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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당 봉헌 100주년 기념 루르드문학미술제 문학부문 〈은상〉 시
어머니를 찾아가는 오월의 사람들


글 김맹환 살레시오|충효성당

 

어머니

목련꽃 지고 산벚꽃도 지고나니

연초록 새잎들이 꽃처럼 피어나

 

강 건너 낮은 산은

연둣빛 물결 출렁이는 봄바다 되어

눈이 부십니다

 

이 맘 때면,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그리움으로 꽃피운 꽃다발을 안고

어머니를 찾아 오월의 봄길을 떠납니다

 

푸른 기차를 타고 떠나는 사람들은

어머니의 언덕을 찾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어머니 품이 그리워

당신이 계시는 희망의 언덕,

봄빛 물든 성모당

백 년의 언덕을 찾아가는 오월의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이곳에 와서

어머니 품에 안겨

찔레꽃처럼 하얀 노래를 부릅니다

 

마음 선한 사람들이

평화의 노래를 부릅니다

 

마음 선한 사람들이

기쁨의 노래를 부릅니다

 

오늘 밤은

다 하지 못한

사랑의 꽃다발을 당신께 드립니다

어둔 마음 밀어내며

생명의 촛불을 당신께 드립니다

 

이곳에 서면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 (요한 19,27)

하늘의 그 목소리 더 높고 깊고

더 아득히 여울져오고

 

오월의 사람들은

오월 언덕의 어머니 품에 안겨

가슴 속 슬픔들을 모두 드립니다

막막했던 그리움도 모두 드립니다

사랑을 살아내지 못한 어리석음도 당신께 드립니다

 

어머니께 드린 이야기는 별이 되어

그리운 하늘 저곳 일렁이며 갑니다

 

오월의 사람들은

봄밤의 아베마리아를 부르며

어머니의 언덕에서 다시 행복을 꿈꿉니다

바람에 씻은 두 손 다시 모읍니다

자비의 어머니께 간절한 기도를 올립니다

 

깊은 고요 속

성모당 백 년의 겨울과 봄을,

여름과 가을을 바라보신 당신은

깊은 침묵 속에

저희 가슴 속 눈물도, 기쁨도, 모두 듣고 계십니다

 

어머니

은총이 별처럼 쏟아지는 이곳에 오면

절망을 이겨낸

마음 선한 사람들의 뒷모습이 잘 보입니다

어머니의 언덕, 이곳에 오면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는

어머니 목소리도 잘 들립니다

 

저희도 어머니처럼,

날마다 아름다운 시를 쓰는 저 봄산처럼,

어느 덧없고 쓸쓸한 창가에도 무시로 희망 건네는

평화의 달인들이 되게 하소서

 

희망의 사다리여

은총의 사다리여

순결하신 우리 어머니여

저희 사랑 모두 당신께 드립니다

 

애타는 마음

길섶 봄꽃으로 피어

날마다 저희를 위로하며 오시는 어머니

오늘 밤은 눈물 거두소서

 

저희 노래 받으소서

저희 그리움 모두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