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교구설정 100주년 특별기획 나눔의 삶을 사는 사람들 - 성악가 이정아 씨와 ‘들꽃의 찬미’여성중창단
노래로 하느님을 찬미하다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노래는 사람의 음성을 통해 사람의 마음으로 전달되는 까닭에 때로는 악기보다 더 깊은 감동과 여운을 안겨준다. 노래에 살고 그 노래로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성악가 이정아(세실리아, 만촌3동성당) 씨와 ‘들꽃의 찬미’ 여성중창단원들. 그들은 홀로 드러나려 하기보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자신들만의 화음으로 9년째 음악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래를 통해 이웃과의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는 성악가 이정아 씨와 들꽃의 찬미 음악감독(음악코치) 남자은 씨를 햇살 뜨거운 여름날, 대명동 교대 부근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성악을 전공한 이정아 씨는 대학 졸업 후 이탈리아 밀라노로 유학을 떠나 9년여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2001년 귀국하여 이듬해 모교인 영남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하였다. 평소 자신이 가진 음악적 재능을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지니고 있던 이정아 씨는 2002년 겨울, 제자 6명과 함께 고령 들꽃마을을 찾아 첫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의 첫 공연을 떠올린 이정아 씨는 약간의 부담을 안고 공연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들려주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자마자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그리고 공연을 마친 그날 그 자리에서 바로 ‘들꽃의 찬미’ 여성중창단이 결성되어 주기적으로 들꽃마을을 찾게 되었고 그 후 점차 여러 곳으로 봉사활동을 넓혀 가게 되었는데, 이 모든 일들이 하느님이 함께 하시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들꽃의 찬미’ 단원들은 제각각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매주 한 차례씩 모여서 연습을 하고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는 등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또 단원들은 개인 연주회 때의 개런티를 모으기도 하고 또 모임 때마다 회비를 거두어 저축해두었다가 봉사활동을 나갈 때 자신들의 활동비로 사용한다. 이들의 교구 내 봉사활동으로는 대구 파티마병원 호스피스병동 정기공연, 영천 나자렛집, 칠곡 가톨릭병원, 교구 내 각 본당의 기념음악회, 대구평화방송 희망나눔콘서트, 대구대교구 성모당음악회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여러 기관이나 단체 또는 시설들을 찾아다니며 연중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가을 우봉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들꽃의 찬미 정기연주회에서는 그동안 쌓은 실력들을 발휘하여 관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봉사활동을 사회에로의 환원이라고 생각한다는 남자은 음악감독은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이정아 씨와의 친분으로 들꽃의 찬미 중창단에 합류한 경우이다. 피아노를 전공한 남자은 씨는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좋은 몫이 자신에게만 머문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면서 “자기의 것을 이웃에게 또는 사회에로 나눌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 신자인 남자은 씨는 단원들이 모두 같은 마음, 같은 목표를 지니고 모였기에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8월 19일(목)-21일(토)까지 우봉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에서 여주인공 넷다 역을 맡아 열연하는 이정아 씨는 이미 지난 해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 개관기념공연에서 세기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 협연할 만큼 빼어난 기량과 실력을 갖춘 소프라노로 그 이름을 떨쳤다. 이정아 씨는 ‘봉사’라는 말이 과분하게 들린다며 겸손해 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신 음악적 재능과 받은 은혜를 다시 하느님께로 돌려드리는 일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의 연주를 듣고 또 저의 노래를 듣고 얼마간이라도 행복하고 마음이 치유가 되었다고 말해줄 때, 음악인으로서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하느님이 허락하시는 한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다는 이정아 씨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저희 들꽃의 찬미 중창단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신부님, 수녀님, 신자분들이 계시기에 지금까지 잘 발전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장르의 구분 없이 다양한 노래로 하느님을 찬미하며 이웃과 하나가 되고, 그 하나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성악가 이정아 세실리아 씨와 들꽃의 찬미 여성중창단원들. 들꽃 같은 그들의 은은한 향기를 담은 노래가 듣는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고 다시 새롭게 시작할 힘과 용기를 주는 영혼의 울림으로 깊이 전달되기를 기대해본다. - 본문자료사진 : 들꽃의 찬미단

* 이정아 세실리아 씨는 영남대학교 외래교수이면서 여러 학교의 강의와 레슨, 오페라코리아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또 자신의 본당인 만촌3동성당의 성가대 지휘자로도 활동하며 폭넓은 봉사활동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이웃에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