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60여 명의 청년들이 모여 준비한 록 뮤지컬 ‘가스펠’ 공연이 드디어 2월 6일(토) 오후 7시 공연을 시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지금까지 사랑받으며 재공연되고 있는 ‘가스펠’ 공연은 세례자 요한의 출연부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까지의 행적을 마태오 복음을 기초로 구성한 극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 중 십자가를 통한 인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담아낸 작품으로 2010년 가톨릭 청년 신자들에 의해 재구성하여 탄생하게 되었다.
2004-2005년 생활성가밴드 ‘PAX’의 공연 중에서 ‘가스펠’의 한 장면을 본 관객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고, 그러던 중 삼덕성당이 본격적인 젊은이를 위한 본당으로 바뀌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게 되자, 배상희 주임 신부는 젊은이 문화를 좀 더 활성하고 싶었다. 이에 ‘PAX’의 단장 조광형 씨에게 “삼덕성당의 성전을 내 줄테니 배를 만들어 띄어 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조광형 씨는 ‘가스펠’ 공연의 연출가로 본격적인 팀을 꾸리게 되었다.
음악은 ‘PAX’가 맡고, 먼저 배우를 선발했다. 대학에서 이미 가스펠 공연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청년, 2004-2005 ‘PAX’의 공연자, 6-7개 본당의 끼 있는 청년들 그리고 두 명의 전문 배우를 영입해서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지만 어려운 점은 많았다. 조광형 연출가는 “직장인 그리고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연습에 참여해야 했기 때문에 함께 모이는 시간을 만들기가 너무나 어려워 처음엔 많이 삐그덕 거리고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서로를 배려하면서 그 시간이 점차 사라졌다.”고 들려준다.
지난 6개월 동안 이들은 일주일에 세 번, 늦은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연습을 해왔다. 어떤 배우는 표현력이 좋고 또 어떤 배우는 노래가 월등하다는 조광형 연출가는 “배우들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이번 공연의 목적은 생활성가, CCM, 복음성가, 가톨릭 음악과 성경의 이야기들, 즉 교훈적인 내용들을 접목시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남녀노소 구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극을 찾다보니 가스펠이 들어왔다.”며 “복음 안에서 재미와 감동을 찾는 공연.”이라고 전했다.
 
1971년이라는 시대를 2010년의 현재로 표현해낸 이번 공연의 주역들 가운데는 조광형 연출가와의 인연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전문 배우 이민주(모니카) 씨가 있다. 이민주 씨는 “실제로도 직업배우이고, 또 본거지가 대구가 아니다 보니 이동하는 시간을 내기가 참 힘들었지만 공연 연습을 하는 내내 배우들의 열정에 많이 배우고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바쁜 삶 속에서 내 안에 계신 하느님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한 차례 경험이 있고 이번 공연에서 예수 역을 맡은 편해진(미카엘) 씨는 “이 공연을 다시 하면서 성경구절을 모조리 외우게 됐다.”면서 “처음엔 배역 때문에 외우게 됐지만 점차 그 성경구절에 진실로 빠지게 되어 그분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고 전했다. 또 ‘PAX’의 멤버로 공연에 출연하는 김혜진(스콜라스티카) 씨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많이 긴장되지만 많은 분들과 호흡할 수 있는 이런 공연이 너무 좋다.”며 “공연을 준비하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는데 이제 무대에 올려지면 끝이라는 생각에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첫 공연에 앞서 시작된 리허설에서 다시 만난 조광형 연출가는 무대의 조명, 음향 시설, 배우들의 자리 위치, 연기 동작 하나하나까지 신경쓰며 곧 있을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번 공연을 올리기까지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또 하고 싶었고 할 수밖에 없었다는 조광형 연출가는 “이제 이 리허설이 끝나고 한 시간 뒤면 첫 공연이 시작된다.”면서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무런 바람없이 기꺼이 시간을 봉헌해 준 배우들한테 너무도 고맙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배상희 신부님과 교구설정 100주년이 되는 2011년 ‘청년의 날’ 때 다시 한번 ‘가스펠’ 공연을 올려보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공연이 일회성 공연이 아닌 정기적, 분기별, 학기별로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시간과 열정을 불사르며 공연을 준비해왔던 조광형 연출가를 비롯하여 10명의 배우들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모두가 즐거웠던 공연, 감동의 시간을 보내며 그분의 말씀이 언제 어디서나 어떤 형식으로든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 있음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번 공연이 2011년 또는 가까운 미래에 다시 한번 우리들 곁으로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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