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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가물었던 만큼 더없이 반가운 비가 내리던 5월의 셋째 토요일. 양남성당 감포공소를 향해 길을 나섰다. 신대구부산 고속도로를 달려 경주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감포로 향하는 국도를 따라 40여 분, 드디어 감포읍에 다다랐다. 하지만 마을 어디에도 감포공소를 알리는 푯말은 보이질 않았고, 감포중학교 입구와 같은 길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따라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감포항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감포공소에는 이날 ‘성모의 밤’이 마련되었다. 미사에 앞서 신자들은 초와 장미꽃 한 송이를 정성껏 봉헌하고 성모님을 향한 시 낭독 그리고 그동안 준비한 합창을 하였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새롭게 단장한 성모 동산에서 행사를 할 수 없음이 아쉬웠지만 정성껏 준비한 행사를 모두 마치고 바로 토요특전미사가 봉헌되었다. 감포공소가 소속되어 있는 양남성당 이기환(사무엘) 주임 신부는 토요특전미사는 공소에서, 주일미사는 본당에서 봉헌하고 있다. 특별히 이날 미사 가운데 본당 주일학교 어린이들은 오카리나를, 이기환 신부는 리코더를 연주해 신자들의 마음을 한결 풍성하게 해주었다. 미사를 마치고 이기환 주임 신부와 공소회장 이종은(에데시오)·고명희(수산나) 부부에게 공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공소의 시작에 대해 이종은 회장은 “다른 공소에 비해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감포공소는 1980년대 이곳으로 이사 온 나를 비롯한 두 명의 신자들로 시작되었다. ‘천주교’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곳에서 서로 신자임을 알게 된 우리는 당시 소속인 성동성당까지 매 주일 미사 참례가 힘들어 함께 모여 공소예절을 하게 되었다.”면서 “이후 성동성당 주임 신부님으로부터 ‘감포공소’라는 명칭을 받게 되었고, 10여 년 전부터 우리 집에서 공소예절을 하면서 수요일마다 양남성당 신부님이 오셔서 평일미사를 집전해 주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천주교’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이곳에서 신앙의 씨앗을 뿌리고, 공소예절을 거쳐 미사를 봉헌하게 되면서 차츰 신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부분 외지에서 이사온 신자들은 신앙 안에서 친목을 다지며 하루하루 정겹게 지냈다. 하지만 그들 마음속에서는 늘 공소를 짓고 싶은 희망이 가득했다. 그러나 바닷가 지역으로 미신의 영향이 강한 이곳에서 공소를 짓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힘든 일이었다. “1980년대 부지를 구입했지만 들어오는 입구가 감포중학교 소유인 탓에 건축 허가가 나지 않았다.”는 이종은 회장은 “다행히 2001년 진입로 허가를 얻었지만 입구를 큰 구조물로 막는 등 반대가 엄청 심했다.”고 들려준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공소신자는 물론 양남성당 신자들까지 수시로 공사 현장을 찾아 하느님께 기도드렸다. 그렇게 간절한 바람으로 2004년 다시 공사가 시작되어 드디어 2005년 9월 11일 최영수(요한) 대주교 주례로 감격스러운 봉헌식을 가졌다.

현재 수요일 평일미사와 토요특전미사가 봉헌되고 있는 감포공소에는 신학생이 상주하며 40여 명의 신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전체적인 연령대가 놓은 편이지만 신앙활동 만큼은 다들 열심이다. “공소 내에 두 팀의 레지오가 활동하고 있다.”는 이종은 회장은 “회합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지역 분위기상 냉담자 회두나 신영세자 모집이 쉽지 않다.”고 하였다. 이에 이기환 신부는 “지금처럼 열심히 기도하면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며 레지오와 함께 고명희(수산나) 반장이 꾸준히 이끌어오고 있는 소공동체를 소개했다. “우리는 본당과 공소를 따로 구분하지 않기에 ‘양남성당 감포반’이라 부르는데 나눔을 얼마나 잘 하는지 모른다.”며 칭찬이 이어진다. 고명희 반장은 “7-8명의 구성원이 10여 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가지고 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다.”면서 “적은 인원이지만 앞으로 전교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워낙 미신의 영향이 강한 곳이라 사람들의 마음을 연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백 마디 말보다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통해 ‘천주교 신자들은 저렇게 사는구나.’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기환 신부는 공소와 본당 신자들이 좀 더 변화되고 새로운 것을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특강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월에 부임한 이기환 신부의 의욕적인 모습이 좋으면서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웃음짓는 이종은 회장은 “신부님의 관심에 신자들도 전례꽃꽂이를 배워 제대에 봉사하는 등 각자의 역할을 위해 개인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자 이기환 신부는 “어려운 환경에도 하느님께 받은 탈란트를 충분히 활용하며 열심히 생활하는 신자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란다.
“앞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감포공소가 주일 미사를 참례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종은 회장의 바람에 이기환 신부는 “이번 휴가철에는 마을 입구에 현수막을 걸어 많은 이들이 감포공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천주교뿐 아니라 어느 종교도 인정받기 힘든 그곳에서 감포공소 신자들은 오늘도 묵묵히 주님을 따르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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