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는 종교이지만, 하느님을 성실히 섬기며 살다간 이들을 성인으로 선포하여 그들의 덕을 본받으려 한다. 그리스도인은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 덕을 본받음으로써 하느님과의 더욱 완전한 일치를 이루고자 한다. 성인 공경의 본질은 “성인들의 생활에서 모범을, 통공에서 참여를, 전구에서 도움을”(교회헌장, 51항) 찾는 것이다.
교회가 성인으로 선포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가경자(可敬者), 복자(福者), 성인(聖人)의 순으로 단계적으로 심사되는데 엄격한 과정을 거친다. 성인들은 그 신분이나 배경이 다양하다. 그러나 공통된 점은 하느님과 교회를 위하여 헌신한 이들이라는 점이다. 성인은 오늘날에도 탄생되고 있으며, 지금도 세상 어느 곳에서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면서 성인의 길을 가고 있는 이들도 있다.
교회는 성인들 가운데 으뜸으로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를 공경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며, 결코 하느님 공경에 위배되지 않는다. 하느님께는 최고의 예로써 ‘흠숭지례(欽崇之禮, Adoratio)’를 드리고, 일반 성인들에게는 그들의 빛나는 덕행과 신심에 대한 존경으로써 ‘공경지례(恭敬之禮, Veneratio)’를 드린다. 성모 마리아에게는 성인들 가운데 으뜸이라는 그분의 특별한 위치와 덕행에 대한 예로써 ‘상경지례(上敬之禮)’를 드린다.
때때로 개신교 신자들이 이 점을 오해하여 천주교를 마리아교라고 혹평하는 것은 천주교 교리와 신앙생활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공경을 받을 만한 분은 공경을 받아야 하고, 그것을 격식과 절차와 정도에 따라 공경하는 것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도리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성인들을 공경하는 목적은 성인 공경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성인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함이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떠나 독립해서 성인을 공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성인 공경의 최종 목적지는 반드시 하느님이 되어야 한다. 하느님과의 일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성인 공경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 그동안 <알기 쉬운 교리상식>을 집필해 주신 이상영 신부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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