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1차 시노드에서의 본당상
대구대교구 제1차 시노드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룬 사안이 ‘본당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제1차 시노드가 폐막되고 난 이후, 다른 의제들에 있어 비교적 체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수행하였던 사안이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본당의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많았고, 이때 ‘소공동체 운동’이야말로 본당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라는 결론을 내려, 이후 교구장 교서를 통하여 교구의 지속적인 비전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본당의 소공동체 운동 정착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신자들의 참여입니다. 본당 신부들로 하여금 본당활동 및 의사 참여를 위해 문을 열 수 있도록 촉구하여 신자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신앙생활을 꾀하였습니다.
둘째, 반모임의 활성화입니다. 본당의 대형화가 가져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역 공동체의 활성화가 중요하고, 또한 반모임은 기초 공동체로서 소공동체의 핵심이므로, 특별히 복음나누기를 통하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신자들끼리, 그리고 이웃들과 형제애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셋째, 사목평의회의 구성입니다. 본당의 구조를 소공동체를 전개하는데 합당한 기구로 전환하기 위하여 사목평의회를 만들고 기존의 평협은 사도직을 하는 단체의 협의회로 존재하게 하였습니다.
넷째, 사목계획의 일관성입니다. 특별히 소공동체 운동을 전개해 가기 위해서는 본당의 중장기 계획이 필수적이고, 이에 따라서 본당신부의 인사이동과는 별개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목 계획이 설계되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1차 시노드에서는 소공동체 운동과는 별도로 앞으로의 본당 공동체 발전을 위하여 지역 공동사목, 본당 재무평의회 결성, 평신도 재교육 및 전례참례, 본당 제 단체 활성화, 공소의 활성화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교구 소공동체 운동의 현실
이렇듯 제1차 시노드 이후 본당상의 가장 큰 변화의 축은 본당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소공동체 운동의 추진입니다. 교구 소공동체 운동은 제1차 시노드 이후 1999년 8월 교구장 명으로 평협 중심의 본당 조직이 소공동체 중심의 본당 조직으로 변경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1년 소공동체 지도자 대회 이후 2005년 교구장 사목교서를 통하여 각 본당의 소공동체 운동의 확대를 결의하였고, 2005년 3월 당시 73개의 본당 618개의 공동체가 매주 복음나누기를 통하여 소공동체의 기틀을 다지고 있었습니다. 2008년 교구장님의 사목교서에서도 본당의 소공동체에 적극 참여해야 함을 강조하였었고, 작년 교세 통계 자료를 보면 63개 본당에서 1,106개의 소공동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구 소공동체 운동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소공동체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의견이 극명하게 갈라져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반 모임의 소공동체화가 과연 ‘소공동체 활동인가?’라는 점입니다.
셋째, 진정한 소공동체 운동의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프로그램과 교육을 통한 본당 차원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넷째, 사제 인사이동에 따른 사목 계획 일관성의 결여를 둘 수 있습니다.
다섯째, 소공동체는 소공동체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본당 사목구조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한 본당 구조 개편에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산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여섯째, 획일화된 소공동체 운동이 여타 신심활동의 위축을 초래한다는 의견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는 본당 중심의 한 단체라는 잘못된 이해의 소공동체 운동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곱째, 교회의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강력한 성직자의 의지로 추진되어 평신도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로 이어지지 못한 점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국형 소공동체의 가능성이 내포하고 있는 개념과 의미의 혼돈이라든지, 구조화되지 못한 소공동체의 대안으로 시행되고 있는 속인주의식의 소공동체가 과연 소공동체로써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 등이 남아 있습니다.
소공동체 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많은 분들은 소공동체 운동이야말로 곧 미래 교회의 모델이라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또한 많은 분들로부터 소공동체 운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현 상황에 맞지 않는 모델이라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동안 7-8년 동안의 성과로 과연 소공동체 운동을 평가할 수 있는지, 소공동체에 대한 이해 부족의 결과인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인지 깊이 있게 연구, 논의되어야 하겠습니다.
본당사목의 일관성
“본당 사목방침과 계획에 대한 중ㆍ장기계획을 설계하고 이에 따라 매년 시행되어야 할 사목실천방안을 모색하는 등 단계적이고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당 사목계획이 설계되고 실천되어야 하는 점. 교구 발전을 위해 교구에서 제시되는 교구 사목방침과 중·장기계획에 따라서 일선의 각 본당사목에 대한 중·장기계획을 세워 나가야 한다.
각 본당의 실정과 예결산 현황, 신자 현황 등을 고려하고, 이에 따라 본당 공동체의 생활을 종합적으로 평가함으로써 현실성 있으면서도 미래의 본당상을 만들어 나가는 본당의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본당 발전을 위한 중ㆍ장기계획을 실천함에 있어서 도중에 변경사항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이때에는 미리미리 검토하여 계획을 수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의견은 제1차 시노드 때에 대의원들이 건의한 사항이고, 이에 대하여 교구장 교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본당 사목평의회에서는 매년 사목 계획을 세우고 실천 후 반드시 평가를 한다면 본당 신부의 이동으로 본당 사목 전반이 바뀌는 혼란은 없어질 것입니다. 사목 계획실시 도중에 본당 신부가 바뀌어도 사목의 일관성을 위해서 이미 수립된 계획대로 추진하고, 시급히 변경이 필요한 것은 반드시 사목 평의회의 논의를 거쳐 부분적으로 서서히 변경할 것입니다.”
평신도 재교육의 필요성과 방안
선교 3세기를 맞는 한국교회는 양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숙제는 영적 성숙을 위한 평신도교육의 활성화 방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오늘날 교회가 과연 세상을 복음화하고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물질주의사상의 팽배, 과학만능사상, 쾌락주의 만연으로 사회 복음화에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아직도 유교사상, 불교사상, 민속신앙의 특수성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평신도 재교육이 더욱 요청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평신도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르 1,15)는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현세주의에서 벗어나 성숙한 성인교회를 만드는데 헌신해야 합니다. 유교, 불교와 달리 우리 교회는 기복적 신앙사상을 탈피하는 평신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는 능동적인 자세로 교회에 참여하고 성직자에게 종속된 관념을 탈피하고 자주적 관념을 가져야 하며, 율법주의 사상에서 생동하는 자기성화로 생활태도를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주의에서 공동체 신앙인으로 변화하고 공로주의에서 사명의식으로 변화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평신도 재교육의 방향이 설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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