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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전력인신심회 박병후(아우구스티노) 회장
한마음으로 함께 한 30년


취재|박지현(프란체스카) 기자

1980년 10월 대구대교구에서는 한티도보성지순례가 열렸다. 좋은 계절 가을, 묵주기도성월을 맞이하여 많은 이들이 참가하였고 그 가운데 서로를 알아보는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같은 직장인 전력공사에 근무하면서도 서로 신자임을 몰랐던 이들은 뜻밖의 만남에 반가움이 배가 되었다.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1980년 12월 27일 13명의 회원으로 전력인신심회가 설립되었다. 이후 1983년 5월 정재완(니콜라오) 초대신부를 중심으로 대구대교구 직장인 신심회 액션단체로 등록한 전력인신심회는  직장 내 복음화는 물론 평신도 사도직 활동을 성실히 수행해오고 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전력인신심회(담당 : 이성호 요한 신부, 3대리구 사목국장) 제9대 박병후(아우구스티노) 회장을 만나 신앙 안에서 한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의 첫째 월요일, 한국전력공사경주지점에 근무하는 박병후 회장은 두 달에 한 번 있는 전력인신심회 전체 월례회  및 기자와 약속을 위해 퇴근 후 서둘러 대구전력관리처에 도착하였다. “대구·경북지역 전력공사 사업장에 근무하는 신자라면 누구든지 가입 할 수 있는 전력인신심회는 직장 내 천주교 신앙을 통한 자신의 성화, 하느님 제자로서의 모범적인 모습과 하느님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자 하는 평신도의 모습 그리고 직원 상호간 친목 도모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박 회장은 “최근 대구·경북 지사를 통합하여 현재 정회원 50여 명, 준회원 46여 명이 등록되어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경북 지역에 근무하는 회원 가운데 구역상 안동교구에 속한 이들은 대구대교구에 교적이 등록되어 있지 않으므로 부득이하게 정회원이 아닌 준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전력인신심회원들은 매년 1월 신년미사 봉헌을 시작으로 5월 성지순례, 9월 정기 피정 그리고 10월 정기총회를 끝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박 회장은 “특히 매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있는 성지순례는 전국 전력인들이 함께 하는 뜻 깊은 행사로 벌써 17회째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계획과 더불어 전력인신심회에서는 회원들의 신심 향상을 위해 각 사업장에 교구에서 발행하는 <빛> 잡지와 가톨릭 신문을 배치하고 있으며, 7개 구역(경산, 남대구, 대구본부, 동대구, 서대구, 송변전사업실, 청도 사업장)에서 복음나누기를 실시하고 있다. 박 회장은 “구역 별로 격주마다 모임을 하고 있으며, 전체 월례회는 두 달에 한 번씩 모여 복음 나누기 7단계를 실시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서로 사업장은 떨어져있지만 함께 만나 기도하고 친교를 다지며 하느님의 사랑이 크고 심오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함께 모이게 된 것은 모두 하느님의 각별한 사랑이 함께 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장 공동체인 전력인신심회는 은퇴와 동시에 자동으로 회원에서 제외된다. 박 회장은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던 선배 회원들이 은퇴하시면서 회원 수가 다소 감소했지만,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을 대상으로 예비자 모집은 물론 냉담자 회두에 힘쓰고 있다.”면서 “직장 내 모범적으로 생활하는 회원들의 모습에 자발적으로 가입을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하였다.

그밖에도 전력인신심회원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회비를 모아 꽃동네, 들꽃마을, SOS어린이 마을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으며, 틈틈이 성 나자로 마을을 방문하여 봉사활동 및 일손 돕기를 펼치고 있다. 또한 부활과 성탄에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다 같이 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마음 만은 늘 함께하고 있다.” 박 회장은 “그때그때 시간이 허락하는 이들이 모여 하느님께 받은 우리의 사랑을 이웃들과 나누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10월 정기총회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는 전력인신심회장은 2년 임기로 연임할 수 있다. 따뜻한 카리스마로 5년 동안 전력인신심회를 이끌어온 박병후 회장은 은퇴를 한 해 앞두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40-50대의 회원들이 대부분인 신심회에는 나를 비롯하여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들이 많다. 절은 신입회원들이 많이 가입하여 그동안 쌓아온 30년 전통을 꾸준히 이어갔으면 좋겠다.”

신·구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주님 보시기에 좋은 신심회가 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 본문사진제공 : 전력인신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