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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나는 우리 본당 공동체 - 젊은이 본당 삼덕성당 30대 청년회 윤일회
교회의 허리, 30대 청년회 윤일회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10대 주일학교, 중고등부, 20대 청년회 활동을 거쳐 30대에 이르게 된다. 사회적으로 가장 활동적이고 바쁜 시기인 30대, 그러나 정작 교회에서 그들이 설 자리는 마땅치 않다. 그렇게 갑작스레 소속감을 잃은 30대들은 점차 신앙생활을 멀리하게 되고 결국 냉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젊은이본당 삼덕성당 배상희(마르첼리노) 주임신부는 2009년 4월, 30대 청년회 윤일회를 발족하였다.

윤일회를 구성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배 신부는 “축구경기를 하다보면 미드필드(중간), 즉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 하지만 교회에는 허리 계층이 없다. 요즘 젊은이에게 가장 중요한 직장과 혼인 문제를 다른 곳이 아닌 신앙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잃었던 것들을 밖에서 찾지 말고 올바른 가치관에서, 하느님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평균 수명이 길어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요즘, 어르신들을 돌보며 사회 복지 활동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이들이 30대이며, ‘부모’의 위치에 있는 30대가 열심히 신앙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주일학교 아이들의 신앙이 튼튼히 다져지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윤일회 배광호(베네딕토) 회장은 “20-30대가 혼재해 있는 청년회에서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20대 회원들과 공통 관심사도 다르고, 기혼자가 많은 30대들과의 대화 주제부터가 달라지게 된다.”면서 “20대 청년회만큼 활동적이진 않지만 30대 청년회는 은근하게 타오르는 장작불처럼 서서히 신앙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고 말했다.

20대 청년회의 활동을 윤일회에서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50여 명의 회원들은 홍보팀, 전례팀, 복사팀, 음악팀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4개의 팀에는 각각 팀장과 부팀장이 있는데 팀장은 윤일회 기존 회원이 맡으며, 부팀장은 20대 청년회에서 새롭게 입회한 회원이 맡도록 하고 있다. 배 회장은 “20대 청년회에서 가장 선배로 있다가 윤일회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막내가 된 회원이 기존 회원들과 잘 융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이를 통해 위아래 선후배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윤일회는 매 주일 저녁 7시 미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생활성가그룹 팍스와 데우스가 미사 반주를 하고 있고, 마지막 주는 윤일회 성가대에서 준비하고 있다. 또한 예비신자 교육과 봉사 그리고 회원들이 함께 모여 복음 나누기 7단계를 실시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복음나누기를 대신하여 배상희 신부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주일 오후 5-6시까지 신자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구 차원에서 30대 모임을 더욱 권장했으면 좋겠다.”는 배 회장은 “사회적으로 가장 바쁜 시기인 30대들은 사회적으로 메마르기 때문에 성당에 와서 무언가 받고 느끼길 원한다. 바쁘다고 배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본당에서 더 따뜻하게 감싸 안아줘야 한다.”면서 “30대 회원들에게는 20대의 활동으로 인한 경험이 있고, 다양한 사회생활과 직업군을 통해 20대 청년회원들에게 멘토링(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구성원을 1대1로 전담해 지도·조언하면서 잠재력을 개발시키는 것.)을 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상희 신부는 “30대 청년들은 교회에 대해 목말라하고 있다. ‘30대 청년들에게 교회가 무엇을 도와줄까? 30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20대는 30대를 존경하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전수받고, 30대는 20대의 열정을 본받아 함께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대구대교구 내에서 처음 시작된 만큼 30대 청년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회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배 회장은 “회원 모집은 미사 시간에 안내문을 배포하거나, 본당 인터넷 카페를 통해 문의 해오거나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회원들이 여러 본당에서 모였기에 앞으로 윤일회가 활성화되어 나아가 각자의 본당에 30대 청년회를 조직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배광호 회장은 “윤일회가 구성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기에 우선 올 한 해를 제대로 살아보고자 한다. 일 년을 살면서 피정, 체육대회, 성지순례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윤일회 역사의 기초를 다지고자 한다.”면서 “윤일회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소년소녀가장이나 홀몸노인들을 위한 봉사단체를 결성하여 그들의 말벗이 되어주거나 경제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상희 주임신부는 “서울이나 인천 등지에 30대 모임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윤일회가 도화선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윤일 요한 성인을 본받자는 의미로 지은 윤일회 이름처럼 앞으로 청년들을 위한 윤일 축제를 마련하고 싶다.”고 하였다.

젊은이 본당 삼덕성당 윤일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30대가 교회 안에서 더이상 소외받는 존재가 아닌 교회의 허리 역할을 톡톡히 해 나가길 기대해본다. * 본문 내 팀별, 단체사진 제공 - 배광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