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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상 안토니오 본당의 〈희망의 목장, 마르지 않는 우물〉 프로젝트 이야기
화마(火魔)가 할퀴고 간 자리(1)


글 최용석 스테파노 신부 | 볼리비아 상 안토니오 본당 주임

찬미예수님! 대구대교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2월에 성 바오로 공소 건축이야기로 인사드린 최용석(스테파노) 신부입니다. 작년에 성 라우렌시오 공소도 완공하여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지만 지난 여름 태풍으로 대구 · 경북 지역에 피해가 많았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었습니다. 교구 내에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지구 반대편에서도 심각한 자연재해를 입고 있어 기도와 일치를 부탁드리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여기 상 안토니오(San Antonio de Lomerio) 본당은 화마(火魔)가 할퀴고 간 상처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밤을 꼬박 새워가며 이리 뛰고 저리 뛴 본당 신자들, 그 다음날 바로 일터로 나가야 되는데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자기들 집과 땅에 아무 관련 없는 본당 목장에 불이 번질까봐 밤새도록 화재 진압을 하는 신자들, 다른 공소의 화재 소식에 안타까워하는 모습, 이웃집에 번진 불을 끄려고 도와주는 학생들 모습에서 측은한 마음이 든 예수님께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도와주시는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게다가 공소출신 본당 신학생인 싼띠아고(Santiago Chuviru) 집에도 불씨가 붙어 방 한 칸이 통째로 탔습니다. 성소가 귀한 곳이기에 마음이 더 쓰여 본당에서 공사자재를 지원했습니다. 기와와 목재는 필요한 만큼 지원했고, 시멘트 7포대, 석회 3포대, 타버려서 없어진 견진성사 교리책도 사주었습니다. 공소에서 마을공동작업시간에 두레나 품앗이 같은 개념인 밍가(Minga)를 조직해 보수작업을 도와줄 것입니다.

 

 

 

심지어 이웃 본당에는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어 이웃 본당 근처에 있는 공소에 미사하러 갔을 때는 연기 때문에 목이 따가워 미사집전하는데 곤욕을 치뤘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가운데 정작 저는 8월말에 사제피정을 다녀오고 9월초에 새로 온 신부님 맞이에 정신이 없었고 9월 중순에 추석 명절을 지내려고 여기 교구에 있는 한국인 선교 신부님, 수녀님, 신학생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명절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제가 본당 신자들의 고통에 동참하지 못한 가운데 산 넘어 산이라고 화재 진압에 많은 물을 사용했으며, 두 달 넘게 단 한 방울의 비도 오지 않아 이제는 생활용수와 마실 물조차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마음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을 때 교구 사회복지위원회 블랑카(Blanca) 수녀님께서 우리 본당을 방문하셨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희망의 목장, 마르지 않는 우물, 그리고 건강한 지붕과 벽〉 프로젝트 후원

대구은행 505-10-160569-9 재)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조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