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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사목을 하며
교정사목에 대한 연재를 시작하며…


글 김종률 스테파노 신부 | 대구대교구 교정사목담당

 

찬미예수님! 대구대교구의 교정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률 스테파노 신부입니다. 교구의 대표 소식지인 〈빛〉잡지에 7월부터 6개월간 교정사목에 대한 글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교정사목은 오랜 역사와 다양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면 어마어마한 양이 되겠지요. 하지만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사람이나 사정이 있을 수 있기에 구체적인 예시나 경험담은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빵’, 우리들이 잘 모르는, 아니 몰라도 되는 세상인 교도소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요? 여기저기 흉터가 있는 흉악한 얼굴들, 온몸을 가득 채운 문신, 배우 마동석처럼 남다른 우람한 체격과 근육맨들, 반성은 커녕 끊임없이 폭동과 범죄를 저지르는 살벌한 사람들이 가득할까요?

교도소에 처음 들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교도소 내 풍경을 상상하며 으레 겁을 먹습니다. 저 또한 처음 방문하던 날의 두려움과 초조함을 잘 기억합니다. 그러나 미사를 마치고 나올 때의 그 따뜻함과 뭉클한 감동을 더 뚜렷이 기억합니다. 이제는 두려움과 초조함은 사라졌고 감동도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저를 자극하는 것은 ‘담 안의 형제들’이 전해주는 크고 작은 감동입니다. 그것이 저를 교정사목에 애정을 가지게 만들고 “교정사목은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사목입니다!” 하고 외치게 만듭니다.

 

교정사목이란 교정시설의 수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목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은 ‘용서하는 사랑’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만큼 ‘용서하고 용서받을 때’ 우리는 주님 사랑의 엄청난 힘과 감동과 기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교정시설의 수형자들 중에는 용서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고해성사를 아무리 보아도 용서받은 것 같지 않은 죄책감, 가벼워지지 않는 마음, 활짝 펴지지 않는 답답한 가슴, 변함없는 죄스런 현실, 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강압적인 분위기 등 더욱 간절하게 신앙을 가지고 매달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가지고, 신앙을 가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11)는 용서의 한마디입니다. 교정사목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교정시설의 수형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그래서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체험하고 자기 자신이 변화되는 기적을 체험하도록 도와주는 일. 그리고 우리 사회가 그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오히려 받아주고 안아주며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용서의 미담이 넘쳐나는 ‘용서와 포용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일. 많이 용서받은 사람은 많이 사랑하고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루카 7,47 참조)는 주님의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한 번 더 용서하고 한 번 더 용서를 청하며 서로를 사랑해준다면 우리 사회는 정말 많이 바뀔 것입니다. 교정사목의 이상이라고나 할까요?

 

현재 교정사목은 사회사목국 소속으로 교구의 대사회적인 사목활동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교정사목의 주요 업무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정교화사목’입니다. 우리 교구 관할 내에 있는 5개 교정시설(대구교도소, 경주교도소, 김천소년교도소, 포항교도소, 대구구치소)을 방문하여 신자 수형자들이 신앙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미사 및 성사를 거행하고 레지오나 성경모임 등의 신심활동을 지원하여 신앙심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목활동입니다. 물론 비신자들에게도 선교활동을 하고 예비신자교리와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일도 포함합니다. 이 사목활동에는 60명에 가까운 봉사자들의 열정적인 활동이 큰 빛을 발휘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봉사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구의 교정사목은 1964년 삼덕성당 신자 몇 명이 당시 삼덕동에 있던 대구교도소를 방문하여 활동한 것이 시초가 되었습니다. 1971년 대구교도소가 화원으로 이전하면서 교도소 사목활동은 근처 화원성당 신자들과 더불어 하나의 조직으로 확장 발전하였고, 1973년 7월 ‘교도사목후원회’라는 이름으로 교구의 승인을 받고 김동환(가롤로) 초대 지도신부님과 함께 교정사목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1983년 3월 21일, 교도사목후원회 창립총회 개최와 최종진(미카엘) 초대회장 선출을 기점으로 후원회는 대대적인 후원회원 모집과 더불어 본격적이고 열정적으로 교정사목활동을 펼쳐 나갔습니다. 이 후원회가 오늘날 ‘교정사목봉사회’라는 이름으로 개칭되어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정사목봉사회는 5개 교정시설에 각각의 봉사회를 운영하는 연합회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교정사목의 두 번째 주요 업무는 출소자사목, 즉 ‘빠스카교화복지회’의 활동입니다. 경북 동명면 내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는 빠스카교화복지회는 오갈 데 없는 출소자들을 보호 및 수용하며 그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 직업훈련, 정서심리치료, 재사회화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립 기반을 마련하도록 빠스카식품에 취업시켜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빠스카식품은 빠스카교화복지회의 수익사업체로 두부와 묵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정성이 가득 담겨 맛있는 ‘참살이 두부’와 ‘참살이 도토리묵’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전화주세요.

1997년 11월 27일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 설립된 빠스카교화복지회는 법무부 보호정책과를 주무부처로 하고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상호 협력하는 사단법인체입니다. 총 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관 ‘빠스카의 집’과 수익사업체 ‘빠스카식품’을 운영하는 빠스카교화복지회는 전국 7개, 경상도 지역(광역시들 포함)에서는 유일한 법무부 승인 출소자 시설 법인체입니다. 또한 입소와 동시에 취업을 할 수 있는 수익사업체를 운영하는 곳은 빠스카교화복지회가 유일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정사목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보았습니다. 교정시설에서 새로운 삶을 희망하며 하루하루 회개와 보속의 삶을 살아가는 ‘담안’의 형제자매들과 오늘도 땀 흘려 일하며 떳떳하고 자신있게 사회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빠스카의 집 형제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활발한 교정사목 활동을 위해서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교정사목 후원 문의 : 053-636-8916

대구은행 069-12-000120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농협 702045-55-000287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빠스카교화복지회 후원 문의 : 054-972-2664

대구은행 065-05-703110-001 빠스카교화복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