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 병원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24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영남대학교 의료원 신우회(지도 : 손성호 요셉 신부) 회원들,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과 업무는 다르지만 하느님의 자녀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는 이들이다. 때로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때로는 오지의 슈바이처가 되는 영남대학교 의료원 신우회 이정철(요아킴) 회장을 만나 그들이 전하는 병원 신앙의 24시간을 들어보았다.
1989년 창설된 영남대학교 의료원 신우회는 110명의 회원들 중 30여 명이 월례모임, 미사, 다락방 기도, 피정, 의료봉사, 성지순례, 연도, 병자 방문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정철 회장은 “모든 회원들이 함께 활동할 수 없어 아쉽지만 병원이란 특수한 환경에 있다보니 참여도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영남대학교 의료원 신우회는 매월 둘째주 수요일 점심시간(12시-1시)을 이용하여 월례모임을 갖고 있다. 이정철 회장은 “우리 병원에 파견돼 계신 수녀님의 주관으로 복음나누기 및 활동계획 보고 등의 소공동체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때는 봉사자들도 함께 참여해 짧은 시간이지만 바쁜 업무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영남대학교 의료원 신우회는 의사, 약사, 간호사, 방사선 기사, 사무직원 등 저마다 일하는 곳은 다르지만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짝수달 첫째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떠나는 의료봉사에는 한 사람의 회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이정철 회장은 “그동안 소보둥지에 의료봉사를 갔으나 소피아 수녀님께서 진동 요셉의 집으로 소임을 떠나시면서 그곳에 머물던 분들도 모두 떠나 더 이상 의료봉사를 갈 수 없게 되어 지금은 의료봉사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다른 곳을 찾고 있지만 우리 지역의 의료체계가 좋아져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들을 위해 봉사하는 한편 외국인 근로자들과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해서도 봉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에 봉헌되는 미사를 비롯하여 환자와 보호자, 회원들이 매일 30분씩 함께 하는 다락방 기도 모임과 더불어 연도, 병자 방문 등의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에 이정철 회장은 “병원 내 신관 회의실에서 토요일마다 미사가 봉헌되는데 이 시간은 회원들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들이 함께 한다.”며 “전에는 대덕성당 주임신부님들께서 신우회의 지도 신부로 미사를 집전하러 오셨는데 작년부터 담당사제로 손성호 신부님이 오시면서 미사 등 여러 가지 활동에서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영남대학교 의료원 신우회 회원들이 행하는 모든 일은 선교가 될 정도로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병원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신앙인의 소명으로 환자와 가족들을 대하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동시에 병원을 이용하는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이정철 회장은 “부활절과 성탄절이 되면 달걀과 빵을 돌리며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며 환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방문자들과 함께 나누는 등 가톨릭의 참모습을 보이며 선교에도 힘쓰고 있다.”며 “주어진 여건에서 충실히 내실을 기해 어떤 일을 하던지 솔선수범하여 수행하는 것이 우리 신우회에 모인 회원들의 마음이며 참뜻.”이라고 밝혔다.
6월 6일 때늦은 엠마우스를 다녀올 정도로 숨가쁜 24시간을 보내고 있는 영남대학교 의료원 신우회가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하느님 말씀따라 현재의 자리에서 사랑을 나누며 베푸는, 은총이 넘치는 신앙 공동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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