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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말씀살이와 말씀길잡이


글 여한준 롯젤로 신부 | 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6월 6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 마르코 14,12-16.22-26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14장 12-16절. 22-26절을 큰소리로 천 천히 읽어주십시오.

12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3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을 보내며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14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15 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16 제자들이 떠나 도성 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님께서 일러주신 그대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22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23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2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26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은 예수님께 어떤 질문을 합니까?(12절)

- 예수님께서는 두 제자를 보내시며 무엇을 하라고 이르십니까?(13-15절)

- 제자들이 가서 본 도성 안의 상황은 어떠했으며, 그들은 무엇을 합니까?(16절)

-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떼어 주시며 어떤 말씀을 하십니까?(22절)

- 제자들이 예수님께 받은 잔을 마신 후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신 말씀은 무엇입니까?(24절)

- 예수님께서는 언제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은 결코 다시 마시지 않겠다고 하십니까?(25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부탁한 사람이나 기억나는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해주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에게 시간을 내어주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커피나 차를 우려주고, 가끔 동기나 후배 사제들에게 밥이나 술을 사주고, 옆 사무실 동료에게 주전부리를 나누어 주는 것!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가 평소에 ‘주는 것’은 이 정도가 고작입니다. 여러분은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나 주면서 살고 계십니까? 그리고 또 어디까지 줘 봤습니까?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인 오늘 복음 말씀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파스카 축제를 위한 음식을 차리기 위해 준비하는 이야기(14,12-16)와 그 음식을 나누어 먹고 마시는 이야기(14,22-26)입니다. 묵상하면서 마치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는 두 가지 에피소드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듯한 단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찾아보시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그대로였다.”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찾으셨습니까?

바로 “주시다”라는 동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라고 묻는 제자에게 “거기에다 차려라.”하고 ‘일러 주셨고’,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라고 하시며, 빵과 잔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일러 주신 그대로 준비하였고, 모두 그것을 받아먹고 마셨습니다.

이렇게 성체성사는 ‘주는 것’에서 시작하여 ‘받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그래서 미사 중에 성체성사는 온전히 예수님의 내어주심으로 시작하여 우리의 받아모심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미사 밖에서,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나의 ‘주는 것’에서 또 다른 성체성사가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사랑하신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나누실 곳을 손수 일러주셨고, 당신의 몸과 피 그러니까 당신의 생명과 온 삶과 전부를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셨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얼마나 주면서 살고 계십니까? 그리고 또 어디까지 줘 봤습니까?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었던 것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무엇인지 떠올려 봅시다.

③ 내가 ‘주었던 것’ 이 더 큰 ‘받음’으로 돌아왔던 경험이 있다면 나누어 봅시다.

④ 이번 한 주간 미사를 봉헌하며 ‘주는 것’에서 ‘받는 것’으로 완성되는 성체성사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본당공동체,지역공동체,우리나라,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 성가는 가톨릭 성가 182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6월 13일 연중 제11주일 : 마르코 4,26-34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4장 26-34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6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27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28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29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30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31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32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처럼 많은 비유로 말씀을 하셨다.

34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어떻다고 하십니까?(26-28절)

- 씨를 뿌린 사람은 곡식 이 있으면 무엇을 하고,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29절)

-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에 비유할 수 있습니까?(31절)

-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았던 겨자씨가 땅에 뿌려지면 어떻게 됩니까?(32절)

-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말씀해 주십니까?(33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나이가 드니까 꽃이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한 사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은 늘 꽃이었습니다. ‘아? 나이가 들면 꽃이 좋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몇 달 전 비가 오는 주말 오후! 사제관 식관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혼자 우산을 쓰고 성모당 산책을 하다가 초롱초롱 물방울이 맺힌 꽃 사진을 찍겠다고 핸드폰 각도를 맞추랴, 우산을 붙잡으랴, 아등바등 애쓰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그렇게 꽃 사진을 몇 장 찍고 방으로 돌아오며, 대단한 포상을 받은 것 마냥 기분은 또 왜 그리 좋은지 ….

주변에 꽃이 피고, 앙상했던 나무에 새순이 돋아도 별다른 관심도 감흥도 없었는데, 꽃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이 꽃들은 때를 맞춰 잘도 피는지? 누군가의 특별한 정성과 관리가 없어도 길에 핀 꽃나무들은 얼마나 그리 풍성하고 아름답게 자태를 뽐내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모르고 지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고, 몰라도 괜찮은 줄 알았고,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고 지냈는데, 그것이 이제야 궁금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잘도 폈을까?”

