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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의 신비를 살아가는 사람들 - 포콜라레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글 안토니 테아노|포콜라레 대구 남자 본부 대표

 

저는 토니입니다. 필리핀 사람입니다. 포콜라레 평신도 선교사로 한국에 왔습니다. 저는 지금 대구 남자 포콜라레 공동체에서 살고 있습니다. 포콜라레는 이태리어로 벽난로를 의미합니다. 이 평신도 단체는 이태리 북부 트렌토에서 끼아라 루빅과 첫 동료들에 의해 시작된 모임입니다.

저의 가족은 중산층으로 대가족입니다. 저는 9남매 중 여덟 번째로 바로 위에 형은 수사 신부이고,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대부분 가톨릭 신자입니다. 포콜라레를 만나기 전에 부모님은 열심히 매일 미사에 참석하셨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자녀들 양육을 가톨릭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셨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포콜라레를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포콜라레 모임에 참여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믿음도 아주 단순했습니다. 즉 착하게 살면 하늘 나라에 가고 악하게 살면 지옥에 갈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열세 살 때 저에게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위의 사촌 형이 암으로 죽은 것입니다. 그 당시 저는 친구들보다 사촌들과 더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사촌 형의 죽음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때 스스로 인간의 삶에 대한 심각한 실존적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사람은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데 왜 우리가 존재하는가? 동시에 사춘기를 거치면서 그냥 어렸을 때 받았던 믿음의 사실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하느님은 존재하는가? 그래서 이 두 질문을 짊어지고 힘든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열네 살 때 포콜라레 피정인 마리아폴리(‘마리아의 도시’라는 의미)에 참석했습니다. 이 피정에 가기 전에 제 마음 속에 다음과 같은 기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하느님, 이번에 제 문제가 해결되게 해 주십시오. 그런데 답이 안 오면 어떻게 할까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때 하느님께서는 저의 절망을 기억해 주신 것 같습니다.

마리아폴리에서 저는 하느님의 구원을 경험했습니다. 길고 어두웠던 터널 끝에서 빛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너무 행복해서 죽음의 두려움도 없어졌습니다.

저는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첫째,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둘째, 사랑이신 하느님은 저를 개인적으로 사랑합니다. 셋째, 저도 사랑할 능력이 있습니다. 저는 마리아폴리 동안에 십대들 사이에서 누가 사랑의 행위를 가장 많이 하는가에 대한 시합을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 사랑의 행위는 누군가 짐을 나르는 것을 돕고, 바닥에서 쓰레기를 줍고, 식사 후 테이블을 깨끗하게 치우는 사소한 것들입니다. 미소와 같은 가장 단순한 행동조차도 사랑의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마치 언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전히 모르는 언어를 들으면 시끄러운 소리만 들립니다. 그런데 그 언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의미가 생겨납니다. 그 언어를 사용할수록 유창하게 말할 수 있고, 또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느님도 사랑의 언어로 말합니다. 제가 더 많이 사랑하면 할수록 더욱더 사랑의 언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고 하느님과의 관계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하여 요한 1서의 다음 구절을 기억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7-8)

그 여름 마리아폴리에서 포콜라레의 이상 속으로의 거룩한 모험이 시작되어 현재의 제가 된 것 같습니다.

 

* 마리아의 사업회라고 불리기도 하는 포콜라레 운동은 복음적 사랑의 따스함을 세상에 전파하며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예수님의 기도를 실현하는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