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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 현장을 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아십니까?
- 공의회 문헌 중 4대 헌장


교구 소공동체위원회

 

지난 호에서는 「전례 헌장」과 「교회 헌장」에 대하여 다루었습니다. 즉 「전례 헌장」에서는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다.”라는 정의와 함께 모국어 사용 등의 변화를 통하여 신자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쇄신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교회 헌장」에서도 ‘하느님 백성’과 ‘그리스도의 신비체’, ‘구원의 보편성사’라는 개념으로 교회를 정의하고 그에 따라 교회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즉 교회는 결코 세상과 분리되어 홀로 존재하는 구원의 방주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세상과 더불어 복음화 되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나머지 두 개 헌장, 「계시 헌장(Dei verbum)」과 「사목 헌장(Gaudium et spes)」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계시 헌장」입니다. 이 헌장에서는 우선 계시의 원천인 성경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년)에서는 ‘오로지 성경만으로’를 주창하는 개신교회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성경은 신자들이 함부로 읽을 수 없는 책으로 멀리하고, 오로지 교회 내의 전통에 따르는 성전(聖傳)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성경은 오로지 교회의 성직자들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규정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시 성경을 신자들의 손에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성전과 성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또 상통한다. 이 둘은 동일한 신적 원천에서 솟아 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오로지 성경으로만 모든 계시 진리에 대한 확실성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이 둘을 똑같이 경건한 애정과 존경으로써 받아들이고 공경해야 한다.”(9항) 그리고 “교회는 언제나 성경들을 주님의 몸처럼 공경하여 왔다. 왜냐하면 교회는 특히 거룩한 전례를 거행하면서 그리스도의 몸의 식탁에서뿐만 아니라 하느님 말씀의 식탁에서도 끊임없이 생명의 빵을 취하고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21항) 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전례의 정점을 이루는 미사에서는 말씀으로 만난 주님을 영성체를 함으로써 다시 만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 두 식탁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의회는 말씀은 그리스도 신자들에게 신앙의 힘, 영혼의 양식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21항)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 라고 하신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성경 말씀을 자주 읽고 묵상하고 공부할 것을 권고하고 또한 삶의 현장에서 말씀을 중심으로 모이는 공동체를 형성하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25항) 이런 공의회의 가르침으로부터 활발한 성경 공부와 기초교회공동체 운동의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사목 헌장」입니다. 이 헌장은 시작에서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이다.… 따라서 그리스도 제자들의 공동체는 인류와 인류역사에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체험한다.”(1항)라면서 세상과 교회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교회는 결코 세상과 분리되어 자신만을 위해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 그러한 조직체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세상과 함께하는 공동체임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더 이상 교회의 단순한 선교대상, 경쟁자 또는 멀리해야 하는 죄의 근원이 아니라 교회와 함께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임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교회 안에서만 이루어지던 강론, 교리교육 및 신자들을 돌보고 관리하던 종래 사목의 개념이 사회-윤리적인 폭으로 확대되어 정치.사회, 경제.문화적인 모든 요소에 복음의 가치를 심는 것임을 가르치면서 그 범위를 교회 안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확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의(敎義)’ 라는 말도 역시 ‘세상’과 관련된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으로 그 개념이 확대 되었습니다. 즉 정의와 기쁨이 넘치는 세상을 건설하도록 불린 신자, 비신자 모두를 포함한 인간의 사회적 소명에 대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42~43항) 이러한 맥락에서 공의회는 오히려 교회는 인간 삶에 관계되는 정치적 현안에 대해 복음적 가치에 따라 윤리적 판단을 내릴 의무가 있음을 천명하였고, 이로써 교회가 세상 속의 누룩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복음화의 사명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다음 호에 계속)

 

소공동체 현장을 가다를 통해 소개되는 글은 교구 소공동체위원회에서 발행한 옹기종기에 실렸던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