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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관덕정순교기념관 ‘바르바라회’
어디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다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2018년 평신도 희년의 특별한 은총의 해를 보내는 가운데, 어디 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며 모범적인 신앙 생활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행복한 평신도들이 있다. 바로 대구대교구의 대표성지 중 하나인 관덕정순교기념관(이하, 관덕정)에서 청소 봉사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바르바라회(회장 : 김창순 율리아)’이다.

관덕정이 개관한 이래 청소부터 전례까지 바르바라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묵묵히 활동하며 관덕정과 함께 성장해 온 바르바라회원들은 어느덧 80~90대가 되어 지금도 열심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몇 년 전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조직이 개편되면서 현재는 관덕정 청소에만 매진하고 있는 바르바라회는 처음 청소를 시작한 그날처럼 매주 화요일, 회원들이 각자 맡은 구역을 청소하고 함께 오전 10시 미사에 참례한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바르바라회와 함께하고 있는 김창순 회장은 “처음에는 전례, 해설, 제대 꾸미기 등의 모든 일에 손을 나누었지만 몇 년 전 봉사자 개편으로 인해 우리가 청소를 담당하게 됐다.”며 “현재 43명의 회원이 있는데 편찮으신 분을 제외하고 모든 회원이 자신이 맡은 일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창순 회장은 “나이가 들다 보니 꼭두새벽부터 와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회원도 있고, 미사 전에 청소를 다 하지 못해 미사가 끝난 후에 청소를 하는 회원도 계시고, 상황에 맞게 맡은 바 일을 해낸다.”고 덧붙였다.

2000년부터 바르바라회에서 활동하며 10년 전부터 김창순 회장과 함께 손을 맞춰 총무로 활동하는 김영분(로사) 회원은 “처음 성지로 찾았던 곳에서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 봉사를 하고 있을 줄 몰랐다.”며 “우리 회원들 중에 는 아흔이 넘는 분도 계시지만 나이가 들어도 다들 열심히 한다.” 고 말했다. 이어 “어떤 때는 우리를 배려한다고 70대만 활동하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이든 회원들이 서운하기도 했지만 우리 회원들은 아파서 수족을 못 쓸 때까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바르바라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 했다.

오랜 세월 동안 해 온 봉사가 이제는 일상이 되고 삶이 된 바르바라회원들은 군종후원회, 밀알회, 가톨릭신문, 성지 풀 뽑기 등 교구 안에 봉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봉사하고 있다. 김영분 총무는 “우리 회장님도 여든이 넘었는데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여기저기 다니며 봉사를 한다.”며 “저 또한 바르바라회 활동을 하던 해에 같이 시작한 가톨릭신문 우편 작업을 현재까지 하고 있다.”며 바르바라회원들은 몸이 성한 날까지 봉사의 삶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르바라회원들은 성전을 청소하고, 성지를 청소하면서 성지를 찾는 이들에게 깨끗한 성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부심에 더 열심이다. 또한 회원들이 바르바라회 운영을 위해 모은 회비로 교구 내의 성당과 수도원 재건축 등에 기부를 하기도 하며 관덕정 평생회원 홍보대사를 자처해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정확히 언제 바르바라회가 설립됐는지 알 수 없지만 대구순교자 구성열 발바라 성녀처럼 주님을 위해 내어 놓은 삶을 살고 있는 바르바라 회원들은 각자의 본당에서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바르바라회에는 5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하고 있지만 편찮으신 분도 계시다.”며 “50대의 두 회원은 바지런한 모습으로 우리 회에 활력을 불러일으켜, 우리 또한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아 젊었을 때처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칭찬했다.

바르바라회 활동을 하면서 많은 은총을 받았다는 김 회장은 “늘 기도로 주님 안에서 살려고 한 만큼 하느님께서 많은 것을 베풀어 주셨다.”며 “땅 속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내면보다 외면에 치중하며 진정한 신앙인의 삶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어디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주님의 자녀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바르바라회원들의 삶에서 하느님께 향한 믿음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신앙선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의 삶이야말로 현대사회의 순교자적 삶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