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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본당은 지금…
본당에서 직접 제작하는 멀티미디어 교육자료, 그 효과와 노하우


원봉길(요셉)|대해성당, 교육위원회 위원장



주일미사 시간, 영성체 예식 후 묵상시간이 끝나고 스크린이 스르르 내려오면 성당 내 불이 모두 꺼진다. “따딴따 딴따 딴!” 이제 대해성당 신자들에게는 익숙한 오프닝 음악과 함께 대해성당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성당을 울린다. “대해성당 신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3분 교리 시간입니다. 오늘 <3분 교리>는 칠성사 중 성체성사 첫 번째 시간입니다.”

순간 수백 명의 신자들은 숨을 죽이고 스크린 화면과 해설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비록 5분 이내의 짧은 시간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집중도 최고의 교리시간이다. 애니메이션과 적당한 음악, 경쾌한 해설이 어우러지는 멀티미디어 효과가 자칫 따분해 지기 쉬운 교리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신자들에게 전달한다.

2년 전 부임해 오신 박덕수(스테파노) 주임신부님께서 사목평의회를 새로 구성하시면서 나에게 교육위원회를 맡아달라고 하셨다.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위해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쁨에 흔쾌히 맡게 되었다. 교육위원회는 당연 본당 신자들의 재교육을 위한 단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뜻 수락하기는 했지만, 본당 사목 간부의 일은 아는 바가 없어 걱정이 앞섰다.

그동안 교육위원회에서 전례시기에 맞추어 초빙강사 특강을 하거나 일 년에 한 차례 정도 전 신자 성지순례 또는 단체피정 같은 행사를 담당해 왔다고 했다. 왠지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자들을 위해 좀 더 실질적인 재교육 프로그램은 없을까?” 새로이 구성된 교육위원들과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한 결과 우선 주일미사 중 실시하는 짧은 교리, 즉 5분이 아닌 <3분 교리>라는 타이틀로 신자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영성체 예식 후에 너무 소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신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스크린을 이용한 미디어 교육을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교육자료를 만드는 주프로그램은 PPT, 즉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파워 포인트(Power Point)로 했다. 요즈음 컴퓨터를 좀 한다는 사람치고 PPT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이 프로그램은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무궁무진한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내장된 애니메이션 효과를 이용하면, 가장 손쉽게 다양한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청각적 효과를 위해 PPT에 적당한 음악과 내레이션을 삽입할 수도 있다. 본당에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재능을 가진 신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들의 목소리를 녹음, 편집해서 적당한 시그널과 배경음악을 편집하여 영상 교리해설을 하는 식의 구성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리하여 2년 전 처음으로 <3분 교리>의 막을 올리게 된다.

최초의 <3분 교리>는 미사전례에 대한 기본적인 교리상식으로 시작했다. 의외로 신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성공이었다. 이후 신자들의 성원아래 매월 2회 상영하는 미디어 <3분 교리>는 대해성당의 명물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방법으로 다양한 신심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갔다. 성모성월에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과 조용한 해설을 곁들여 다양한 성화로 구성되는 “영상과 음악이 함께 하는 묵주기도”, 사순시기에는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Passion of Christ)’와 가톨릭 고전 음악과 성화들을 편집해서 만든 “미디어 십자가의 길”도 신자들에게 영성의 삶을 위한 깊은 묵상의 시간을 마련하였다.

TV와 다양한 매체가 생활화 되면서 어느 듯 사람들의 눈과 귀는 화면의 다이내믹한 움직임과 현란한 컬러, 소리, 음악에 익숙해졌다. 그러기에 교육현장에서도 몇 분 간격으로 폭소를 유도하는 고액 강사들이나 탤런트들이 아니면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두는 것은 여간해서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제 신자 재교육도 좀 더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님께서도 이러한 문화적 변화와 도전에 대응하려면 반드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시지 않는가?

대해성당 교육위원회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멀티미디어 교육, 신심 프로그램과 더불어 신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영화 또는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영상매체의 사목적 활용이다.



나는 얼마 전 본당에서 자체 제작한 짧은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미디어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몇 주 전에는 고(故) 이태석 신부님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영하였다. 영상 말미에 신부님이 작곡하신 곡 “묵상”이 신부님의 생전 모습과 어우러진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면서 성당 안은 흐느낌을 억누르는 조용한 감동의 물결로 가득 찼다. 이 짧은 뮤직 비디오를 통해서 우리는 온 몸으로 사랑을 실천하신 신부님을 생각하고, 우리 각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면 이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부터 우리 본당의 멀티미디어 교육자료를 만드는 방법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많은 본당에서 널리 활용하고 계시겠지만, 나의 작은 노하우가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몇 자 적어 본다. 요즈음 각 본당마다 노트북과 프로젝트 정도는 다 갖춰져 있을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장비만 갖추면 훌륭한 멀티미디어 편집실을 꾸밀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은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파워 포인트를 주로 사용하고 동영상 편집은 소니(Sony)사의 ‘베가스(Vegas)’를 이용했다.

‘베가스’는 기본적인 기능들을 다른 프로그램보다 손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 추천하고 싶다. 음성과 음악, 즉 오디오 편집은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골드웨이브(Gold Wave)”를 사용했다. 이것 역시 익히기가 아주 쉽다. 마지막은 녹음 기능인데 노트북에 그냥 녹음을 하면 아날로그 녹음이어서 사용불가! 그래서 마이크에서 나온 소리를 디지털로 변환 녹음하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오디오 인터페이스(Audio Interface)’라는 장비다. 이 장비는 가수나 작곡가들이 주로 사용하는데 가격이 수백만 원이다. 마이크 가격도 만만찮다. 그렇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마이크가 일체형으로 된 것도 있다. 그것도 이십만 원 내외의 아주 저렴하면서도 우리가 사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것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장비가 갖춰지면 아나운서 목소리를 녹음할 공간, 즉 녹음 스튜디오가 필요하다. 전용 스튜디오가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우선은 성당 내 조용한 방 하나를 구해서 반향이 생기지 않도록 커튼이나 적당한 차폐시설을 하면 그럭저럭 임시 스튜디오가 된다. 이렇게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프로그램을 익혀 나가면서 각종 교리 교안을 미디어 자료로 만들어 나간다.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멀티미디어에 익숙한 신세대들이 아닌가? 우리 가톨릭 사이트인 ‘마리아 사랑넷’에는 좋은 자료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겁부터 먹지 말고 일단 찬찬히 배우고 따라해 보자.

끝으로 이 경험담이 신자 재교육을 고민하는 본당 교육위원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교황님의 홍보주일 담화문 일부분을 게재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젊은이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화적 변화 속에서, 이러한 도전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반드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의 무한한 표현 능력을 갖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에서, 우리는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라고 외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나날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기에, 말씀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은 이들은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 집중적이고 효과적이며 힘찬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