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가톨릭교회 첫 남자 수도회로 ‘안으로는 수도승, 밖으로는 사도’로 살며 이 땅에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데 이바지한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수도원장 : 이형우 시몬 베드로 아빠스)은 9월 25일(금) 수도원 새 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100주년 기념 미사는 1909년 조선 대목구장 뮈텔 주교의 초청을 받아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두 수도자가 이 땅을 밟은 100년 동안 서울 백동, 덕원, 연길, 왜관 수도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자리였다. 3시간 동안 총 5부로 진행된 기념 미사는 1부 시작예식을 시작으로 2부 말씀 전례, 3부 100주년 봉헌 예식, 4부 성찬 전례, 5부 기념식 차례로 이어졌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노트켈 볼프 성 베네딕도회 총연합 수석아빠스 등 각 연합회 총재아빠스, 사제단, 수도자, 평신도 등 1500여 명이 함께했다. 정 추기경은 미사강론에서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는 베네딕도회 정신은 그 당시 한국 사회 가치관을 바꿔 놓았으며, 특히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숭공 기술학교와 숭신 사범학교를 열어 교육에 힘쓰며 선교, 복지, 의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문화에 큰 혁명적 영향을 끼쳤다.”면서 “100주년을 보내며 많은 젊은이들이 성소를 갖게 되길 바라고, 하느님의 은총이 이 자리에 함께 해 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영상물 상영으로 시작된 3부 100주년 봉헌예식은 수도자 9명의 전례무에 이어 오딜리아 연합회와 몬떼 올리베또의 성모 마리아 연합회가 100주년 초를 정 추기경에게 전달했다. 특히 베네딕도 규칙을 따르는 국내 6개 남녀 베네딕도회가 각 수도회 별로 100주년 초와 수도회 상징물을 봉헌했다. 또한 왜관수도원은 이 자리에서 100주년 역사서와 화보집, 새 수도원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한편 수 도형제들과 봉헌회원 404명의 장기기증 서약서를 함께 봉헌했다.
5부 기념식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축하 메시지로 시작되었다. 교황청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은 “교황 성하께서는 왜관 수도공동체와 ‘하느님을 찾는’ 일에 온 생애를 바치며 보편 교회를 섬기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따뜻한 격려를 제가 전달해주기를 바라신다.”며 “당신의 사도적 축복을 왜관 수도공동체와 100주년 행사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오틸리엔수도원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아빠스, 주교회의 의장 겸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노트켈 볼프 수석아빠스,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형우 아빠스는 감사인사를 통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라며 “수도원의 집은 모든 백성들의 집으로, 하느님께 기도하고 찬미하는 수도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형우 아빠스는 2005년 80년 만에 영구임대 방식으로 겸재 정선의 화첩을 한국에 되돌려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 감사하는 뜻으로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아빠스에게 화첩 모사본을 전달했다.

100주년 기념미사에 앞서 왜관수도원은 지난 8월 30일(일) 2007년 화재로 소실된 새 성전 봉헌식과 축하식을 가지며 100주년 기념행사의 서막을 올렸다. 그 첫 번째로 9월 11일(금)-12일(토)까지 ‘성 베네딕도회의 한국에서 선교와 문화 활동’ 주제로 역사 심포지엄을 열었으며, 9월 19일(토) 서울부터 9월 22일(화) 부산까지 총 4회에 걸쳐 베네딕도회 영성의 대가 안셀름 그륀 신부의 초청강연회를 가졌다. 또한 지난 100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사진 자료들과 수도원 역사 유물들이 전시된 전시관을 9월 20일(일) 주일미사 후 개관하는 한편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영구임대 형식으로 한국에 반환한 겸재 정선 화첩이 일반인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되어 전시됐다. 이는 1925년 한국 방문을 한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가 수집한 것으로 그림 21점이 담겨 있으며, 원본과 사본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9월 21일(월)-25일(금)에는 4년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전 세계 아빠스 총회 중간에 열리는 회의가 로마의 수석아빠스를 비록하여 전 세계 20개 연합회의 수장들이 왜관수도원에 모여 회의를 열었고 10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여했다. 또한 이 회의 기간에는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베네딕토 규칙서」 57,9)이란 주제 아래 한국 베네딕도 수도원 100년 역사를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기념음악회가 열려 100주년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모든 일에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며 지난 100년을 돌아보며 미래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한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 한국 진출 100주년 기념행사는 9월 25일 봉헌된 100주년 기념미사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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