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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나는 우리 본당 공동체 - 주교좌 계산동성당 주일학교 교리교사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성당’에서 만나는 선생님 교리교사, 그들은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해 매주 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주말을 오롯이 봉사하며 지낸다. 이렇게 애쓰는 교리교사들을 위해 일 년에 한 번씩 ‘교리교사의 날’ 행사가 열리는데, 이날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4년, 7년, 10년 근속상 시상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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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봉사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 줄 것을 응원하는 이 상을 수상한 계산성당 주일학교 이경연(율리안나) 교리교사와 이승주(아가다) 교리교사 그리고 서정민(젬마) 교리교사회장을 만나 주일학교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동성당(주임 : 이재수 시몬 신부)에는 초등부 70여 명, 중·고등부 50여 명의 학생들이 주일학교에 속해 있다. “초등부는 ‘체험’을 중시하며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하느님을 느끼게 하고 있으며, 중·고등부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복음나누기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서정민 교리교사회장은 벌써 6년 째 교리교사를 하고 있으며 10년 차 이경연 교사와는 모녀(母女) 사이다. “교리교사를 하면서 너무 행복해하는 엄마 모습에 ‘무엇이 그렇게 행복할까?’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는 서정민 교사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이경연 교사는 뇌성마비 아들을 주일학교 유치부에 보내며 매주 성당에 따라다니던 중 수녀님의 권유로 교리교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말이 느리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아들이 성탄 예술제에 함께 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유치부를 맡게 되었다.”는 이경연 교사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잠시 그만두었다가 아이들이 너무 좋아 다시 시작하여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큰딸은 물론 작은 딸(서정민 교사회장)까지 교리교사를 하면서 모녀 사이는더욱 돈독해졌다. 서정민 교사는 “처음엔 엄마랑 같이 하는 게 불편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고, 엄마의 진심어린 충고로 인해 제 자신이 더 발전하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이경연 교사와 함께 초등학교 3학년, 첫영성체 가정교리반을 맡고 있는 이승주(아가다) 교사는 아들을 주일학교에 보내면서 교리교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교리교사 연수로 당시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엄마가 꼭 교리교사를 했으면 좋겠어.”라는 아들의 응원에 힘입어 벌써 7년째 해 오고 있다. 이승주 교사는 교리교사를 시작하기 전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학교 사목 중인 사제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느날 한 학생이 신부님께 ‘선생님은 신부님이자 선생님이면서 왜 우리를 차별해요?’라는 말을 듣고 그 신부님께서 많은 생각을 하셨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나도 아이들이 그런 느낌을 받지 않도록 모두에게 평등하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이야기한다.

소형섭(아우구스티노) 보좌신부는 “이경연, 이승주 교사는 제가 본당에 부임하기 훨씬 전부터 교리교사회를 잘 지켜오셨고, 젊은 교리교사들에게 살아있는 산 증인.”이라며 “15명 내외의 교리교사들에게 교사로서의 모범을 보이고 계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첫영성체 가정교리반은 이경연, 이승주 교사를 포함한 어머니 교사 4명이 이끌어가고 있는데 실시한 지 한두 해 만에 좋은 반응을 보이며 그 사례를 사제들이 구독하는 잡지에 싣기도 하였다. “반응이 점점 더 좋아져 요즘은 다른 본당에서 배우러 올 정도.”라는 소 신부는 “가정교리반을 계기로 주일학교 어머니들의 본당 활동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려주었다.

첫영성체 가정교리반과 함께 나날이 활성화 되어가는 초등부와 더불어 중·고등부에서는 지난해부터 복음나누기를 실시하고 있다. 서정민 교사는“청년 복음나누기 교재를 통해 교리교사들이 먼저 복음나누기를 실시한 후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주일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설명하며 “복음나누기를 통해 마음 속 이야기를 터놓는 아이들을 보며 말씀 안에서 변화되어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주일학교 아이들에게는 성당에 와서 그냥 놀기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하느님의 힘을 얻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소 신부는 “교리교사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열심히 배우려는 새내기 교리교사들과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두분의 선생님이 계셔서 매우 든든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젊은 교사를 더 좋아할 것 같지만 오히려 연륜이 있는 어머니 교사들의 말을 더 잘 듣고, 또 경험이 많으시고, 아이들에게 정도 더 많이 쏟으시기에 주일학교에 있어 꼭 필요하신 분들.”이라는 서정민 교사는 “교리교사회 안에서도 어머니 교사들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가 정리되며 교리교사의 롤 모델(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나 임무 따위의 본보기가 되는 대상이나 모범)이 되어주시어 너무 좋다.”고 하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경연 교사는 “인생의 40대를 교리교사를 하면서 보냈는데 50대에 들어서니 보좌 신부님이나 다른 교사들이 나를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떠날 때를 잘 알아야겠지만 하느님이 나를 필요하실때까지는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이승주 교사는 “주일신자였던 제가 교리교사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시는 친정어머니의 기도 덕분에 지금까지 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7년 근속상을 받았으니 앞으로 20년 동안 더 하라는 어머니의 격려와 부족한 나를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계속 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소형섭 신부는 “두 분은 전혀 부담 없이 맡은 일을 잘 해주시고, 가정교리반을 활기차게 운영해 주셔서 계산성당 주일학교의 기둥이자 보물.”이라며 “임기가 끝나면 저는 본당을 떠나겠지만 주일학교를 지키고 사랑하는 우리 교사들이 지금처럼만 잘 이끌어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렇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교사들이 있기에 오늘도 계산성당 주일학교 학생들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