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속히 경제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는 인력을 수출하던 나라에서 인력을 수입하는 나라로,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사는 다문화시대를 여는 동시에 새로이 다문화가족- 결혼당사자 중 한 쪽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과 결혼한 경우 -을 맞이했다. 이에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2005년 이주사목과 함께 다문화가정을 담당하고 있는 임종필(프란치스코) 관장 신부를 만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불법체류자를 포함하여 150만 명에 이르는 다민족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는 임종필 신부는 “결혼 이민자만 약 14만 명이며, 한 해에 외국인과 결혼하는 수는 약 3만 5천 쌍으로 우리 회관에 찾아오는 다문화가정도 40가정에 이른다.”면서 “흔히 동남아시아 여성들과 결혼하는 상대가 농어촌 총각들이라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사실로 재혼자, 재소자들 외의 사람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을 이룬 대다수의 여성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좀 더 나은 삶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우리나라에 왔지만 언어·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빚는 등 대다수 적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임 신부는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살아도 싸우고 갈등하는데, 하물며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함께 산다고 생각해보라.”며 “그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다보니 제대로 된 육아와 교육을 할 수 없는 것이 다문화가정 엄마들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2005년 다문화가정 공부방을 열어 운영하다 지난 5월 17일 ‘다문화가족 다솜학교’를 연 임 신부는 “그동안은 아이들이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소강당을 교실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새로 꾸며진 교실에서 동화구연, 수학·국어를 공부하며, 미술교실 등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독서지도와 만들기를 통한 정서지원 강화를 목적으로 한 책읽어 주기, 노래와 율동을 배워 유아학습지를 무료제공하며 전문교사를 통해 교육하는 유치부 놀이방, 협동심과 자연 속에서의 체험을 통해 그들의 정서지원 강화를 위한 다문화가정 스카우트는 가톨릭 스카우트와 연계되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엄마나라 말 배우기 교실, 동요로 배우는 한글 문화교실, 다문화가정 방과후 교실, 의료재활사업, 다문화가정 봄나들이, 다문화가정 여름캠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행해져 다문화가정으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임 신부는 “매주일 11시 미사 후 아이들의 수업이 진행되는데 배고파 하는 아이들이 많아 점심과 간식을 제공하게 되었다.”면서 “비영리 종교단체이다 보니 정부지원과 지자체의 지원은 전혀 받을 수 없고, 독지가들의 후원과 교구의 도움으로 운영되어 사실상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 미진학 및 중도 탈락자는 초등학교 15.4%, 중학교 39.7%, 고등학교 69.6%라는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제도교육 안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임종필 신부는 “제도적 안에서의 통합교육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와 차별의 시선을 벗어나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동시에 마음껏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안학교를 만드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또 임 신부는 “엄마들 또한 피부색 때문에 일자리에서 차별을 받아 공장에서 밖에 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문화가정뿐만 아니라 이주민들을 향한 시선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 우리의 하느님을 믿는 형제, 자매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한 가족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주노동자, 결혼 이민자, 난민, 탈북자, 재외동포 등 다양한 문화배경과 이주경로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오늘날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을 이방인이 아닌 우리의 가족,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여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후원문의 : 가톨릭근로자회관 053)253-1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