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성당을 떠나고 있습니다. 제1차 시노드 이후 청소년 신앙 교육을 위한 대안으로 마련된 청소년 교육위원회도 지금으로서는 유명무실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신앙기반이 부족한 대학생 교사들을 대신하여 보다 우수한 교사진을 갖추기 위해 전문직 교사들과 신앙생활에 열심한 어머니 교사들을 내세워 보았지만, 이것 또한 별다른 성과 없이 대학생 교사들 때와는 또 다른 문제점들만 드러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에 10여년 만에 어렵게 발행된 교재가 보여주듯 지속적인 교재 편찬 및 다양한 부교재 마련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며, 가정교리가 중요하다며 부모님들의 책임을 강조했지만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아무런 방법도 제시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렇게 ‘문제다…, 문제다….’하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모여서 생각하고 대안을 연구하는 단체나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2차 시노드를 준비하면서 사제들도, 수도자들도, 평신도들도 ‘젊은이 복음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를 앞에 두고도 우리는 늘 다른 문제들 때문에 바쁜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 「현대의 교리교육」은 현대 청소년의 복잡한 특성을 정확히 규명하고 그들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복음을 전하는 노력들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이미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대의 청소년 사목은 더 이상 ‘교리 지식 중심의 청소년 사목’으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이 그들의 발달단계 안에서 경험하는 심리, 욕구 그리고 그들이 노출되어 있는 교육적, 사회적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그들이 세상 복음화의 주역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다음의 몇 가지를 토론마당을 통해 고려해봐야 할 것입니다.
첫째, ‘주일학교’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한 문제입니다. 현대의 청소년들은 끊임없는 경쟁을 부추기는 오늘날 교육정책 속에서, 가정 안에서조차 인격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점점 더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대의 청소년들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해 가고, 복음화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나서도록 도와줄 수 있는 청소년을 위한 영성 계발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시기에 강력한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는 영성 계발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실마리를 찾고, 그것을 청소년 문화사목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기존의 ‘주일학교’ 라는 패러다임에 대한 재고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 청소년 교육위원회의 역할입니다. 현재 대구대교구 150여 개 본당 가운데 과연 어느 정도의 본당 청소년 교육위원회가 본래의 목적과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현재, 대부분 본당들의 청소년 교육위원회는 그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여전히 본당 신부의 관심 여하에 따라 그 성격과 역할을 달리하고 있으며, 위원 구성 자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본당도 적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교육위원회, 이대로 좋은가? 제2차 시노드를 통해 함께 생각해보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조기 신앙교육의 중요성과 부모의 책임입니다. 제1차 시노드에서는 자녀들의 신앙 교육을 위한 부모의 책임이 강조되었으나, 실천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후속적인 도움이 제공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부모가 우선적으로 성숙한 신앙인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면,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한 노력은 그저 주일학교에만 위탁하는 지금의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부모들을 위한 더욱 체계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주일학교 사목을 세분화, 전문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목국 산하의 청소년 담당이 초등부 사목담당과 중·고등부 사목담당으로 분리될 필요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넷째, 사제뿐만이 아닌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의 전문성 계발입니다. ‘평신도 청소년 사목자’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청소년들에게는 교리교재를 연구하고, 신앙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문 교리교사 이상으로, 그들의 삶을 더욱 가까이 이해해 주고 함께 해 줄 수 있는 ‘삶의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충실한 교리시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본당 신자 중 열심한 신자들이나 어머니 교사 등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청년 교사들의 경우에는 학생들과의 융화와 주일학교의 활동적인 면에 있어서 좋은 인재들이며, 당사자들의 신앙 성숙을 위해서도 그들을 지속적으로 양성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사제양성에 있어서도 보다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이며, 평신도들도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계기와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다양한 청소년 사목을 위한 교구 차원의 연구 및 대리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교구 청소년 사목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본당 상황에 부응하는 청소년 사목 모델이 제시되고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청소년 사목 활성화의 또 다른 계기가 마련 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교구 표준 교재와 더불어, 재미있는 성경 교재, 인성 교육 교재, 청소년 소공동체 모임의 성격에 부합하는 교재 등의 개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구 차원의 독립된 교재 연구팀이 구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토요 휴무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목적 대안이 있어야 하겠고, 교구, 대리구, 본당 사목자의 연계성 및 역할 분담과 활용 가능한 운영 체계의 통합 및 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