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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대안교육센터 꿈못자리 박동찬 신부와 김수황 교사
너희는 모두 소중한 사람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명곡로 147에 위치한 재단법인 대구가톨릭청소년회 대안교육센터 꿈못자리는 2013년 9월 특별교육이수기관으로 시작하여 2014년 3월 대구광역시교육청으로부터 장기위탁기관으로 정식인가를 받았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박동찬(미카엘) 신부와 김수황(세례자 요한) 선생을 만나보았다.

대안교육센터 꿈못자리는 대구광역시교육청 소속의 중학생 가운데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학생들이 출석을 인정받으며 진학이나 졸업을 할 수 있는 곳으로 15~20명의 학생들이 최소 1학기에서 최대 6학기까지 다닐 수 있다.

꿈못자리 담당 박동찬 신부는 “학교에서 추천서가 들어오면 1차 서류심사를 거쳐 2주간의 적응기간을 준다. 그동안 이곳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다른 아이들과 문제는 없을지 지켜보고 최종 면담 후 정식위탁이 결정된다.”면서 “어렵게 찾아온 아이들을 모두 품고 싶으나 폭력성이 강하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김수황 교사는 “현재 담당신부님과 사무국장, 상근교사 4명, 비상근교사 2명이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아이들과 일과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곳은 교과목 중심이 아니라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여는 것에 중점을 두고 대안교육이나 사회성, 인성교육을 위한 프로그램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수업은 산책이나 등산, 자율 활동, 국어 및 작문, 미술 및 공예, 미디어수업, 생활 체육 및 스포츠, 야외체험활동, 봉사활동, 동물 돌보기 및 화단·텃밭 가꾸기와 더불어 문화의 날, 가을소풍, 수학여행, 졸업여행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율 활동은 아이들끼리 회의를 통해 수업이나 다른 일과에 대한 규칙을 스스로 정하는 것이고, 국어 및 작문 수업시간에는 ‘1인 1자서전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다. 미술 및 공예는 아이들이 직접 자서전을 디자인하고 그들만의 졸업앨범을 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미디어수업은 이슈가 되고있는 뉴스나 그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시청 또는 담당교사가 선정한 영화를 감상한 후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으로 각자의 생각을 말로 표현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남해독일마을, 사문진나룻터, 영천천연염색 등 다양한 야외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박동찬 신부는 “올해 초 이곳으로 발령받았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대화를 나눌 때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만나도 인사를 하지 않아 처음에는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음을 느낀다.”면서 “학교와는 달리 자유로운 환경에서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이 차츰 회복되어 자신이 정말 소중한 사람임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수황 선생은 “여기 오려면 지하철 명곡역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있는 단 한 대의 버스를 타야 하는데 집 앞에 있는 학교에는 수시로 결석하던 아이들이 매일 출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무언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는 학생들이 여럿 있는데 같이 지내다보면 약의 필요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진정어린 대화만으로 아이들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3년을 보낼 수 있는 꿈못자리는 이곳을 찾아오는 아이들의 관계성 회복과 자존감 상승, 그리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에 비해 위탁 인원수가 많지 않다며 효율성이 낮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박 신부와 교사들은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박동찬 신부는 “결과보다는 그 의미를 되새기며 가장 예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꿈이 시작되는 곳, 따뜻한 배움공동체인 꿈못자리에서 더 많은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길을 찾아나갈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꿈못자리 053-643-7626 www.qummo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