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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경찰사목선교사들
낮아지는 자세로, 겸손한 마음으로


취재 박지현 프란체스카 기자

 

지난 2015년 1월 대구대교구 경찰사목담당이 신설되면서 경찰사목 첫 전담사제로 조재근(마르코) 신부가 임명됐다. 좀 더 체계적이고 폭 넓은 경찰사목을 위해 고민하던 조 신부는 서울에서 전경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만났던 경찰사목선교사가 떠올랐고, 경찰사목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대구대교구 경찰사목선교사를 구성하게 됐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김소정(안젤라, 성김대건), 송명희(젬마, 욱수), 이연화(스텔라, 성김대건), 이혜경(루시아, 월성), 정명숙(미카엘라, 월성) 경찰사목선교사들을 만나 기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15년 6월 9명으로 시작해 현재 15명이 활동하고 있는 경찰사목선교사는 교육부와 유치장선교부(이하 ‘유치부’)로 나뉘어 대구지방경찰청 내 대구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 본부에서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는 전체회합, 둘째 주 월요일에는 교육부, 넷째 주 월요일에는 유치부 회합을 하고 있다

 

 

이혜경(루시아, 교육부) 선교사는 “의경대원들이 쉬는 날, 원하는 시간에 담당하고 있는 경찰서를 방문해 행정반에서 가톨릭선교사가 왔다고 방송하면 신자대원들과 비신자지만 가톨릭에 관심 있는 대원들이 모인다. 함께 교리공부와 나누기를 하면서 신자대원들에게는 잊고 지내던 신앙심을 일깨워주고, 비신자대원들에게는 세례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 “선교사들은 담당 신부님과 같이 교리공부를 하고 피정을 하는 등 계속 배우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소정(안젤라, 교육부) 선교사는 “처음 대원들을 만나러 갔던 날 갑자기 출동이 생겨서 그냥 돌아오고, 내가 담당한 첫 대원들이 아무도 세례를 받지 못해서 크게 좌절했었는데 이후 대원들이 꾸준히 세례 받는 모습에 ‘내 일이 아니라 주님의 일’임을 깨닫게 됐다.”면서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방문하는데 만남(1시간~1시간 반 정도)이 있는 날에는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린다.”고 했다. 이연화(스텔라, 교육부) 선교사는 “큰 아들이 의경으로 복무하던 중 본당미사에 오신 조 신부님께서 경찰사목선교사를 모집한다고 하셔서 봉사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그날의 만남을 마무리하면서 매번 돌아가면서 자유기도를 하는데 ‘여기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 다른 대원에게 권유해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선교사에게 감사하다.’는 기도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했다. 

송명희(젬마, 유치부) 선교사는 “유치장선교부는 매주 수요일마다 유치장을 방문해 유치인들을 만나 커피 한 잔과 간식을 나누면서 미리 준비한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좋은 글귀를 읽어주면서 문화선교를 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두렵고 30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우리의 활동이 앞으로 그들의 새 출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2인 1조로 활동하는 유치부 선교사들은 당일 아침에 유치장 팀장에게 연락해서 유치인들이 원한다는 확인을 받아야 방문이 가능하다. 정명숙(미카엘라, 유치부) 선교사는 “여러 유치인을 만나다보면 커피 한 잔을 너무 기다렸다는 이들도 있고, 우리 모습을 보고 나중에 이런 봉사를 하고 싶다는 이들도 있다.”면서 “종교적 성향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간혹 천주교 신자로 기도를 원할 경우에는 서로 손을 맞잡고 진심을 다해 기도한다.”고 했다.

이날 함께한 조재근 신부는 “처음에는 각 경찰서에서 가톨릭 경찰사목담당의 존재를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교사들의 꾸준한 방문이 대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이제는 각 경찰서의 담당자들이 호의적”이라며 “1년에 한 번씩 준비하던 세례식을 지난해부터는 봄, 가을에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연화(스텔라) 선교사는 “어느 대원이 제대 후 ○○성당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연결시켜줬더니 청년회 성가대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받았다.”고 했고, 이혜경(루시아) 선교사는 “입대 후 신앙생활이 소홀해진 신자대원이 있었는데 우리와의 만남을 계기로 주일아침마다 다른 대원들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고 견진성사도 받았다.”고 했다. 김소정(안젤라) 선교사는 “군복무 동안의 짧은 인연이지만 대원들이 제대 후에도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송명희(젬마) 선교사는 “유치인들을 만나기 위해 복장부터 마음가짐까지 정성을 들이는 나 자신을 보며 주님께서 아주 낮아지는 자세로 임하라며 나를 다듬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교육부와 유치부의 활동으로 경찰사목을 이끌어가고 있는 경찰사목선교사들에게 언제나 주님께서 함께하시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