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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당을 소개합니다 - 선산성당
아름다운 성당, 열린 공동체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선산읍에는 1943년 세례를 받은 박을임(데레사)이 가족과 친지들에게 신앙을 전하면서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이후 1952년 6월 성 베네딕도 수도원이 왜관에 정착하면서 김영근(베다) 신부 때 ‘선산공소’로 설정되었다. 선산공소는 1956년 구미성당 관할로 변경되었으며, 신자들이 교구에 본당 승격을 건의하여 1962년 4월 5일 본당으로 승격되었다.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 뮐러(A. Muller) 안스카리오 신부는 1964년 11월 22일 성당 봉헌식을 거행하였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훌쩍 지난 2009년 6월 14일, 선산성당(주임 : 태진석 요한 신부)은 총대리 조환길(타대오) 주교 주례로 새로운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였다.

취재를 위해 선산성당에 도착한 순간, 첫 느낌은 마치 작은 공원 같았다. ‘선산천주교회’라고 새겨진 돌비석을 따라 S자 모양으로 꾸며진 산책로에는 십자가의 길이 꾸며져 있었으며, 그 중심에는 솔숲이 조성되어 있었다. 또한 담장이 없어서 누구든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평일미사가 끝난 시각, 태진석(요한) 주임신부로부터 새 성전 건립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성전 건립 시작에 대해 태진석 신부는 “본당 신자인 장 루카 부부가 성전 건립 의사를 비추어 그것을 기초로 계획하게 되었다.”면서 “모두에게 익숙한 성당을 새로 짓는다고 하니 처음에는 반대하는 신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공사를 시작하자 모두 적극적으로 잘 따라주었다.”고 말하였다. 1962년에 지어진 구(舊)성전은 성당 건축으로 유명한 알빈 슈미트 독일 신부가 지은 것으로 특유의 벽화가 그려져 있고, 곳곳에 성당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태진석 신부는 “구세대와 신세대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성전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태 신부의 말처럼 새 성당 곳곳에는 신(新)·구(舊)의 조화가 적절히 이루어져 있었다. 태 신부는 “예전에는 제대 중심에 반드시 성석을 모셔야 했다. 옛 제대에 있는 성석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성인에 대한 설명표가 분실되어 누구의 유해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창고에서 우연히 또 다른 성인의 유해를 발견하게 되어 새 제대 중앙에 안치하였다.”면서 “생각지도 못한 하느님의 은총에 신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감사드렸다.”고 하였다. 이어 태 신부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성전 입구에 있는 종은 구(舊) 성전에 있던 것으로 대·중·소 크기의 종 가운데 두 개의 종은 새 성전 종탑에 설치하였으며, 제일 큰 종만 전시하였다. 종대에는 ‘Pusan, Hamburg’라는 글자가 적혀있어 50여 년 전 독일에서 옮겨진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성당 계단에 그려진 벽화는 구(舊) 성전 제단에 그려진 ‘부활하진 예수님’ 그림으로 알빈 슈미트 신부의 작품이다. 그것을 2009년 5월 본당 신자 두 명이 새 성전 벽면에 복원해 놓은 것이다. 성당 입구의 예수성심상은 구(舊) 성전 위에 모셔져있던 예수님상이며, 성전에 모셔진 감실은 구(舊) 성전에 있던 것을 새로이 단장하였다.  또한 성당 마당의 십자가의 길은 구(舊) 성전의 14처를 이용하여 꾸며두었다.”

“옛 성당은 입구에 건물이 위치하고 있고, 담장이 있어서 ‘신성하고 엄숙한 공간’이라는 생각에 신자들 말고는 쉽게 들어오기 힘들었다.”는 태 신부는 “새 성당은 담장을 없애고, 건물을 안쪽에 지으면서 넓은 마당을 공원으로 조성하여 주민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요즘 같이 날씨 좋은 날 저녁이 되면 산책하는 사람, 배드민턴 치는 사람,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로 조금은 시끄러울 법도 하지만 태 신부는 “동네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자연스레 전교가 되고 있다.”면서 오히려 좋아하였다.

성당을 짓기 위한 기금 마련에 대해 “장 루카 부부의 봉헌과 신자들이 8억을 모아서 다른 본당에 모금활동은 하지 않았다.”는 태 신부는 “금반지를 내놓는 신자도 있었고, 성당 옆에 위치한 성심요양원 할머니들은 모아둔 쌈짓돈을 내어놓는 등 그런 정성이 모여 성당을 지을 수 있었다.”면서 신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미사 참례자가 500여 명에 이르는 선산성당은 전체적인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주일학교, 레지오, 소공동체 활동들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40-50대 청장년층으로 구성된 ‘대건회’는 새 성전 건립에 많은 봉사를 했다. “성당을 새로 지어 할 일이 많은데 신자들이 애착이 많아 알아서들 잘 한다.”고 말한 태 신부는 “주민들 속으로 녹아들어가는데 성공했으니 남은 숙제는 그들을 주님 품으로 모으는 것.”이라며 “앞으로 예비신자 모집을 중심으로 사목을 펼치겠다.”고 하였다.



 

“본당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본당 출신 사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태진석 신부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업을 이유로 도심지로 나가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얼마 전 성소를 위한 기도 모임을 조직하였다.”고 했다.

지역민들과의 소통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주님을 전하고 있는 선산성당이 이 지역 신앙의 요람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