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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사목을 하며
대구대교구 병원사목 현황에 대하여(1)


손성호(요셉)|신부, 대구대교구 병원사목 담당

<빛〉잡지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병원사목 담당 손성호(요셉) 신부입니다. 우리 대구대교구에서는 2008년 9월에 병원사목 담당 신부를 임명하여 병원사목을 좀더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훨씬 이전부터 병원에 수녀를 파견하는 등 병원사목을 하고 있었으나 가톨릭계통이 아닌 일반병원에 사목담당신부를 임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교구 내 가톨릭계 병원 중에서 가장 먼저 병원사목 전담신부가 임명된 곳은 대구파티마병원으로, 개원과 동시에 수녀들이 원목실에 파견되어 병실 환자방문, 환자 대세, 예비신자 교리교육, 직원 영적돌봄 등으로 지금까지 50여 명의 수녀가 원목실을 거쳐 가면서 병원사목에 주력하였으며, 현재는 원목수녀 5명과 일반 평신도 2명 사무원 1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원목담당 신부는 1965년 왜관 성베네딕도수도원 소속 김덕신(요셉) 신부를 시작으로 파견되었으나, 수녀원 지도를 겸임하다가 1986년 수녀원이 사수동으로 떠나간 이후로는 원목전담신부로 임명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으로 제가 1999년 임명받으면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개원 초부터 수녀들이 파견되어 병원 원목실을 운영하면서 병원에 있는 신부들이 병자성사를 집전하는 등 사목자의 역할을 담당하고는 있었지요. 그 후로 천주성삼병원이 2003년 개원하면서 원목실을 개원함과 동시에 원목전담 신부와 수녀를 동시에 임명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시외로 눈을 돌려보면, 포항성모병원이 개원 초기부터 원목활동을 하였는데 1978년에 원목수녀가 책임을 맡으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신심단체(레지오)를 조직하고(한때 6개에 이름) 예비신자 교리반을 신설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으나 원목전담 신부는 따로 임명되지 않고 수녀원 지도신부가 지금껏 원목일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교구 내 사회복지 시설기관에는 대개 원장신부나 부원장 신부가 수녀들과 함께 원목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효과적이고 전문적인 병원사목을 위하여서는 사회복지 시설기관들에도 하루 빨리 원목전담신부가 임명되면 좋으리라 여겨집니다. 여타의 다른 병원들은 지금껏 원목전담신부가 따로 없기에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교구 내 모든 일반병원의 원목을 제가 맡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은 아직 제대로 된 병원사목을 다 할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서울대교구는 병원이 많기도 하지만 일반병원 원목전담사제 또한 수십 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원목전담 사제 없이 이미 수녀가 파견된 일반병원들도 있으니 경북대학교병원은 일찍이(1949년) 가톨릭신자교우회(가톨릭연구회)가 결성되어 활동하였는데, 50년대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삼덕성당 수녀들과 함께 병실을 방문하여 가톨릭 신문을 전달하고 성사를 주선하며 교리반을 개설하는 등 활동을 하다가 1980년에 이르러 원목전담 수녀가 포교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파견된, 역사로 따지자면 30년이 된 셈입니다. 이는 교구 내에서 가장 오래된 일반병원 원목실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영남대학교의료원은 1989년 가톨릭교우회 발족으로 인근본당(대명) 신부를 초청하여 매월 미사 및 봉성체를 실시하기 시작하였고 원목수녀를 요청하여 1997년부터는 예수성심시녀회 수녀들이 원목일을 보다가 1999년 말에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에서 수녀를 파견키로 함에 따라 이후 계속적으로 수녀를 파견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대구시지노인전문병원은 2002년 개원과 동시에 병원 측의 요청으로 수녀가 파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가톨릭계통 병원이나 사회복지 시설기관 중 원목전담사제가 있는 곳은 대구가톨릭대학병원과 천주성삼병원뿐이며 파티마병원은 그동안 원목전담사제가 활동했으나 2009년 2월부터는 사정으로 인하여 당분간 원목전담사제가 공석인 상태입니다. 일반병원의 경우 경북대병원과 영남대의료원, 대구시지노인전문병원 등의 원목실에 이미 수녀가 파견되어 있었고 2008년 12월 8일에는 대구의료원 라파엘관 1층 로비에서 조환길(타대오) 주교님을 모시고 원목실 축복 및 개원미사를 집전하였는데, 20여 분의 사제와 600여 명의 신자가 참석하여 열렬한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열기로 2009년 2월에는 대구의료원 원목실에 수녀가 파견되었고 이어 3월에는 대구보훈병원에도 병원 신우회의 간절한 염원이던 원목실이 개원됨과 동시에 수녀가 파견되었습니다. 2009년 9월에는 대구중앙요양병원 측의 요청으로 정기적으로 미사와 봉성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녀의 파견 없이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크고 작은 병원들이 병원 인근에 있는 본당에 각종 성사나 봉성체를 실시하고 있으며 때로는 미사까지도 요청하여 집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정기적으로 나가고 있는 병원도 주변 본당의 인적, 물적 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보면 거의 모든 일반병원들은 병원 측이나 신우회의 요청으로 원목수녀가 파견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원목사제도 이러한 필요에 의해 파견되었으니 앞으로 더 많은 사제의 파견을 기대하여 봅니다.

또 많은 봉사자들의 자발적인 도움으로 병원사목이 이루어지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희는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주었다.”(마태 25,36)는 최후 심판에서 하시는 주님 말씀을 따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교회 정신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봉사자들이 아닌가 합니다.


* 이번 호부터 연재하는 〈병원사목을 하며〉에서는 대구대교구 내에서 병원사목을 전담하고 계시는 원목사제들과 수도자들의 원목 관련 이야기들을 순차적으로 실을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아울러 '병원사목'은 대구, 경북 관내 가톨릭계 병원뿐만 아니라 수도자가 파견된 일반 병원들에서도 원목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