이렇게 무관심하던 것들에 눈길이 가고 관심이 생긴 것은 정말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그러고 보면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열심히 일만 하고,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살던 때는 궁금하지 않던 것이 나이가 들면서 궁금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하느님 나라는 무엇일까? 정말로 있을까? 어떤 곳일까?’ 아직 젊어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것조차 모를 때 예수님께서는 답부터 먼저 주십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라고 열매를 맺지만 사람은 그것이 어떻게 되는지 모릅니다. 씨앗이 품고 있는 생명력처럼 신비롭고, 토지의 비옥한 생산력처럼 위대한 하느님의 작용이 늘 우리와 함께 숨쉬고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모른다는 말씀입니다. 또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앗인 겨자씨가 땅에 뿌려지면 어떤 풀보다 더 커지고 큰 가지를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이게 됩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나라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지만 거대한 결과로 눈앞에 주어진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은 지금도 우리 가운데 활동하고 계시며 당신의 나라를 이끌고 계시고, 작은 것을 통해 큰일을 이루시고자 바삐 움직이고 계십니다. 그래서 제 때에 꽃이 피고, 비가 오고, 해가 뜨고, 밤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어떻게 그것이 그리되는지도 모르면서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모르는 것을 모르고 있으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여기며 살아갑니다.

이제 우리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궁금해하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무엇입니까?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우리의 일상 안에서 작은 것을 통해 큰일을 이루시고자 움직이시는 하느님의 손길에는 무엇이 있을지 묵상해봅시다.

③ 그동안 모르고 지내도 상관이 없었고, 몰라도 괜찮은 줄 알았고,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고 지냈던 나의 모습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떠올려보며 우리 각자에게 ‘하느님 나라’는 어떤 의미 인지 질문을 던져 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본당공동체,지역공동체,우리나라,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 성가는 가톨릭 성가 76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6월 20일 연중 제12주일 : 마르코 4,35-41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4장 35-41 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35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36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37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38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40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41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저녁이 되자 제자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십니까?(35절)

-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모시고 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36-37절)

- 예수님은 어떻게 하고 계시며 제자들은 예수님께 어떤 말씀을 드립니까?(38절)

- 깨어나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행동은 무엇입니까?(39절)

-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십니까?(40절)

- 제자들의 심리상태는 어떠하며 서로 어떤 말을 나눕니까?(41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제자들은 배로 예수님을 모시고 갈릴래아 호수를 건너갑니다. 때는 캄캄한 저녁,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호수에는 거센 돌풍이 일었고, 물이 배 안으로 들이쳐 배에 물이 가득 찰 정도였습니다. 배가 가라앉을지도 모를 위험한 상황! 아무리 중심을 잡으려 해도 바람과 파도에 흔들리며 요동치는 배! 차 오르는 물을 퍼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제자들에게는 역부족이었을 겁니다. 인간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좌절과 거대한 자연의 위협 앞에서의 무력감,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처절한 간절함이 뒤엉킨 제자들이 보니, 예수님께서는 베개를 베고 평온하게 주무시고 계십니다.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속이 탄 제자들은 예수님을 흔들어 깨우며 볼멘 목소리로 외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일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 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자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습니다. 그러자 호들갑을 떨며 분주했을 제자들의 마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물을 퍼 나르던 제자들의 행동도 덩달아 고요해졌습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 꾸짖으며 조용히 시키신 것은 바람과 호수가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이었을지 모릅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직장에서 승진과 학교에서 성적을 위해, 좋은 남편과 어머니와 착한 자녀가 되기 위해, 주변 사람의 시선과 반응을 주시하고 살피며 치 열하고 성실하게 살아갑니다. 혹시 건강을 잃을까? 갑작스러운 사고는 당하지 않을까? 미래와 노후를 위해 충분히 준비는 되어 있는 것일까? 수많은 파도와 바람 때문에 몸과 마음은 물이 가득 찬 배와 같이 무겁기만 하고 돌풍에 흔들리는 배와 같이 이리저리 휘청이며 중심을 잡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히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괜스레 짜증이 나 볼멘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이렇게 죽을 만큼 힘든데, 너는 걱정도 되지 않냐?” 때로는 그 짜증의 대상이 하느님 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 존재와 삶의 의미와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중심을 잡고 주변을 단순화시키고 자신의 내면을 둘러본다면, 우리는 평정심을 찾고 세상을 좀 더 평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자!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이와 똑같은 말을 예수님께서 나에게 해주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돌풍에 흔들리는 배와 같이 휘청대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며 주변 사람들이나 하느님께 짜증을 냈던 순간을 돌아보며 주님께 내 마음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봉헌합시다.

