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독자마당 ①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3)


글 현창걸 세바스티아노|주교좌 계산성당

 

우리 가족이 다니는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성당에는 장례식장이 있습니다. 다른 말로 ‘연도실’이라고도 하지요.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다.’고 구약성경 코헬렛은 말해 주고 있습니다. 지인들의 부음이나 모르는 이들의 부음이 성당으로 들어가는 마당 입구에 안내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수시로 생각하게 합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에게 예고 없이 닥쳐올 불청객, 죽음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준주성범에도 “매일 죽음을 예비하는 자는 복되다.”라고 하면서 우리 모두에게 죽음을 잘 준비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을 때 도둑처럼 예고 없이 주님께서 오실 터이니 ‘항상 깨어 기도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집 근처에 있는 성직자 묘지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라틴어 격언이 양쪽 기둥 벽에 새겨져 있습니다. “HODIE MIHI, CRAS TIBI.(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깨어 있으라.”는 말은 어떤 뜻일까요? 잠을 자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지요. 현세의 삶에 충실하면서 신앙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다가 주님 앞에 서는 날 주님께서는 크나큰 상급으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든 우리 곁에 오실 수 있습니다. 그런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늘 깨어 기도하면서 준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