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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마리애 체험사례 - 단원교육을 다녀와서
첫 영성체 부모교육과 레지오 마리애 기본 교육을 다녀와서


김경희(모니카)|만촌3동성당, ‘오묘한 매괴 쁘레시디움’부단장

반복되는 일상이 직업인 우리 주부들에게 한 번쯤은 일탈하고픈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재교육이다, 연수다, 모임이다 하여 공공연하고도 당당하게 집을 떠나볼 수 있겠지만 전업 주부들에겐 이런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자식들 다 키우고 출가시킨 50대 이상의 세대라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 여행도 가고 하겠지만 아직 손이 많이 가야 할 꼬물꼬물한 애들이 있는 30,40대 주부에겐 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1월과 3월에 나에게도 성당을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에는 막상 집을 하루 종일 비운다고 생각하니 챙겨야 될 애들 걱정이 앞섰지만 참석하게 되었다.

1월에는 첫영성체 가정교리교육을 이틀간 교구청 별관 대회합실에서 받았다. 그날따라 올해 가장 기온이 낮은 날이었는데 너무너무 추워 같이 간 세실리아 동생과 조금은 고생도 했지만, 인보성체수도회 가정교리연구소 수녀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지난해 작은 아이 첫 영성체 교육받기 전에 이런 강의를 들었더라면 부모교육과 자녀교육을 더 잘 받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이틀 동안의 강의가 첫 날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려고 하여 옆에 있던 세실리아 동생에게 “우리가 지난해 결석 안 하고 첫영성체 부모교리를 받아서 이 꼴 났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더니 우스워 죽는다고 킥킥거리며 오는 졸음도 날려버렸다. 열심히 토론도 하고 귀도 기울이며 강의를 듣던 각 본당의 어머니들의 진지한 모습이 지난 3월 〈빛〉잡지에 사진으로 나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 세실리아 동생과 나는 우리 본당의 첫영성체 교리교사가 되어 그 교육을 바탕으로 열심히 봉사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 또한 우리가 가톨릭 신자가 아니면 해 볼 수 없는 일이질 않겠는가, 생각하니 너무 감사하고 뜻 깊게 느껴졌다. 그리고 또 3월의 교육은 3월 20(토)-21일(일) 이틀간 연화리 피정의 집에서 대구 의덕의 거울 세나뚜스 레지오 마리애 제133차 기본교육을 받게 된 일이었다. 이것은 특히 1박을 하는 것이라 많이 망설여졌는데, 예비신자인 남편에게 레지오 단원이면 누구나 받아야 하는 교육이라며 양해를 얻어 우리 본당 자매 8명이 함께 떠났다.

오묘한 매괴 쁘레시디움인 우리 단원은 크리스티나, 세실리아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함께 갔는데 워낙 밝고 명량한 우리이기에 떠나는 아침부터 분주하고 시끌벅적했다. 헐레벌떡 뛰어온 세실리아 동생이 단장의 차를 타자마자 “어제 저녁부터 국 한 솥 끓이고, 가방 보따리 챙겨 현관문 앞에 두었더니 신랑이 ‘저 가방 보니 오금이 저린다.’고 했다.”고 말해 또 한바탕 웃었다. 아이가 세 명이나 되는 세실리아 남편의 심정이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연화리 피정의 집은 한 번 파견미사를 가본 적이 있어 낯설지는 않았는데 수녀님들의 생활을 한눈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구석구석을 깨끗하고 예쁘게 꾸며놓아 정감이 가는 아담한 곳이다. 기본교육 내용은 지난 3월 〈빛〉잡지에 제132차 교육을 다녀오신 신현구(요셉) 형제님께서 상세하게 설명하셨기에 나는 교육 내용은 생략하고 이틀간 교육을 받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소개할까 한다.

방배정은 본당별로 해주시어 전혀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아 부담이 없었고, 깨끗하게 잘 정리정돈 된 숙소는 수녀님들의 부지런함을 한 번 더 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특히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매끼니 식사였다. 정말 웰빙 그 자체였다. 수녀님들께서 직접 가꾸시고 만드신 음식들이 정갈하기 그지없어 강의가 조금 지루하거나 100분씩 앉아있기 힘들라치면 세실리아 동생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언니, 밥 먹는 희망으로 버티자.”라고 할 만큼 좋았다.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교육 내용보다도 이런 환경적인 이야기를 하며 다음에 가족 피정이 있으면 같이 가자고 자랑도 했다.

첫째 날 저녁, 난생 처음으로 십자가를 가슴에 안아보고 울컥거리는 마음을 억누르느라 애썼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성사를 보는데 봉사자님께서 작은 것 말고 큰 잘못들을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의자에 앉아서 보라고 하셨는데, 성사보러 들어갔다 나오는 자매님들마다 속이 너무 후련하고 성사를 주신 하성호(사도요한) 지도신부님의 따뜻함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나 또한 이번 성사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특강을 하신 하성호 신부님, 전광진(엘마노) 신부님의 재미있으면서 알차고 핵심 있는 내용은 내가 이런 교육이 아니면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싶을 만치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식구들이나 주변 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실천해야 할 의무를 일깨워주신 것 같아 참으로 감사했다.

1박 2일의 짧은 교육이었지만 내 가슴에 와 닿았고 체험한 알찬 프로그램을 오묘한 매괴 쁘레시디움 우리 단원들에게 재미있게 이야기 했더니 다녀오지 않은 단원들의 눈빛이 그야말로 ‘나도 꼭 가봐야겠다.’는 표정들이었다. 어떤 피정이나 교육을 통해 우리가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데 활력소와 재충전의 기회가 된다는 것을 알았고, 나이에 상관없이 다른 신자 분들에게도 꼭 전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교구의 여러 단체에서 말없이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다시 알게 되어 감사했고, 본당에서나마 작은 봉사라도 해야겠다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돌아올 때 세실리아 동생과 나는 “다음에는 꾸르실료교육에 참가하자. 그런데 그건 좀 빡시다던데….” “언니, 그래도 간식은 끝내준다더라.”하며 킥킥거리고 있으니 마중 나오신 단장님이 우리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