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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YHY(Youth Helping Youth)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멋지고 보람차고 행복한 봉사활동


글 오민진 가브리엘라 | 광성대성당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YHY 활동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오민진입니다. 저는 장래에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 많은 고등학생입니다. 그래서 진로를 임상심리사 또는 상담심리사로 맞추어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YHY’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YHY’는 내 또래 친구들이 또 다른 또래의 힘든 친구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어른들을 위한 프로그램 또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많지만 정작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면서 여러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서도 청소년들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YHY 활동으로 저는 또래 상담 활동과 학생 봉사자 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YHY시상식에서 개인부문 우수상을 받아 이번 해외봉사의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해외봉사를 간다고 했을 때는 ‘봉사를 하러 간다.’는 생각은 뒷전이었고 그저 해외에 간다는 기분에 들뜬 채 베트남으로 출발했습니다. 우리의 봉사 일정과 계획은 첫날인 1월 25일(목)에는 호치민에 위치한 장애인 시설에서 전쟁이라는 아픈 역사로 세상에 우리보다 조금 특별한 모습으로 태어난 친구들의 생활을 보조하는 것이었고 27일(토)과 29일(월)에는 바오록의 시설에 계시는 분들이 일하고 있는 녹차농장에서 일손을 돕고 함께 준비해 간 핀 버튼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문화교류를 했습니다. 28일(일)에는 소수민족마을 기숙사의 친구들을 만나 준비해 간 재미있는 게임도 하고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새해 선물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일정과 계획대로 우리는 첫날 시설에 있는 어린 친구들과 함께 놀아주고 밥을 먹는 것을 도와주었고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전문적인 물리치료는 아니어도 손가락과 발가락을 펴주는 활동 등을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봉사라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우왕좌왕했는데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주고 또 우리가 활동하는 데에 잘 따라주고 어설프게 해도 고마워 해주어서 봉사를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첫날 봉사를 하면서 전쟁피해의 아픔과 참혹함을 몸으로 느꼈고 그런 피해로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고통 받는 모습이 무척 안쓰러웠습니다. 제가 주로 돌보던 아이는 다리가 불편해서 일어날 수 없는 아이였는데, 답답해 보여서 한 번 일으켜 주니 그때까지와는 다르게 엄청 활짝 웃어 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를 웃게 했다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다시는 이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전쟁으로 더 이상의 피해가 생기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다음 봉사는 바오록의 시설에 계신 장애인 분들을 위한 봉사였는데, 직접 관리하는 녹차농장에서 일하며 예쁜 커피콩을 고르고 준비해 간 페이스페인팅과 핀 버튼 만들기를 했습니다. 녹차 잎 따기와 커피콩 고르기가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정말 오전부터 열심히 일을 했지만 우리 모두 합쳐서 20kg 남짓밖에 하지 못했다는 허탈감이 컸고 그 노동으로 7000원(?) 정도밖에 못 벌어서 더욱 허탈감이 컸습니다. 또 베트남어를 잘 못해서 먼저 다가가 말을 하는 것도 힘들었고 익숙하지 않은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는 것도 힘들었지만 우리의 어설픈 베트남어와 별로 예쁘지 않아도 좋아해주신 장애인분들 덕분에 준비한 일들을 하는데 부담감도 적었고 최선을 다한 저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때 정말 그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봉사를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은 소수민족마을을 찾아가 재미있는 게임도 하고 서로 춤도 추면서 문화를 교류하고 설 선물도 전달하면서 훈훈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선물을 나누다보니 나눔의 즐거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누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봉사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시설 농장을 한 번 더 방문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이었기에 한 번 해봤다고 능숙하게 일을 해냈습니다. 그래서 30kg 정도를 수확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했습니다. 시설로 돌아와서는 예쁜 커피콩을 분류하고 시설에 계신 분들과 장난도 치고 게임도 했습니다. 점점 해가 지면서 우리가 한국에서 열심히 연습했던 춤을 보여 줄 시간이 되었습니다. 시설에 계시는 분들도 우리를 위해 준비를 한 것이 있다고 하셔서 우리는 서로 번갈아 가며 연습한 것을 선보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봉사 일정이 끝이 났고 우리는 이제 헤어진다는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설에 있는 친구들과 장애인분들 덕분에 너무 뿌듯했고 즐거웠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중.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봉사활동은 그저 봉사시간 채우고 생활기록부 활동으로 필수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봉사 활동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사랑 같은 게 피어나고 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어 참된 봉사의 기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고3이라고 해서 학교와 학원 시간표대로 생활의 쳇바퀴를 계속 돌렸다면, 또 본래의 생활에만 충실했다면 새 학기 시험이나 공부할 시간들을 조금 더 저축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는 이런 값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고 이 프로그램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번 봉사를 계기로 미래의 꿈을 위해 사는 것도 충분히 멋지고 좋지만 남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도 멋지고 보람차고 행복한 일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봉사하는 예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