에 이윤일 성인에 대해 기록한 후 매입한 교우촌 터에 제대와 성인에 대한 안내판을 세우고 주위 환경을 정리하여 성지 조성을 시작했으나 동네 한복판인 데다가 부지 면적이 협소하여 성지개발이 어려웠다. 매입한 여우목 교우촌 조성터를 2003년 12월 19일에 안동교구에 기증하면서 관리를 부탁했지만 그동안 개발되지 않아 노심초사하다가 2016년 11월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가 협의하여 성지조성 공사비는 대구대교구에서 지원하고 공사 진행은 안동교구에서 추진해 여우목 교우촌을 단장하고, 관덕정순교기념관에서 여우목성지(아랫마을)에 이윤일 성인의 반신상을 제작하여 건립하기로 했다.”

   

여우목 교우촌은 1866년 병인박해를 맞아 교우촌으로서의 실체가 드러난 곳으로 기록에 따르면 상주 멍에목에서 살다가 1827년 정해박해 때 체포되어 순교한 복자 박경화(바오로)와 복자 박사의(안드레아)의 손자이자 아들인 박 사도요한이 경상감영에서 석방되어 이곳으로 와서 살았고, 1839년 기해박해 직후 서광수의 후손들이 여기로 왔다.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박 사도요한과 일부 신자들은 충북 황간 상촌마을로 가서 살다가 충주 포교들에게 체포되어 충주 혹은 서울에서 순교했다.

이윤일 요한 성인은 1815년 충청도 홍주에서 태어나 박해를 피해 상주 갈골에서 살다가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이주해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온후한 성품과 독실한 신앙으로 수계생활을 열심히 한 성인은 교우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교우들을 잘 이끌어 왔으나 1866년 11월 18일 가족을 포함한 30여 명의 교우들과 함께 문경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문경 관아를 거쳐 상주 진영으로 압송됐다. 혹독한 고문과 옥고를 치른 성인은 문경 한실에서 잡혀온 김인기·김예기 형제와 함께 경상감영으로 끌려와 1867년 1월 21일 관덕당 형장에서 참수 순교했다. 성인의 유해는 1985년 미리내 성지 무명순교자 묘역에 안치된 분들 가운데 한 분임을 확인한 후 1986년 대구로 모셔와 교구청 경당에 안치했다가 1987년 1월 21일 순교 120주년을 맞아 성모당에 안치하고 대구대교구 제2주보로 선포했다. 그리고 1991년 1월 20일 관덕정순교기념관에 봉안했다. 이윤일 요한 성인은 1968년 10월 6일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됐다.

여우목 교우촌과 이윤일 요한 성인상이 있는 여우목 성지, 이곳을 찾는 모든 순례자들에게 선조 신앙인들의 숭고한 순교 정신을 기리고 따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