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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성심요양원 봉사자들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의 열매가 되다


취재 김명숙 사비나 편집장

 

늦가을 비에 젖은 노란 은행잎들이 유난히 아름다운 이른 아침, 성심요양원으로 향하는 길 위에도 막바지 단풍이 아름답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연로한 어르신들의 보금자리 성심요양원(원장 : 조정순 오틸리아 수녀,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에서 봉사하는 이들을 만나 행복한 활동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구미 원평성당 ‘의덕의 거울’ 쁘레시디움 단원들이 찾는 곳, 성심요양원이다. 단원으로서 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겠지만 이제는 저마다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여 4년째 요양원의 어르신들이 사용할 천 기저귀 개는 봉사를 하고 있다. 어느 한 사람 힘든 내색 없이 천 기저귀를 차곡차곡 개는 봉사자들의 손끝에서 사랑이 묻어난다. 곽성희(곤체사, 원평성당 ‘의덕의 거울’ 쁘레시디움 단장) 봉사자는 “어느 때는 천 기저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도 한데 그럴 때면 ‘언제 다 하나?’라는 생각보다 한 장 한 장 편안하게 사용할 어르신들을 떠올리며 개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며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항상 천 기저귀를 사용하여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고 했다.

 

우연한 기회에 가까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단원들이 2조로 나눠 매주 요양원 봉사를 해오고 있다는 곽성희 봉사자는 “우리 모두 60-70대로 나이가 많지만 작은 힘이나마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이 되니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수요일 아침이면 꼬박꼬박 봉사하러 오게 된다.”는 조용순(유스티나) 봉사자, “언제나 하느님의 일이 먼저”라는 강해숙(세실리아) 봉사자, “봉사활동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게 됐다.”는 박점준(요세피나) 봉사자, “항상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활동한다.”는 이금옥(루시아) 봉사자는 저녁에 직장 일을 하고 있어 피곤할 법 한데도 꼭 참석고 있다. 이렇듯 이날 만난 봉사자들은 요양원에 봉사하러 오는 날이 기다려질 만큼 기쁜 활동이라고 했다.

적을 때는 수백 장, 많을 때는 수천 장이 넘는 천 기저귀를 개는 일 이외에도 이들 봉사자들은 김장철이면 성심요양원과 성심 셀린의 집 김장을 도와주기도 하고 그날그날의 상황에 따라 주방 식재료 다듬기, 청소, 세탁실 빨래 등 어떤 일이든 주어지는 대로 거들고 있다. 특히 성모의 밤 행사, 노인의 날 행사, 장례미사 등에도 참석하여 어르신들뿐 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의 열매가 되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에는 경상북도 사회복지 나눔문화 유공자로 선정되어 경상북도 사회복지협의회장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누렸다. 차량봉사까지 하고 있는 곽성희 봉사자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상도 받고 잡지에 소개도 되니 부끄럽다.”며 “이렇게 요양원에 와서 봉사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종이 기저귀 대신 천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환경을 생각해서 결정한 일이라고 들려주는 성심요양원 조정순 원장수녀는 “우리 요양원에 계시는 91명의 어르신 중에는 수발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고, 또 대부분 노인성 질환을 가진 분들이라 기저귀 사용빈도가 높은데, 종이 기저귀를 사용하게 되면 하루에 나오는 쓰레기양이 엄청날 것”이라며 “환경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취지에서 힘들지만 천기저귀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노력봉사는 물론 언제나 기도로 함께하며 매주 빠짐없이 성심요양원을 찾는 이들 봉사자들은 밝은 표정과 따뜻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오늘도 한 장 한 장 기도하는 마음으로 수백, 수천 장의 천 기저귀를 개고 있다.

 

* 사회복지법인교육회 성심요양원(구미시 선산읍 선주로11길 16)은 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이 머물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을 비롯하여 간호.병원진료, 물리치료와 재활운동 등의 기능회복훈련, 효도관광.성지순례 등의 여가활동, 치매예방 교육 프로그램, 임종간호.장례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문의 : 054-481-3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