③ 주님께 대한 믿음을 키우고 마음의 평정심을 찾기 위해 우리 각자의 삶에서 어떤 부분을 좀 더 중심을 잡고 단순화시켜야 할지 묵상해봅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본당공동체,지역공동체,우리나라,지구촌 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 성가는 가톨릭 성가 59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

 

 

 

6월 27일 연중 제13주일 : 마르코 5,21-43

◎ 어느 분이 짧은 말로 예수님을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의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의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 말씀 읽기

어느 분이 마르코복음 5장 21-43절을 큰소리로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22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23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24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25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26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27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9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30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3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33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3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35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38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39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40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42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43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 세밀한 독서

다음의 사항들을 살펴보며 본문의 말씀을 각자 천천히 읽겠습니다.

- 회당장은 예수님을 뵙고 무엇을 청합니까?(22-23절)

- 군중 가운데에 있던 하혈하는 여자는 얼마 동안 앓고 있었습니까?(25절)

- 그 여자의 상태는 어떠합니까?(26절)

- 그 여자는 예수님 가까이 가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며 그 이후에 어떻게 됩니까?(27-29절)

-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무엇을 물으십니까?(30절)

- 예수님의 질문에 제자들은 어떻게 반문합니까?(31절)

- 예수님께서는 하혈하던 여자에게 어떤 말씀을 해주십니까?(34절)

- 회당장의 딸이 죽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회당장에게 하신 말씀은 무엇입니까?(36절)

- 예수님께서는 어떤 제자들만 따라오게 하십니까?(37절)

- “탈리타 쿰”의 의미는 무엇입니까?(41절)

- 소녀는 어떻게 되었으며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합니까?(42절)

복음말씀을 누가 한 번 더 천천히 읽어주십시오.

 

● 새겨 듣기

잠시 침묵 가운데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말씀을 곰곰이 새기며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집시다.(3~5분)

 

<말씀길잡이>

아직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쳐보지 못했을 어린 나이인 열두 살의 딸아이가 죽을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아버지 야이로는 예수님을 찾아가 발 앞에 엎드려 “아이에게 손만 얹어 달라.”며 간곡히 청합니다. 예수님의 손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손만 얹어주시면 딸이 살 수 있다.’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실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하셨고, 야이로는 마지막 기대를 믿음에 걸었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으시자 아이는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습니다. 야이로의 12년짜리 희망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그것은 예수님의 손에 희망을 걸었던 야이로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대학교에 입학하는 기간이 되는 12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이토록 긴 시간을 하혈병으로 고생하는 어느 여인이 있었습니다. 언제 하혈이 시작될지 모르기에 늘 불안하고, 멈추지 않는 하혈로 부정한 사람이 되어 몸은 가족과 공동체로부터 멀어져 있었고, 마음은 그보다 훨씬 더 큰 고독과 외로움으로 지쳐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부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효험도 없이 상태는 더 나빠지기만 했습니다. 의사의 손에 희망을 걸었다가 가산만 탕진하고 영혼만 털려

버린 여인은 이제 자신의 손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이제는 의사가 아니라 예수님의 옷에 희망을 걸고 용기를 내어 자신의 손을 예수님의 옷에 대었습니다. 그러자 정말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았습니다. 분명 믿음으로 채워진 여인의 손은 예수님을 밀쳐대고 있던 수많은 손과는 달랐습니다. 이렇게 의사의 손이 아니라 자신의 손에 희망을 걸었던 여인은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야이로의 죽었던 12년짜리 희망이 회복되었고, 여인의 12년짜리 상처가 믿음으로 치유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예수님의 손에 희망을 건 야이로의 믿음과 부정했던 자신의 손에 희망을 건 여인의 믿음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손에 희망을 걸고 계십니까?

우리는 죽은 사람마저도 잡기만 하면 일으켜 세우시는 예수님의 손에 희망을 걸어야 하고, 믿음으로 예수님 뒤로 다가가 옷자락을 잡은 여인의 손과 같이 내 손으로 예수님을 잡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상처가 완전히 치유됩니다.

 

● 나누기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짧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실천하기

1) 다음 질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봅시다.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공동체와 함께 나누어 봅시다.

① 가장 마음에 와닿은 말씀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② 야이로와 하혈하는 여인처럼 우리 각자의 절망과 상처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이 희망과 치유로 변화할 수 있도록 주님께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드립시다.

2) 우리 공동체가 한 주(달) 동안 함께 노력해 볼 실천 사항을 정해 봅시다.

 

● 청원기도

우리 반공동체,본당공동체,지역공동체,우리나라,지구촌공동체에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시간입니다.

 

● 마침기도

마침 성가는 가톨릭 성가 510번을 부르겠습니다.

* 위 성가는 예시 자료입니다. 자유롭게 성가를 고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