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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단체소개-가톨릭 여성합창단
노래로 하느님 찬미를


김명숙(사비나) 본지 편집실장

로만 폴란스키의 영화 ‘피아니스트’는 폴란드의 한 피아니스트의 인생역정을 다루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들을 피해 여기저기 숨을 곳을 피해 다니던 그가 독일군 대위에게 발각되어 죽음의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직업을 묻는 대위에게 자신의 직업이 피아니스트라고 말하자 대위는 당장 연주해보라고 한다. 그러자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쇼팽의 음악을 연주하게 되고, 서서히 그의 연주에 감동한 독일군 대위는 마땅히 죽여야 할 그의 목숨을 살려줌과 동시에 아무도 모르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며 그를 살려준다.

음악은 그 어느 누구라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이를 감싸주고 포용하는 힘, 그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년호 교회단체 소개에서는 음악을 통해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톨릭 여성합창단(단장 : 정월옥 베로니카, 지도신부 : 김종헌 발다살)을 찾아 보았다.

 

특별히 교도소 재소자들과 결핵요양원 환우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가톨릭 여성합창단이 발족된 것은 1989년 3월, 이듬해인 1990년 9월 대구대교구장의 인준을 받으면서  활동에 들어갔다. 90여 명으로 시작한 여성합창단은 1993년에는 130여 명의 단원들로 구성되어 대구 인근 지역으로의 순회공연을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그러던 것이 1997년 I.M.F. 이후 많은 가정들이 생활에 타격을 입게 되자, 여성합창단의 단원들 역시 일자리를 찾아 떠난 이들이 적잖았다고 한다. 합창단의 주요 역할이 연습의 반복일 텐데, 한꺼번에 줄어든 단원 수가 제대로 보충되지 않자, 대외적인 활동 역시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을 만한 연주회를 손꼽으라면 노인복시시설을 돕기 위해 기획되었던 2001년 10월 자선음악회라고 한다. 가톨릭 사회복지회 주관으로 열린 이 음악회에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성악가들과 여성합창단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봉사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고 이익금은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였다.

 

현재 여성합창단의 단장직을 맡고 있는 정월옥(베로니카) 단장은 “매주 수요일마다 단원들이 모여 연습을 하면서 연간 계획대로 봉사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단원 수가 너무 줄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단원 보충이 되면 더 많은 활동도 할 수 있고 또 힘도 생길 텐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요.”라며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합창단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10여 년째 여성합창단에서 지휘자로 봉사하고 있는 노석동(시몬) 지휘자는 “교구 내에 산재한 사회복지시설이나 불우시설을 위해 음악으로 그들에게 봉사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쁨에 이 일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며 단원들의 수가 좀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단원 보충이 시급한 가톨릭 여성합창단, 그럼에도 20여 명의 단원들은 한마음 한 목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하며 쉼없는 연습으로  여성합창단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아가 단원 수가 더 보충된다면 보다 폭넓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만큼 단원 확보는 여성합창단의 요원한 현실이며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