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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마스성당 천사주일학교 여름 신앙학교
천사들의 신앙학교


글 심 그레고리아 수녀 |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매주 토요일이면 대구대교구 내에 발달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성토마스청소년거점성당(주임 : 장우영 요셉 신부)으로 모입니다. 부모님들은 주1회 기도모임을, 발달장애 친구들은 교리를 함께하고 성토마스성당 주일학교 학생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합니다. 본당 신자들과 봉사자들, 그리고 부모님들은 여기에 모이는 발달장애주일학교 학생들을 “천사”로 불러줍니다. 그래서 주일학교 이름도 “천사주일학교”로 짓게 됐습니다.

2016년도 첫발을 내딛은 천사주일학교의 신앙학교도 벌써 세 번째입니다. 첫해에는 성토마스성당 주일학교 학생들의 신앙학교 프로그램 가운데 3일째에 합류하여 학생들이 준비한 야외 게임과 물놀이로 진행되었고, 2017년에는 계곡에서 천사들과 부모님들만의 자유 물놀이로 신앙학교를 경험했지요. 그리고 지난 7월 28일(토)부터 29일(일)까지 있었던 천사주일학교 세 번째 여름 신앙학교에서는 1박 2일을 도전해보자는 부모회와 교사회의 의견 일치로 멀리 울진 북면으로 장소를 정하고 오래전부터 준비하여 우리 천사들만의 신앙학교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7월 28일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4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울진에 도착해 근처를 관광하고 수영장에 도착했습니다. 난생 처음 수영장에 가본 천사, 박태환 선수 저리가라 멋진 자유형을 하는 천사, 여유 있게 배영을 하는 천사까지 모두 신나는 물놀이였습니다. 저녁에는 울진 북면성당에서 토요일 저녁 주일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동안 익숙한 성토마스성당이 아닌 생소한 성당에서 드리는 미사였지만 그 본당 신자들 앞에서 천사들이 미리 준비한 보편지향기도를 차분하게 읽어 내려가는 모습에 북면성당 신부님의 눈시울이 붉어지셨다는 후담도 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교사들이 준비한 한여름 밤의 음악회, 실내 게임으로 첫째 날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날은 아침부터 방별로 준비한 요리 콘테스트, 물풍선 놀이 등으로 진행된 신앙학교의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부모님들과 천사들의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여느 주일학교 학생이라면 벌써 몇 번은 경험했겠지만, 겉모습은 청년 같은 우리 천사들에게는 처음 준비된 그들만의 여름 신앙학교! 여름이 되면 본당마다 예외 없이 준비되기에 보통의 아이들에게는 일상의 한부분이지만 자신들만을 위해 준비된 첫 신앙학교이기에 우리 천사들에게 이번 여름 신앙학교는 행복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래서 지난 8월 4일(토) 미사 중에 천사들이 신앙학교 때 작업한 그림을 봉헌하고, 행복했던 신앙학교의 추억을 영상으로 만들어 본당 신자들과 공유했습니다. 천사들의 추억을 바라보는 신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러 넘쳤고, 부모님들과 천사들의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미소는 보석과 같이 빛났습니다. 우리 천사들이, 그리고 부모님들이 성토마스본당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에서, 그리고 세상에서도 보석 같은 미소를 지으며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천사들을 위해 어떤 보수도 바라지 않고 한결같이, 그리고 아낌없는 봉사를 해 주시는 봉사자들과 모든 여정을 사랑으로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