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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나는 우리 공동체 -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
“나를 두드려! 열린 마음으로!”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초등학교 2학년부터 대학교 1학년까지 서른다섯 명의 남학생들이 좌충우돌 자신들의 꿈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봄날 아침 군위군 부계면 가호리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원장 : 채말임 스텔라 수녀)’에 도착하였다. 현관에 들어서니 입구 신발장마다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운동화들이 눈에 들어왔다. 빼곡히 들어선 신발들을 바라보며 참 많은 아이들이 살고 있구나 싶었는데, 응접실로 안내하던 박춘화(가타리나, 사무국장) 수녀가 “우리 친구들 신발인데 많지요?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라며 활짝 웃으며 설명해준다.

“나를 두드려! 열린 마음으로!”라는 2010년 슬로건이 인상적이어서 여쭈어보니 박 가타리나 수녀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결정되었는데, 나를 두드려야 내 마음이 열리고 내 마음이 열릴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들려준다.

1989년 기공식을 거쳐 1990년 개원한 사회복지법인 성바오로 애덕원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은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소년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입소자격으로 나이제한(6-11세)을 두는 것은 양육시설을 띤 보호시설에서는 비교적 어릴 때 들어와서 지속적으로 인성교육을 받을 경우 적응이 쉽고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입소한 뒤에는 개개인의 자립능력이 될 때까지, 또 학업을 원할 때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접목시켜 청소년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어 신바람나는 공동체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청소년의 집은 특화, 인성, 교육, 문화프로그램 등 세분화된 프로그램들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관계 안에서의 강점 찾기’에 주력하고 있는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에서는 청소년 개개인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스스로 찾음으로써 하느님께서 주신 온전한 모습을 찾아 개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방법으로 애니어그램, 칭찬하기 프로그램과 수영, 학원 수강과 더불어 청소년의 집에 머무르는 동안 기본적으로 외부강사들의 자원봉사에 힘입어 축구와 퓨전 사물놀이, 실용음악(드럼, 기타, 피아노, 키보드), 종이접기 등을 배우게 되고 학년, 성향에 맞는 교육을 통해서는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진학과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익힌 예능의 수준은 전문가 못지않게 뛰어나고 사물놀이 또한 그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수도자를 포함하여 13명의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외부강사들의 도움으로 학교교육 외 교육과 취미생활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의 집 프로그램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가정체험프로그램이다. 채말임(스텔라) 원장 수녀는 가정체험의 필요성에 대해 “남자 아이들은 일반 가정의 아이들처럼 섬세하고도 배려하는 마음으로 돌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두 달에 한 번씩 이곳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 집으로 2박 3일 동안 가정체험을 나가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가정처럼 살아가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역할분담을 병행한 2박 3일의 가정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존재감을 갖게 되고, 때때로 개별결연이 이루어질 때 아이들의 내적성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가정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청소년의 집에선 아이들을 위한 자립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대구지역내 그룹홈을 만들어 성장기동안 자립의 기반을 다지자는 의미에서의 그룹홈 공간을 의미한다. 하지만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희망사항일 수밖에 없지만 언젠가 꼭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아이들은 저마다 안고 있는 크고 작은 상처들을 예능이나 운동을 통해 표출해내면서 자기 안에서 스스로 승화시키고 화해시켜 나가는 방법들을 익혀가고 있다.”고 들려주는 채 스텔라 원장 수녀는 “이곳에서 성장하여 뒷날 가정을 꾸려 자녀를 낳아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실제로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선배들이 찾아와 청소년의 집 아이들에게 새로운 빛,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도 한다. 박 가타리나 사무국장 수녀는 “밖에서 상처받고 들어 온 아이들이 우리공동체에서 사랑을 받고 점점 더 안정적으로 편안해지고 밝아지면서 본래 아이의 얼굴을 찾아갈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고 들려주었다.

인생의 어렵고 힘든 시기,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고 그 뻗은 손을 꼭 잡아줄 이가 있을 때 우리의 삶은 좀더 풍요로울 것이다. 나눔은 내가 가진 것이 꼭 많아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더욱 빛나고 참되다. 사회로부터 또는 부모로부터 냉대 받던 아이들이 제2의 보금자리를 찾아 들어와 새 둥지를 틀고 그 안에서 새로운 희망,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살아가도록 말없이 돕는 숨은 봉사자들과 후원자들 그리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생님들과 수도자들이 있기에 오늘도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 친구들은 힘차고 당당하게 그리고 신바람나게 살아갈 수가 있다.

 

* 마음을 나누어 주실 분 : 대구은행  220-05-024126-001 성바오로청소년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