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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 성월 맞이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묵상하는 시간


글 편집부

 

11월, 주님 안에 잠든 이들을 기억하며 삶과 죽음을 묵상하는 위령 성월이다. 가톨릭교회는 특별히 11월을 위령 성월로 정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과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한다. 더불어 자선활동과 자비로 지난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힘쓰는 시기이기도 하다.

위령 성월은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과 2일 ‘위령의 날’로 시작된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동방교회에서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데서 시작해 지역에 따라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 부활 대축일 다음 첫 금요일, 또는 11월 초에 지내다가 837년 그레고리오 4세 교황이 11월 1일로 정했다. 위령성월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모든 성인의 통공에 대한 교리이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된 공동체로 하느님 앞에서 시간은 무의미하고 세상을 먼저 떠난 이들과 살아 있는 이들은 이 공동체의 동일한 구성원으로 연옥에서 고통 받고 있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 더불어 하느님 나라에 이미 들어가 있는 성인들도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위해 하느님께 간구할 수 있어 산 이와 죽은 이의 통교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있다.

11월 2일 ‘위령의 날’은 998년 클뤄니 수도원의 오딜로 원장이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 날 죽은 자를 위해 성무일도를 바친 데서 시작됐다. ‘모든 성인 대축일’ 다음 날을 ‘위령의 날’로 지내는 것은 하느님 나라의 성인들을 먼저 기념한 후 연옥의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의미이다. 교황들은 위령 성월에 기도하면 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선포했는데 1일부터 8일까지 묘지를 방문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은 연옥에 있는 이들에게 양도할 수 있는 전대사를 받는다. 이는 1245년 제1차 리옹 공의회에서 선포된 연옥에 대한 교리로,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보통 사람들이 세례 후에 죄를 범했을 때 그 죄를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받으면 용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잠벌은 남게 되며, 이 잠벌은 보속을 통해 용서받게 된다. 이 세상에서 행해야 하는 보속이 있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 치러야 할 보속이 있는데, 그 보속을 치르는 곳이 연옥이다. 연옥은 죄를 용서받지 못한 채 죽어 하느님 나라에 바로 들어갈 수가 없는 영혼이 죄를 씻는 정화의 장소로, 교회는 속죄를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와 자선, 미사 봉헌 등을 통해 도울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따라서 위령 성월은 연옥 영혼들을 위한 특별한 시기가 된다.

특별히 이번 위령 성월에는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죽음은 언제나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준비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늘 주님 안에 머물러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